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성격에 OO직무는 안 어울려”
취준생 시절부터 회사에 다니는 지금까지 우리는 이런 말을 쉽게 하고 또 들었습니다.
사람 만나는 거 좋아하고 적극적이면 영업,
트렌디하고 때때로 창의적 드립을 날리면 마케팅,
체계적이고 꼼꼼한 친구들은 재무나 개발자 등등.. 얼핏 생각하면 근거 있는 말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직무별로 딱 맞는 성격이란 게 정말로 있는 걸까요? 냉정하게 한 번 주위를 둘러봅시다. 당장 우리 회사 마케팅팀에서 일 좀 한다 하는 사람은 모두 창의적이던가요? 전략기획팀 김대리는 모든 것을 분석적으로 생각하고, 재무팀 신주임은 계산도 빠르고 철두철미하던가요?
아마 그런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아닌 경우도 있을 겁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특정 직무와 하나의 성격을 연결 짓는 것은 우리의 미신에 가깝습니다. 사람들은 단순한 걸 좋아합니다. 그리고 한두 번 경험한 후 진실처럼 보이면 그걸 그대로 믿고 싶어 합니다. 우리 두뇌 속의 메타인지와 장기기억 메커니즘, 그리고 이에 기반한 확신 편향 등의 심리적 특성이 결합되어 나타나는 결과죠. 그래서 ‘특정 직무 = 특정 성격’이라는 스테레오 타입이 생겨버린 것입니다.
우리는 생긴 것만큼이나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고 또 그만큼 서로 다른 방법으로 일합니다. 가령 같은 마케팅 팀에서 일한다고 해도 데이터를 꼼꼼하게 파악하는 마케터가 있고, 창의적인 카피를 써내는 마케터도 있고, 사람들을 독려하면서 이벤트 현장 운영을 잘하는 마케터도 있고, 고객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는 마케터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마케팅 직무에 어울리는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일을 잘하는지 정답은 당연히 없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은 성공적인 마케팅이 이뤄지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고, 이 모든 것을 잘할 수 있는 ‘성격’을 타고난 사람은 없으니까요.
회사에서 일하고 커리어를 성장시키는 데 작용하는 요소는 성격이 전부가 아닙니다.
위 그림과 같이 지능, 학습, 성격, 관계 형성, 실행기능의 총합으로 보아야 합니다. 어떤 사람이 특정 직무에 맞는지, 일을 잘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성격 말고도 나머지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말이지요. 바꿔 말하면, 성격에 좀 안 맞는다고 해서 그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고 단정 짓거나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마케팅을 하는 사람이 꼭 창의적인 성격일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마케팅을 잘하기 위해서는 창의성을 발휘해야 할 때가 오죠. 마찬가지로 사업기획자는 꼭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사고를 하는 성격일 필요는 없지만, 사업기획일을 제대로 하려면 그렇게 사고해야만 합니다.
원래부터 창의적 아이디어를 좋아하는 성격이 아닌데 마케터를 하려면 창의적 결과물을 생각해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성격이 아니지만 사업기획을 하려면 체계적이고 구조적으로 사고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즉, 중요한 것은 성격이 아니라 역량이란 뜻이지요.
물론 타고난 재능이 있는 사람이 빨리 배우고 또 월등히 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 생활을 해보신 분은 아실 겁니다. 기업 경영이라는 것은 종합 예술에 가깝고 본인이 맡은 일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재능이 있다거나 성격이 맞다는 것 만으로 지속적으로 성과를 낼 만큼 일이란 게 만만하지 않습니다.
성격에 맞고 안 맞는 직무라는 건 없습니다. 성과를 제대로 못 내는 직무가 있을 뿐입니다.
(이 경우 70%는 역량과 준비 부족이고, 20%는 경험이 없어서이고, 10%는 주변 인물과의 갈등 때문입니다. 20% 경험은 시간이 해결해 줄 겁니다.)
이제 남은 것은 역량과 준비. 당신의 힘으로 충분히 바꿀 수 있는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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