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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재석 Aug 28. 2015

O2O 핵심은 기술이 아니다  아직까지는

B2B2C의 산업을 열어나가는 주체는 '사람'

<사진 출처: 플리커>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점령했다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스마트폰 앱만 열면 숙소가 생기고, 음식을 배달받고, 택시가 도착하며, 세탁물을 건네받는 시대입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택시, 배달의 민족, 글로벌에서는 우버, 에어비앤비 등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선점했습니다. - 고고밴이 바꿀 물류 패러다임

핵심은 '모바일'입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온, 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졌죠. 이를 놓치지 않고 우버, 에어비앤비, 카카오택시, 배달의 민족, 고고밴 등 소위 'O2O(Online to Offline)', '온디맨드 서비스'라는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여기서는 온,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서비스라는 의미에서 'O2O'로 통칭하겠습니다. 


그런데 기술이 중요치 않다니?

O2O 서비스에서 기술이 필요없다는 건 어떻게 보면 모순적인 태도입니다. 이용자의 취향을 분석해 앞으로의 행동 패턴을 예측할 수 있는 빅데이터 기술이 안정기에 도달했고, 위치기반서비스(LBS)를 이용해 이용자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저전력블루투스(BLE)나 고주파를 통한 비콘으로 매장 고객의 실내 위치 역시 측정할 수 있죠.


심지어 O2O는 모바일이 없이는 생각할 수 없는 산업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술을 무시하겠다는 건...


너가 IT 기자를 그만뒀기 때문이겠지?

아...아닙니다.


며칠 전에 머니투데이에서 보도한 기사를 한 번 보겠습니다.

온라인 세상과 현실을 잇는 O2O(Online to Offline) 사업이 IT산업의 핵심이 되면서, '앉아서 하는' IT는 옛 말이 됐다. 개발·기획 못지않게 영업 직군이 IT스타트업의 핵심 역량이 됐고, '발 품 파는' 스타트업이 두각을 나타내며 IT산업의 갈 길을 제시하고 있다. - 앉아서 하는 IT? '발품 판 회사'만 살아남았다(머니투데이)

전문을 읽어보면 기업의 식권을 모바일로 묶어주는 식권대장, 소호상점의 쿠폰을 모바일로 관리해주는 도도포인트, 맞춤형 의복 서비스 스트라입스의 사례가 담겨 있습니다.


"이용자를 확보하려면 영업이 당연히 필요하겠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O2O 산업의 이면을 살펴보면 영업은 필요한 수준이 아니라 서비스 자체의 핵심 역량입니다.


이러한 영역의 서비스는 일반적으로 기업고객간거래(B2B2C)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음식집, 택시, 숙소, 택배기사 등의 오프라인 사업자(B)와 이용자(C)를 연결해주는 기업(B)인 셈이죠. 배달의 민족이나 쿠팡과 같이 운송 기사를 고용하는 방법도 있으나, 어마어마한 금액이 필요하기에 이를 지지할만한 비즈니스(소셜커머스, 배달앱)가 없다면 꿈꿀 수 없습니다.


"너는 O2O고 나는 쿠팡이야"(...)


한 가지 더. 이러한 개인 사업자의 대다수는 영세한 형태이며, 고연령입니다. 10~30대의 젊은이들처럼 모바일에 대한 접근성이 높지 않습니다.


O2O 기업들은 이용자(C)를 모으는 것에 더불어 이러한 사업자들을 많이 모아야 합니다. 결국은 '발품'이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기술은 필요 없어?

당연히 필요합니다. 데이터를 통해 이용자의 패턴을 분석해서 가치를 만드는 것이 인터넷 산업의 핵심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빅데이터, 머신러닝, 패턴분석 등의 기술, 혹은 비콘과 같은 최신 트렌드를 도입(자랑)하기보다는 당장의 이용자와 사업자를 연결해야 하는 시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치, 1세대 인터넷 기반의 검색 엔진 서비스들과 1.5세대 격인 페이스북의 발전 형태와 비슷한 모습을 띠게 될 것 같다는 게 제 개인적인 소견입니다.


인터넷 서비스 업체는 폭증하는 이용자 데이터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최신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 사용합니다. 최신 기술이라는 의미는 비용을 최대한 저렴하게 하면서 사용성을 높이는 구조이기 때문이겠죠. 이들은 오픈소스를 개발하고, 자사의 필요에 맞춰 커스터마이징을 하기 시작합니다. 페이스북의 ‘프레스토’나 구글의 ‘카산드라’가 이러한 상황에서 나온 기술이죠. - Tech First, Service First?(미디엄)


O2O는 생각보다 노가다(?)가 많이 들어가는 산업입니다. 사업자에게는 이윤을 줘야하는 동시에 이용자에게는 편리함을 보장해야 하죠. 쉽지 않은 영역입니다. 결국, '영업-서비스 개발-마케팅 전략' 세 박자를 잘 맞추는 스타트업이 결국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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