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서비스를 론칭한다고 반드시 성공하는 건 아니다. 누구나 자신이 기획한 서비스가 ‘대박’ 나는 기대를 하지만 현실은 늘 그렇지 않다. 신사업 개발에 직, 간접적으로 참가하며 성공하는 서비스와 실패하는 서비스를 모두 관찰했다. 나는 어떤 서비스가 성공하는가 보다는 ‘어떤 서비스가 실패하는가?’에 좀 더 관심이 갔다. 성공한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실패한 서비스에는 아래와 같은 명확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고객이 내 서비스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사업 개발자라면 당연히 고객이 필요한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업 개발 과정에서 새롭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정작 고객의 진짜 Pain Point가 무엇인지 간과하는 경우가 많고 순전히 우리 입장에서 ‘고객이 이게 필요할 것이다’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B2C와 다르게 B2B는 고객이 어떤 서비스를 원하는지나 고객의 Pain Point를 파악하기가 다소 용이하다. 고객군이 한정되어있고, 직접 물어보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B2B 서비스의 성공 확률을 높이려면 어떤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지 고민하는 게 먼저가 아니라 우리 고객이 어떤 부분을 불편해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지 생각해야 한다.
가격이 비싸면 서비스가 실패한다는 말도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판단은 어떻게 할까? 일반 소비재의 가격은 꽤 주관적이다. 핸드백이라도 시장에서 파는 핸드백과 명품 핸드백의 가격 차이는 품질과 브랜드에 따라 몇백 배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러나 B2B 서비스의 가격은 비교적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B2B 서비스에서도 품질과 브랜드가 중요하겠지만 구매 결정의 가장 큰 결정 요인은 '이서비스가 우리 회사에 얼마를 벌어줄 것인가?' 또는 '이 서비스가 우리 회사의 시간과 비용을 얼마나 절감해줄 것인가?'이다. 우리 서비스가 아무리 좋더라도 고객이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증가하는 매출이나 절감하는 시간과 비용이 우리 서비스의 가격 이하라면, 그 서비스는 ‘비싸다’라고 판단할 수 있다.
우리 서비스가 경쟁사보다 훨씬 뒤늦게 시장에 들어갔지만 시장 점유율을 두 자릿수 이상 가져올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가격이다. 아직 경쟁사보다 서비스 품질 면에서 월등히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시장 진입 초기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시장의 키 플레이어들을 확보하였다. 서비스 품질이 월등히 차이 나지 않는다면 내부 원가 절감을 통해 경쟁사보다 저렴하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하나의 강점이 될 수 있다. 경쟁사보다 더 싸게, 더 좋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경쟁사 서비스보다 더 싸고 좋은 제품이면 말할 것도 없지만 제품 수준이 비슷하다면 우리 서비스가 더 좋은 가격을 제시하거나, 가격이 경쟁사보다 비싸다면 우리 서비스의 품질이 월등히 뛰어나야 우리 서비스가 팔릴 수 있다.
위 3가지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서비스가 제대로 홍보 되지 못해 매출을 극대화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경우도 많다. 아무리 좋고 가격도 저렴한 서비스라도 고객이 모르는데 어떻게 사겠는가? 타깃 고객을 파악 후 어떤 방법으로든 최대한 많은 고객에게 우리 서비스를 알려야 한다. 주의할점은 B2B 서비스의 경우 실제 서비스 사용자와 서비스를 통해 혜택을 받는 자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타깃 고객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담당하고 있는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은 물류 회사의 수출 담당자이지만 해당 서비스를 반길 사람, 즉 ‘혜택’을 받고 구매할 사람은 물류 회사의 팀장, 임원 또는 사장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수출 담당자의 일은 늘지만 회사의 비용은 크게 줄기 때문이다. 반대로 회사의 실무자들은 업무가 편리해져서 좋은 서비스일지라도 윗선에서는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구매를 주저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먼저 서비스를 사용하는 직원들을 타깃 고객으로 혜택을 알리고, 윗선을 설득해야 할 것이다.
또한 서비스를 론칭했을 때만 서비스를 알릴 것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서비스에 대한 마케팅이 필요하다. 길도 사람이 오랫동안 지나지 않으면 사라지는 것처럼 우리 서비스도 계속 알리지 않으면 어느 순간 고객의 머릿속에서 사라질 것이다. 지금 당장은 필요하지 않아 구매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고객의 머릿속에 우리 서비스가 있다면 언젠가 필요해서 연락이 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자유민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