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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biinside Apr 21. 2021

우리는 왜 메타버스를 꿈꾸는가?


컴퓨터로 만들어진 가상 세계 ‘메타버스’의 기본적인 틀을 제시한 ‘세컨드라이프(Second Life)’ 이후 많은 몽상가가 새로운 세상을 구현하기 위한 도전을 끊임없이 해왔습니다.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포트나이트,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 등의 메타버스 지향 게임들도 ‘세컨드라이프’가 강렬하게 후대에 남긴 ‘메타버스의 꿈’을 실현해 보고자 한다는 생각을 밝히고 있습니다. 


나의 ‘아바타’가 자유롭게 살아가는 또 다른 세상, ‘메타버스’는 왜 필요할까요? 


우리 인간은 무엇을 위해 ‘메타버스’라는 가상세계를 만들고자 하는 것일까요? 







첫째는 이상 사회에 대한 인간의 열망입니다.


이상 사회에 대한 인간의 열망은 인간의 본능이라고 말할 수 있을 듯합니다. 인간은 현실적인 한계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언제나 끊임없이 이상적인 세상을 꿈꿉니다.  


세컨드라이프를 만든 로즈데일은 ‘버닝 맨(Burning Man)’이라는 미국의 이상적 공동체 행사에서 영감을 받아 이 가상의 세계를 디자인하게 됩니다. ‘버닝 맨(Burning Man)’은 매년 8월 마지막 주에 미국 네바다의 블랙록 사막에서 개최되는 행사입니다. 일 년에 한 번, 9일간만 축제가 열리는 이곳을 가상의 도시 블랙록시티(Black Rock City)라고 하는데, 참가자들은 그 기간 동안 공동 생활을 하며 자신을 마음껏 표현하는 극한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그는 1년에 단 9일간만 열리고 사라지는 이 행사의 정신을 컴퓨터로 만든 가상의 세계에 구현하고자 한 것입니다. 가상 세계에서만이라도 서로의 개성과 자유를 존중하며 차별 없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유토피아를 꿈꾼 것이죠. 


현실 세계에 만들 수 없는 이상 사회를 기술의 힘으로 가상의 공간에 만들고자 한 것이 바로 ‘메타버스(Metaverse)’입니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가상 세계에서는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가능합니다. 아바타가 하늘을 날아다니거나 물 위를 걸을 수도 있구요. 성별을 바꿀 수도 있고, 내가 원하는 외모로 선택도 가능합니다. 현실에서의 나를 원하는 대로 바꿀 수는 없지만, 메타버스 안에 있는 나의 아바타는 기술의 힘으로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온라인 게임 ‘로블록스(Roblox)’



둘째는 컴퓨터로 만드는 신대륙에 대한 기대감입니다. 


인공지능, 블록체인, 컴퓨터그래픽, 게임엔진, 모션캡처 등의 기술적 진보가 만들어내는 가상 세계가 바로 ‘메타버스’입니다. 기술로 창조된 새로운 가상 세계 ‘메타버스’에는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가 있고, 먼저 가서 노력만 한다면 그곳의 주인이 될 수 있는 세계입니다.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는 가상 세계의 개척자로, 지금의 현실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욕망이 사람들에겐 있습니다. 비록 가상의 세계라도 말이죠. 신대륙의 신화를 컴퓨터가 만든 가상 세계에 만들어 보고자 하는 기대감에서 ‘메타버스’는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서부 개척 시대 영화를 보면 사람들은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똑같은 기회를 주고 누구나 신대륙에서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현실은 그렇지 않았더라도 말입니다. 모든 사람이 일렬로 출발선에서 기다리다가 출발 신호와 함께 달려가 원하는 땅에 깃발을 꽂으면 그곳을 소유할 기회가 주어지는 영화 속 장면이 있습니다. 바로 그런 영화 같은 신대륙을 가상 세계에 만들어내고자 하는 욕망이 ‘메타버스’에 있습니다. 




셋째는 새로운 것을 창작하고자 하는 열망입니다.


인간은 무언가를 창작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다른 동물들과 큰 차이점으로, 세상에 없는 새로운 것을 창작해내는 것은 인간 본연의 모습이라 하겠습니다. 음악, 문학, 미술 등 인간이 만들어낸 문화는 이러한 인간의 창작 본성으로부터 나온 결과물들이구요. 


인간은 자신의 존재를 후대에 남겨두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고, 이런 이유로 자신의 창작물을 만들어 세상에 표현하고자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통신과 디지털 기술로 사이버 세상이 만들어지자 인류는 사이버 문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새로운 공간에 탄생하자 새로운 형식의 문화가 창작된 것이죠. 인류는 어떠한 환경에서도 그에 적응하여 살아가며 콘텐츠를 창작해 문화를 만듭니다. 이제 새롭게 개척되고 있는 메타버스에서도 인간은 창작 활동을 합니다. ‘메타버스’에서도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은 자연스럽게 ‘메타버스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원천이 됩니다.


‘메타버스’라는 가상 세계는 우리 인류에게 새로운 창작의 영역을 열어주었습니다. 많은 선도적인 예술가들이 메타버스에서 창작 활동을 하며, 현실 세계와는 다른 ‘메타버스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게임 ‘세컨드라이프’ 플레이 화면



위의 3가지 요인과 함께 지금의 메타버스를 만들어낸 결정적 원인은 사실 인류의 변화입니다. 게임이라는 가상 세계 경험이 쌓이면서 이제 인류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특성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디지털 친화적인 Z세대들과 알파 세대들에게 컴퓨터가 만든 가상 세계는 더 이상 현실과 분리된 상상의 세상이 아닙니다. 그들은 메타버스 안에서 진행되는 유명 가수의 가상 공연에 아바타로 참여해 공연을 즐깁니다. 컴퓨터 세상의 창작물도 원본성을 인정받고 소유와 판매가 가능해집니다. 메타버스에서 축적된 부는 현실 세계의 화폐로 환전이 가능합니다. 메타버스 안에 존재하는 아바타와 현실의 나는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있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소통합니다. 


메타버스는 우리 인류의 미래 세대가 살아갈 현실의 일부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컴퓨터가 만든 가상 세계를 현실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세대(Z세대와 알파 세대)가 살아갈 미래는 우리의 세상과는 다를 것입니다. 






고찬수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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