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vs 지그재그 vs 에이블리
본 글은 대한민국 15~39세 MZ세대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MZ세대 패션앱 트렌드 리포트 2021’ 내용을 활용해 작성한 글입니다.
의류는 다른 제품과는 조금 다른 특성이 있습니다. 사람마다 피부톤이나 체형이 다르며 취향도 제각각이고, 유행하는 시기나 연령별·직업별·상황별 입어야 하는 옷 스타일도 모두 다릅니다. 이에 따라 의류 구매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엄청나게 많고, 예컨대 스마트폰 시장의 아이폰처럼 하나의 제품으로 큰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패션업계는 소비자의 취향을 끊임없이 연구해서 판매 전략을 세워야만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의류 제조사뿐 아니라 의류 판매 채널에도 해당합니다. 백화점 등 의류 매장 역시 계속해서 새롭게 변화하는 소비자 취향에 맞춰 상품 구색과 쇼핑 경험을 제공해야 하죠. 그래서인지 의류 구매 채널은 성별·세대별로 매우 세분되어 있습니다. 여성은 패션앱이나 개인 쇼핑몰 등 온라인 채널을 주로 이용하는 반면(각 53.0%, 33.6%), 남성은 아웃렛이나 백화점과 같은 오프라인 채널을 이용하는 비중이 여전히 높은 편입니다(각 32.2%, 30.3%).
MZ세대 안에서도 연령대별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10~20대는 절반 이상이 주로 패션앱을 이용해서 의류 구매를 하는 반면(각 63.5%, 56.2%), 30대 중 주로 패션앱을 통해 의류 구매를 하는 비중이 10명 중 3명 이하로 상당히 적게 나타났습니다(28.0%). 이러한 30대는 상대적으로 10~20대가 덜 이용하는 오픈마켓과 종합쇼핑몰을 주로 이용해서 의류 구매를 하는 비중이 높게 나타납니다(각 42.4%, 26.1%).
그럼 주로 이용하는 패션앱도 성별·연령별로 다르게 나타날까요? 1년 이내 패션앱을 이용한 적 있다고 답한 MZ세대를 대상으로 주 이용 패션앱을 물어보니 성별·연령별로 작지 않은 차이가 발견되었습니다.
먼저 전체 패션앱 중 주 이용률 41.1%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무신사는 특히 MZ세대 남성층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MZ세대 전체 남성 중 무려 66.9%가 무신사를 주 이용 패션앱으로 꼽았기 때문입니다. MZ세대 여성의 무신사 주 이용률은 ⅓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18.8%에 불과합니다. 무신사가 여성 소비층을 늘리기 위해 여성 할인 쿠폰 등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펼친 이유는 여기에 있는 걸까요?
주 이용률 2~3위를 차지한 지그재그와 에이블리는 MZ세대 여성층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두 패션앱 모두 여성 주 이용자 비율만 놓고 보면 각 32.6%, 20.0%로 무신사보다도 높게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연령대별 차이는 다소 있는데요. 지그재그 주 이용자는 20대가 좀 더 많지만(각 14.6%, 22.7%, 14.4%), 에이블리는 10대 주 이용층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납니다(24.4%, 9.4%, 7.9%).
그런 탓인지 교차 사용하는 패션앱 현황 또한 조금씩 다릅니다. 먼저, 에이블리 이용자는 같은 여성 패션 앱 지그재그·브랜디를 교차 이용한다는 응답이 높습니다(각 59.0%, 49.0%). 반면, 지그재그 이용자는 에이블리·브랜디를 교차 이용하는 비율이 그보단 적고(각 50.0%, 31.0%), 교차 사용 앱이 없다는 의견도 에이블리보단 많습니다(29.0%). 한편, 30대와 남성 비율도 높은 무신사 이용자들은 지그재그·에이블리 등 여성 패션앱 뿐만 아니라(각 20.0%, 15.0%), 29cm·LF몰·하이버 등 다양한 패션앱을 교차 이용하고 있습니다(각 17.0%, 13.0%, 9.0%).
이번에는 무신사·지그재그·에이블리 등 주요 패션앱 이용자의 이용 패턴을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이용 행태가 가장 활발한 패션앱은 에이블리입니다. 에이블리 이용자는 월평균 접속 빈도 12.8회, 연평균 구매 빈도 15.9회로 타 패션앱 대비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에이블리와 서로 앱 교차 사용 비율이 높았던 지그재그의 월평균 접속 빈도와 연평균 구매 빈도는 각 11.4회, 14.3회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브랜디는 월평균 접속 빈도와 연평균 구매 빈도가 각 12.0회, 13.4회로 나타났으며, 주요 패션 앱 중 거의 매일 접속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21.0%).
1회 구매 시 평균 지출 비용 규모에서는 위와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무신사의 1회 지출 비용이 73,500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접속 및 구매 빈도는 주요 패션앱 중 가장 낮았기 때문입니다(각 9.4회, 11.1회). 특히, 에이블리·브랜디는 1회 구매 시 3만 원 미만으로 지출하는 비율이 각 32.0%, 31.0%로 높은 편인데, 무신사는 단 3%로 매우 적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무신사는 접속 및 구매 빈도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한번 구매할 때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패션앱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어서 각 패션앱의 기능적 이미지 또한 알아봤습니다. 지그재그는 상대적으로 쇼핑몰/브랜드가 다양하며, 제품이 다양하며, 이용이 편리하며, 내게 맞는 제품을 잘 추천해주는 이미지로 인식됩니다. 기능 면에서 긍정적인 인식이 타 패션앱 대비 높은 편이죠. 한편, 무신사는 상대적으로 제품이 다양하며, 할인/프로모션/적립금 등 혜택이 많다고 인식됩니다. 에이블리는 나에게 맞는 상품을 잘 추천해주며, 접속 빈도가 가장 높은 만큼 시간 때우기 좋다는 의견도 많고요. 이렇듯 패션앱 간 기능적 이미지 차이가 작지 않다는 점은 기억해두면 좋겠습니다.
최근 패션앱 시장 트렌드를 말할 때 광고 모델에 대한 이야기 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그재그가 오스카 2021에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 배우를 광고 모델로 기용했기 때문입니다. 지그재그는 2030 여성 중심의 패션앱으로 직전에는 한예슬 배우가 광고 모델이었던 터라 이러한 행보를 두고 상당히 파격적인 선택이라고 평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픈서베이 MZ세대 패션앱 트렌드 리포트 2021을 살펴보면, 이는 지그재그의 신의 한 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무신사·지그재그·에이블리 이용자들에게 각 패션앱 광고모델이 해당 브랜드에 얼마나 어울리는지 5점 척도로 물어봤는데, 지그재그에 윤여정 배우가 어울린다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온 겁니다(4.23점). 심지어 지그재그 이용자 중 ‘매우 어울린다(5점)’을 선택한 응답자 수는 49.0%나 됩니다.
또한, 지그재그의 광고 모델 선택은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와 구매 의향 증진에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무신사·지그재그·에이블리 이용자들에게 광고 모델을 통한 앱 이미지 변화와 구매 의향 변화가 있는지 물어보니, 지그재그가 압도적으로 높은 점수를 기록한 겁니다(각 4.14점, 4.03점). 참고로 무신사는 각 3.56점, 3.46점을 기록했으며, 에이블리는 각 3.76점과 3.65점으로 나타납니다.
위를 통해 MZ세대 타깃 브랜드의 성공 전략은 기존의 사고방식을 벗어나는 데 있기도 하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지그재그에도 70대 중반의 배우를 모델로 기용한다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수 있는데, 고정관념을 깨는 과감한 선택을 통해 최근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MZ세대 패션앱 분야가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인 만큼, 또 어떤 브랜드가 과감하게 틀을 깨는 시도를 보여줄지 지켜보면 좋겠습니다.
이외에도 <오픈서베이 MZ세대 패션앱 트렌드 리포트>는 MZ세대의 패션앱 이외 의류 구매 행태, 각 패션앱 이용률 및 만족도, 온라인 의류 구매 시 리뷰 작성 여부, 라이브 커머스에 대한 인식 등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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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글은 오픈서베이와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