쇼핑몰을 운영하시나요? 아니면 언론사와 같은 매체? 그것도 아니면 잡코리아와 같은 플랫폼? 아니면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운영하면서 온라인을 통해 광고하고 계시나요?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이 어느 쪽이건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과제가 한 가지 있습니다. 성공을 위해서는 꼭 해결해야 할 과제인데요. 이 과제가 대체 무엇일까요?
이렇게 질문하면 아마도 다양한 답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보니 각자가 특히 중요하게 여기는 바를 이야기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도 오늘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가장’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겉으로 크게 드러나 있지 않은 내용이어서 한 번 정도 언급을 해보고 싶어서 이야기를 꺼냅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만 오늘 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키워드는 ‘도달(reach)’입니다. 이 도달이라는 과제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어요. 공급의 측면에서는 정보도 상품도 모두 넘쳐나고 있는 반면 수요는 점점 세분화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보니 딱 맞는 사람에게 전달(도달)되는 것이 중요해졌다라는 이야기입니다.
‘도달(reach)’이라는 개념은 광고 분야에서 주로 쓰입니다. 광고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audience)에게 노출되느냐에 대한 지표로서 사용됩니다. 광고를 업으로 삼고 있는 분들에게는 익숙한 용어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는 다소 낯선 용어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일반인들도 이 용어를 보다 빈번하게 접하고 있습니다. 바로 페이스북을 통해서요.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도달하는지가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도달의 문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못지 않게 ‘누구에게’도 매우 중요합니다. 누구에게 도달시키느냐의 문제는 곧 ‘타게팅’의 문제입니다. 쇼핑몰 사업자는 이 ‘상품’을 누구에게 노출시켜야 할까를 고민하고, 매체 사업자는 이 ‘콘텐츠’를 누구에게 노출시켜야 할까를, 플랫폼 사업자는 이 ‘사람’의 정보를 누구에게 노출시킬까를 마치 광고를 진행할 때 타겟된 고객을 찾아야 하는 것처럼 고민해야 합니다.
누구에게 도달시키느냐가 중요한 핵심적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한 가지는 고객의 이탈을 막기 위함입니다.
자신과 관련 없는 상품이나 컨텐츠가 노출되면 고객은 피로도가 증가되어 이탈하게 됩니다. 또 한 가지는 운영 효율이 높아집니다. 특정 상품이나 컨텐츠가 관련성이 낮은 고객에게 노출될 때는 외면 받지만 관련성이 높은 고객에게 노출되면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 마케팅 활동에 대한 효율이 상승하게 됩니다.
한 번 상상을 해봅시다. 나는 우리 웹사이트에 방문한 고객에게 막무가내로 모든 상품과 컨텐츠를 노출시키고 있는데, 경쟁사는 고객에게 적합한 컨텐츠나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면? 이 상황은 생각만 해도 매우 끔찍합니다. 경쟁사는 앞으로 계속 성장할 테고 나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비슷한 비용으로 고객을 유입시키는데 나는 고객을 잘 유지시키지도 못하고 구매로 잘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반면 경쟁사는 고객 유지도 잘 하고 구매로도 잘 이끌어낸다면 십중팔구 경쟁사는 고객을 더 많이 유입시키기 위한 투자를 감행할 것입니다. 고객 유입에 대한 경쟁에서 밀리게 되면 경쟁사는 선순환 나는 악순환의 길로 접어들게 됩니다.
결국 모든 종류의 비즈니스는 이러한 시스템을 갖추는 쪽으로 발전해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누구에게 노출시키느냐의 문제는 필연적으로 고객이 누구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 사람에게 적합한 내용을 도달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디지털화’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사업자는 온라인 비즈니스로 변모하든지 O2O의 형태를 갖추든지 해야 고객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고, 확보한 고객 데이터를 가공 및 활용해야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온라인 비즈니스를 잘 해왔던 기업이라 하더라도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합니다. 앞으로의 경쟁 환경을 생각한다면 말이죠.
그런데 저 지금 이 말을 누구에게 하고 있는 건가요? 아이보스 스스로도 잘 못하면서. 제일 듣기 싫은 소리 중 하나가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인데 말이죠. 아이보스의 컨텐츠 전송 방식도 무식합니다. 게시판에 글을 쓰면 ‘새글’을 통해 누구에게나 노출이 되고, 댓글을 하나 달아도 ‘새댓글’을 통해 누구에게나 노출됩니다. 중요한 글이든 그렇지 않은 글이든 그 대상이 한정되어 있든 말든 개의치 않고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노출되는 그런 시스템입니다.
우리 한 번 잘 돌이켜봅시다. 쇼핑몰을 운영하시는 분들. 상품을 사입하고 사무실을 운영하는 데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지요? 이 상황에서 비용을 들여서 고객을 유입시켜야 합니다. 그러면 그렇게 유입시킨 고객으로부터 충분한 가치를 만들어내야 하는데 그렇게 되고 있습니까? 매체를 운영하시는 분들. 컨텐츠를 제작하여 고객을 유입시키고 또 지속적으로 컨텐츠를 공급하면서 고객을 유지시키면서 광고 매출을 내고 있을 텐데, 그 광고 매출이 비용에 비해 충분합니까? 아마도 대부분 그렇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욱 더 그렇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경쟁의 속성에 의해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광고비는 경쟁력이 높은 경쟁사에 의해 항상 내가 지불하기 적절한 가격보다 높게 책정됩니다. 그러면 그 가격을 지불하고 고객을 유입시켰을 때 자연발생적으로 일으킨 매출은 항상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어렵거나 혹은 앞으로 어려워질 것이라는 겁니다.
이러저러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고객을 모으고, 고객이 모이면 광고로 수익을 발생시킬 것이라는 생각들을 지니고 있는 스타트업을 간혹 접하곤 합니다. 안타깝게도 이 생각은 틀릴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나는 다르다’라고 주장하시는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고객을 유입 및 유지시키는 데 들어가는 비용보다 더 높은 광고매출을 내기 위해서는 다른 복안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그 복안이란 다름 아닌 앞에서 이야기한 타게팅(광고를 누구에게 도달시킬 것이냐)의 문제입니다. 이런 복안 없이 단순한 광고 매출로 운영 비용을 상회할 것이라는 기대는 어긋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광고를 누구에게 도달시킬 것이냐의 문제는 단위 수익을 높이기 위한 과제이지만, 운영 비용 또한 절감해야 합니다. 기껏 비용을 들여서 고객을 유입시켰는데 관련성이 낮은 상품이나 콘텐츠를 도달시키면 피로도가 높아져서 이탈해버릴 것입니다. 그러면 고객 유지 비용이 상승하게 될 것이고요. 그러니 고객 유지를 위해서는 상품이나 콘텐츠를 누구에게 도달시킬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뒷받침되어줘야 합니다.
여기까지 글을 읽으면서 콘텐츠를 공급해야 하는 매체 사업자나 상품을 공급해야 하는 쇼핑몰 사업자나 혹은 사람을 매칭시켜야 하는 플랫폼 사업자나 모두 도달이라는 공통의 과제를 지니고 있고, 이 과제 해결이 향후 경쟁 환경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아니 적어도 도태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사실을 잘 인지해주셨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마칩니다.
아이보스 신용성 (대표)와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