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말이면 내년엔 또 어떤 트렌드가 시장을 주도할까?하는 것에 관심이 쏠립니다. 특히나 대한민국은 단일 민족(요샌 좀 어색한 표현이지만)이라서 그런지 성향이 비슷해서.. 어떤 것이 유행이다 싶으면 한쪽으로 확 쏠림이 있는 편이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죠. (물론, 광고주나 윗분들이 ‘우리도 내년엔 이런 것 해볼까..?!’하고 훅 들어올 때도 대비해야 하고요..)
2020년에서 2021년을 아우르는 키워드들은 아마도, 포스트 코로나, 언택트, 재택, 라이브 커머스, 콜라보 같은 것이 될 것 같습니다. 직업 상 매년 트렌드 책들을 봤지만, 점쟁이의 선문답 마냥.. 다 맞는 것도 같고, 어찌 보면 아닌 것도 같더군요. (2019년이나, 2018년 책을 단어 좀 바꿔서 2021년 대예측!이라 해도 얼추 맞을 듯?)
하지만 최근의 트렌드를 쭉 살펴보면 일정 흐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마케터의 입장에서 정리해보면 2020-2021년 트렌드는 이 하나로 정리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곰표 콜라보나, 라이브 커머스나, 여러 밈(MEME) 같은 것들을 보면… 결국 하나로 통하는 트렌드는 ‘재미가 있는가?’ 하는 부분입니다. 요새 콜라보가 좀 먹힌다고 해서 ‘콜라보가 트렌드다‘라고 보는 것은 성급하지 않나 싶습니다. 일반 소비자에게라면 모를까, 마케터라면 우리 브랜드에 적용할 수 있는 트렌드를 찾아야 하니까요, 마치 ‘다들 유튜브를 한다더라, 우리 회사도 유튜브 해야지?’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죠.
콜라보든, 리미티드 에디션이든.. 이러한 ‘공유하고 싶은 재미’를 담는 방식일 뿐, 본질은 아닐 겁니다. 단, 여기서 ‘재미’라고 하는 것을 ‘서사’로 볼 수는 없습니다. 드라마나 예능도 ‘짤’로 보고, 노래도 ‘후크송’이 대세인 시대에 차근차근 스토리텔링을 쌓아 나가는 방식은 지루하기 십상이죠
마케팅(또는 광고) 업계에서 흔히하는 말로 ‘Wow’(또는 A-ha!)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지금 소비자들에겐 ‘ㅋㅋ‘면 충분합니다. (너무 쉽지 않냐고? 자짓 잘못하면 아재개그가 된다) 그런 면에서 트렌드 코리아 2021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문구는 바로 아래 내용이었습니다.
이러한 치고 빠지는 식의 신제품 전략은 소비자로 하여금 트렌디한 젊은 기업,
‘열일하는 기업’으로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재미’는 곧 코드입니다. 브랜드가 던지는 재미의 코드는 소비자에게 건네는 소개말이죠. ‘나 이런 브랜드야!’ 하고.. 올해 유행한 MBTI처럼 소비자들은 내가 누구인지를 규정하고, 그것으로 서로 소통하기를 원합니다. SNS도 부족해, 티셔츠까지 동원해서..
브랜드나 제품을 비틀어 재미를 만들어내면, 소비자는 그 브랜드에 친밀감을 느낍니다. (단 주의할 건, 웃기지 않은 조크처럼 썰렁한 건 없다는 거..) 어찌 보면 인스타그램의 영향으로 너도나도 ‘고급짐’을 뽐내던 것의 반작용일 수도 있고, ‘엄근진’을 탈피하려는 시도일 수도 있습니다. SNS가 주변과 끊임없이 비교하게 만들고, 각종 분노의 메시지와 심각한 뉴스들이 피로감을 누적시키니까요..
하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듯, 콜라보가 유행이라고, 또는 라이브 커머스가 대세라고.. 우리도 한번 해봐야지 하는 건 무모합니다. 우리 브랜드는 인지도가 좋은가? 강력한 플랫폼을 가졌는가? 이도 저도 아니라면 뚜렷한 컨셉을 가지고 있는가? 등에 따라 취해야 할 방법이 다르겠죠. (안타깝게도 이 셋 모두 아닌 경우가 더 많겠지만..)
90년생이 온다라는 책 이후 MZ 세대에 대한 분석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요즘 세대는 네이버가 아닌 유튜브에서 검색한다는 글을 보고 놀란 게 몇 년 전인데, 이제 뻔한 말이 됐죠. 어느샌가 세대도 바뀌고 플랫폼도 바뀌고, 마케팅 환경이 모두 바뀌어 버렸습니다. 전통적인 마케팅 방식만 빼고…
2021년 트렌드 한두 개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닌, 향후 마케팅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때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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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an Choi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