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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biinside Apr 16. 2016

배달의민족 250억원 적자, O2O업에 가져다주는 의미

by 유재석 모비인사이드 디렉터


O2O 거인들의 실적이 하나둘 공개되고 있습니다. 비상장사라고 하더라도 자산 120억원이 넘는 경우 외부감사인(기관)을 선임한 뒤 금융감독원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규정 때문이죠. 쿠팡, 티몬, 위메프와 같은 소셜커머스들이 적자 연속임에도 매년 실적을 발표해온 배경이고요.


국내 O2O 대표격인 '우아한형제들'의 실적이 공개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아한형제들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248억8600만원으로 전년도 영업손실 149억8200만원 대비 66% 이상 늘어났다. 순손실 규모도 248억9500만원으로 전년도 158억9600만원 대비 57% 증가해 적자기조를 이어갔다. 같은기간 서비스 매출 규모는 290억원대에서 494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70% 이상 급성장했지만 실속이 없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우아한형제들이 보유하고 있던 현금보유량이 지난해 초 406억원대였지만 지분 투자를 비롯한 공격적 마케팅으로 연말에는 38억원대 수준으로 급감했다. - 우아한형제들 작년 250억 영업손실(파이낸셜뉴스) 

이를 놓고 나오는 반응은 극렬히 갈립니다.


1.O2O 서비스는 투자금 까먹기만 하는 서비스다.
2.섣부른 결론은 금물. 규모를 더욱 키워가야 할 때 아닌가?


어디서 많이 본 평가인고 하니, 앞서 언급한 소셜커머스 3사에 대한 평가와 유사합니다. 대체로 전자상거래 업계 종사자들은 전자와 같은 평가를 내렸고, 투자기관 종사자들은 후자의 입장을 견지했죠. 개인적으로는 양측 의견 모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관련 글: '적자 연속' 소셜커머스 3사를 향한 두 가지 시선(미디엄)


허나 O2O는 소셜과는 다른 양상입니다. 소셜커머스의 경우엔 100개가 넘는 서비스들이 난립하고, 서너곳으로 압축 정리된 뒤 치킨게임을 벌였다면, O2O는 대기업, 스타트업을 막론하고 뛰어든, 더 어려운 형국이죠. 당장에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확장을 위한 투자마저 쉽지 않은 사면초가에 빠진 상황입니다.


#왜일까?...수수료 기반 서비스의 한계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2013년부터 강조해온 O2O. 오프라인의 고객과 매장을 온라인(모바일)으로 연결하는 것만큼 매력적인 서비스는 찾기 어렵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격변기, 너나할 것 없이 황금을 찾아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죠.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노후화된 오프라인 매장의 점주를 설득해 모바일로 연결해야 하고, 이용자들에게는 모바일을 통한 새로운 구매 경험을 만들어줘야 하기 때문이죠.  


* 관련 글: O2O 핵심은 기술이 아니다 아직까지는(브런치) 


O2O 플레이어들이 매년 100억원이 넘는 비용을 광고와 마케팅에 쏟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대비수익 측면에서는 이들에게 돌아오는 리워드는 결제 건당 10% 정도를 넘나드는 '수수료'에 불과합니다. 이마저도 골목상권 침해 아니냐는 비판의 표적이 돼왔죠. 최근 만났던 다방의 한유순 대표는 아래와 같이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한유순 대표는 “현재 다방은 우리가 하고자 하는 큰 그림의 20% 수준에 불가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광고플랫폼의 영역에 머물러있다는 것. 부동산이 자사의 매물 홍보를 할 수 있고, 이용자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다방 앱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한 대표의 목표는 부동산, 임대업자, 세입자를 모두 연결해주는 거대한 플랫폼을 올해 내로 만드는 것이다. - 혜리가 선택한 부동산 앱이 있다고?…’다방’ 운영하는 한유순 스테이션3 대표(모비인사이드) 


이용자와 오프라인 매장 점주가 O2O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내는 수수료로는 지속가능한 서비스의 운영이 쉽지 않습니다. 그 이상의 그림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하지만 O2O 스타트업들이 겪는 어려움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거대 IT 기업들의 진입

출처: 임지훈 카카오 대표 브런치

일단, 국내 대표 IT 서비스 기업인 카카오와 네이버가 모두 O2O를 노리고 있습니다.


택시, 자동차수리, 미용실, 네일숍, 주차장, 대리운전…. 카카오의 O2O 확장 속도가 숨가쁘다. 때론 직접 서비스를 개발하고 때론 인수하면서 O2O 사업 범위를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속도가 너무 빨라 현기증이 날 정도다. 일부 사용자들은 포털 댓글 등에서 “다 독식하려는 거냐”며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카카오는 다음을 사실상 합병할 당시, 일성으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람과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연결하겠다고 선언했다. 카카오의 O2O 사업은 이 거대한 청사진을 한발짝 한발짝 실현해가는 과정이다. – 택시, 미용실, 주차장…카카오의 다음 O2O는?(블로터) 


카카오에 이어 네이버도 모바일 미용실 예약서비스 '네이버지역플러스(+) 헤어샵'을 선보인다. '네이버예약' 카테고리 안에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솔루션개발 전문업체인 '예스오예스'와 손잡고 '네이버지역플러스(+) 헤어샵' 출시를 준비중이다. 예스오예스는 뷰티샵 고객관리 전문 프로그램인 '핸드SOS'를 운영하고 있다. - [단독] 네이버도 '모바일 헤어샵' 연다(뉴스핌) 


카카오는 국내 가입자 3800만 명, MAU(월간활성이용자) 3800만 명의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오프라인의 서비스를 연결짓는 거대한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검색 서비스를 기반으로 확보한 이용자들과 오프라인 매장을 연결짓고 있는 상황이죠.

네이버 O2O 쇼핑 X 현대백화점 팝업스토어

두 기업이 O2O에 매진하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과거 이들을 배불리 먹여줬던 광고, 검색, 게임 서비스 수익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죠.  


* 관련 기사

“이제 파티는 끝났다”..네이버에게 주어진 선택은?(아웃스탠딩) 
카카오의 고민…부진한 게임·설익은 O2O(인베스트조선) 


플랫폼이 된 기업이 할 수 있는 다음 방안은 오프라인으로의 확대입니다. 이미 광고 수수료 기반의 포털사이트를 운영하며 배운 게 하나 있죠.


"수수료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투자 비용에 비해 미미하지만, 자금력과 규모로 독점하게 된다면 달라진다는 것"


누구보다 수수료 기반의 서비스를 많이 해온 네이버, 카카오가 관련 스타트업을 인수하거나, 자체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O2O 스타트업에 위기감을 주고 있습니다. 카카오가 투자한 O2O 서비스가 있다면, 관련 서비스의 경우 후속 투자를 받기 어렵다는 식의 이야기가 돌고 있는 이유입니다. 


기존 오프라인 기반 사업자들과 충돌하거나, 법적인 규제로 인해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중고 자동차 매매 플랫폼인 헤이딜러가 규제에 막혀 서비스를 종료했다가 기적적으로 부활했고'우버 버스'라고 불리는 콜버스가 규제에 막혀서 사업 확장을 못하고 있죠.


#대안은...버티기, 먹히기, 합치기


이들의 어려움을 나열하자면 24시간도 부족할 정도로 많습니다. 중요한 건 대안입니다. O2O 스타트업이 이러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힘을 합치거나, 확실한 수익모델로 손익분기점(BEP)을 맞추는 것 정도입니다.

결국 O2O는 문어발 사업자들이 살아남아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가게 될 것이다.

* 관련 글: 카카오의 ‘O2O 시장 확장’에 대처하는 스타트업의 플랫폼 흡수전략(버티컬플랫폼)


각자 다른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O2O (ONLINE TO OFFLINE) 스타트업끼리 서로 도와 윈윈하는 ‘협업’이 늘고 있다. 출장 손세차 예약 서비스 ‘와이퍼’, 대리운전앱 ‘컴백홈’, 정비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페인’ 등은 공동 브랜드 ‘오토 애비뉴’를 지난해말 선보였다. 자동차에 관한 모든 서비스를 한번에 해결해줌으로써 가입자 만족도를 높인 것이다. 기업용 모바일 식권 서비스 ‘식권대장’과 신선식품 배송 ‘배민프레시’도 서로의 필요에 의해 손을 잡은 경우다. 식권대장은 기업 구내식당에서 임직원들이 사용하던 종이식권을 모바일로 대체한 서비스다. - 뭉쳐야 산다…‘O2O 스타트업’ 손잡고 대기업과 경쟁(중앙일보)


O2O의 핵심은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을 갖고 있으면서도 기존 오프라인/온라인으로 분절된 각종 서비스들보다 나은 퀄리티를 유지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하지만 배달의 민족 정도 되는 규모도 250억원 적자를 기록한 상황입니다.


결국, 이를 위해서 BEP를 넘기고 버티거나, 카카오나 네이버 같은 거대 IT 기업에 인수되거나, 관련 스타트업끼리 힘을 합치는 등 세 가지 안이 남아있는 셈입니다. O2O 거품이 사그라들고 있는 상황에서 시간은 부족하고, 뾰족한 출구전략을 찾기는 더욱 어려워보입니다.


* 같이 보면 좋은 글(?)

카카오의 습격…한국 O2O, 간택돼야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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