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마케팅 시장 태동기...넥스트 모바일 시대의 허브
<사진 출처: flickr>
무슨 소리야.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11억6700만 대를 넘었고(2014년 기준), 올해 스마트폰 사용자수가 25억 명을 돌파한다는데?
네, 맞습니다. '스마트폰'이라는 개념이 본격 등장하게 된 지도 벌써 6년째입니다. 우리나라는 2009년 12월 애플의 아이폰3GS가 출시되며 열풍이 불기 시작했죠.
수많은 관련 서비스들이 나왔습니다. 소셜미디어(SNS) '트위터' '페이스북', 모바일 메신저 '라인' '와츠앱' '위챗' '카카오톡', 소셜커머스 '쿠팡' '티몬' '위메프', 모바일 커머스 '아마존', 그리고 수많은 모바일 기반의 게임들까지...
모바일은 IT 산업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주었고, 앞서 나열한 서비스 사업자들은 돈방석에 앉은 지 오래입니다. 그리고 모바일을 넘어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등 새로운 기술과 플랫폼이 등장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지금 와서 모바일 시대가 시작된다고 쓰는 것은 모순적인 표현이겠죠.
하지만, 모바일 시대는 이제 막 열리고 있는 것이 맞습니다. 두 가지 근거를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광고의 측면을 보겠습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가 실시한 2014년 방송통신광고비조사에 따르면 모바일 광고시장 총 매출은 2013년 4757억원에서 2014년 7250억원으로 52.4% 상승했습니다.
자자, 진정하시고 조금만 더 살펴보겠습니다.
모바일 광고 시장이 크게 성장한 것은 분명합니다. 다만, 전체 광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보면 아직은 큰 수치가 아닙니다.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는 24%, 전체 광고 시장에서는 7%입니다. 즉, 남아있는 시장이 많다는 의미겠죠.
우리나라 온라인 광고 시장을 주도했던 플랫폼은 포털입니다. 이들은 검색 기반의 광고로 쏠쏠한 수익을 얻어왔죠. 그러나 모바일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이 영역에서만큼은 헤매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콘텐츠들이 덕지덕지 포털의 메인 페이지에 배치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모바일에서는 PC 때만큼 사람들이 검색창에 오랜 시간 체류하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메인 페이지를 이용하는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아지게 됩니다. - 포털, 모바일에서 길 잃다
이유가 뭘까요. 과거 온라인 광고 시장은 '검색'과 '배너'를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했습니다. 얼마나 해당 키워드를 검색해, 배너를 눌렀는지(CPC)가 핵심성과지표(KPI)였죠. 이 시장의 대부분을 네이버와 다음이 차지했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입니다. 그저 두 포털을 통해 얼마나 많은 유입이 있는지만을 체크하는 경우가 많았죠. 당시 해외에서는 발전해온 이용자의 생애 가치(LTV)나 실시간 입찰(RTB)와 같은 개념이 들어올 여지가 없었습니다.
모바일은 달랐습니다. 배너와 같은 전통 방식의 광고가 들어갈 자리가 좁고, 설사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스팸으로 여겨지기 일쑤입니다. 주요 광고 플랫폼 플레이어들이 헤매고 있는 상황에서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SNS가 등장했고, 앱 중심의 광고 생태계가 새롭게 열렸습니다. 앱 이용자들의 패턴을 분석해 이들에 맞는 광고를 보여주는 기술력이 핵심입니다.
모바일 광고 시장을 보면 애드네트워크와 모바일 트래킹 솔루션이 결합된 형태가 많다. 애드웨이즈는 파티트랙을, 모코플렉스는 RAT, IGA웍스는 애드팝콘을 갖고 있다. 트래킹 솔루션이 없는 곳은 인수를 해 보완한다. 대표적인 곳은 탭조이로 지난 2014년 파이브락스를 인수했다. - 앱 트래킹, 전문 업체에 맡겨야 하는 이유(유재석의 데이터 인사이트)
광고주와 매체(플랫폼)를 연결해주는 애드네트워크들이 너나할 것 없이 모바일 트래킹 솔루션 업체를 사들이거나, 기술력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욱 커질 시장을 준비하는 것이겠죠.
요즘 다음카카오를 보면 무섭다는 생각부터 듭니다. 카카오택시를 만들더니 누적콜수 1200만 건, 기사회원수 14만 명을 확보하며 콜택시업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고급택시 시장, 대리운전 업에도 진출한다는 소문이 돌며 업계에 긴장감을 주고 있죠. 배달, 배송 등을 아우르는 온디맨드 생태계를 구성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밖에 수많은 온디맨드 스타트업들이 등장해 시장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과 같은 배달앱, 에어비앤비, 코자자, 야놀자와 같은 숙박공유 서비스, 세탁특공대, 와이퍼와 같은 의류, 자동차 세척 서비스 등 셀 수 없이 많습니다.
퍼플즈나 얍과 같이 비콘(Beacon)을 기반으로 해 실내 고객의 위치를 파악하는 솔루션을 만드는 업체들도 있습니다. 사물인터넷(IoT)이란 개념도 화두가 된 지 오래죠.
이러한 상황에서 스마트폰이 대세가 된다는 이야기는 뭔가 낡은 생각 같단 의문이 듭니다.
과연 그럴까요? 마이크로소프트웨어 2014년 7월호에서 다룬 이야기를 일부 발췌해 인용합니다.
사물인터넷(IoT)이 모바일에 의존해서 발전하고 있습니다. 아마 웨어러블이 더 발전하면 모바일이 이에 종속되는 경우도 생겨날 것입니다. ‘센서의 확장’이라는 의미를 주의깊게 봐야 합니다. 모바일이 가질 수 없던 센서가 웨어러블로 확장되면서 이용형태가 바뀌게 될 것입니다. 위에서 모바일을 수도에 비유했는데, IoT 시대가 오더라도 수도는 끊기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물의 품질이 더욱 좋아지기 때문에 이에 정수기가 추가된다는 의미로 봐야하지요. 모바일은 유틸리티 서비스로 나름 발전할 것입니다. 두 시장을 어떻게 엮어서 새로운 것을 만들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모바일 초기에는 앱 하나 출시에 신기해했지요. 하지만 이제는 앱이 오백만개가 넘는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앱 자체의 신선함보다는 사용성으로 경쟁하게 되는데, IoT가 사용성의 측면에서 새로운 확장을 가져올 것입니다.<권정혁 레진엔터테인먼트 최고기술책임자(CTO)> - 모바일 시대 5년의 격변기, 스마트폰의 거센 파도를 탄 네 남자
사물을 연결한다고 할지라도 핵심은 모바일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왜냐하면 사물을 센서로 연결한다고 할지라도 스마트폰 같이 각자 통신 신호를 보내도록 구성된다면 배터리, 과열의 측면에서 효율적이지 못합니다. 모바일을 허브로 저전력블루투스(BLE)와 같은 통신 수단을 통해 연결하는 게 낫죠. 대표적인 예가 애플워치나 기어와 같은 스마트워치입니다. 결국 넥스트 모바일 시대가 열릴지라도, 이를 제어하는 것은 스마트폰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까지 모바일은 '투자'의 대상이었습니다. 당분간 이러한 관점은 계속될 것이란 생각도 듭니다. 다만, 여기에 더해 이제 모바일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마치 인터넷이 1990년대 중반에 보급됐으나, 이를 통한 수익 구조가 10년 후에나 나왔던 것처럼요.
스마트폰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광고 시장,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는 온오프라인의 새로운 연결 구조의 등장. 이렇듯 모바일 시대는 이제 막 시작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