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심상용 모비인사이드 에디터
국내에서도 VR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에서 다양한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상암DMC에 중소 VR업체를 위한 성장지원센터를 마련하기도 했다. 기업에서도 VR 시장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데, 국내 모바일 게임사 ‘YJM게임즈'는 일본의 모바일 게임사 ‘구미(Gumi)와 VR 엑셀러레이터인 ‘서울VR스타트업’을 설립했다.
* 관련 기사: YJM게임즈, '서울VR스타트업' 인큐베이션 센터 오픈(머니투데이)
올해 1월부터 구미가 일본에 진행한 ‘도쿄VR스타트업’을 한국에서 운영하는 셈인데, VR 관련 스타트업을 선정하여 그들에게 필요한 자금, 공간,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9월 29일 마루180에서 '서울VR스타트업 사업 설명회'에 참여해 이들은 어떤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콘텐츠, 미들웨어, 인프라, 디바이스 등 VR 시장을 구성하는 요소는 다양하다. 서울VR스타트업을 운영하는 두 회사가 게임사이기 때문에 'VR 게임 콘텐츠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의문에 민용재 YJM게임즈 대표는 게임시장에서 쌓아온 스토리 기획 능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VR 콘텐츠부터 미들웨어 영역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인큐베이팅 이후에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의지’를 갖춘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VR 관련 비즈니스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보다 VR 프로젝트에 올인하는 기업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콘솔에서 온라인 그리고 모바일로 패러다임이 넘어오는 과정에서 기존 플레이어가 아닌, 새로운 강자가 시장을 군림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시장에 올인하는 의지를 가진 분들이 있다면, 의미있는 프로젝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민용재 대표에 이어 '쿠미니츠 히로나오’ 구미 대표가 '도쿄VR스타트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 소개했다.
구미가 ‘도쿄VR스타트업’을 시작하고자 마음먹은 것은 작년이었다. 당시 미국시장에 비해 일본은 전문적으로 VR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지 못햇다. 취미생활 수준이었다. 반면 미국은 달랐다. 이미 많은 플레이어들이 등장했고, 엔젤투자도 활성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과 일본의 격차는 점점 멀어질 것이라고 생각했고, 쿠미니츠 대표는 일본에서 VR 생태계를 형성하기 위해 도쿄VR스타트업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올해 상반기 ‘성장’에 초점을 맞췄던 1기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 이후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되는 2기는 더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VR스타트업 2기는 더 큰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경우 학계와 비즈니스를 서로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계에 있는 좋은 기술과 비즈니스의 연결점을 찾을 생각입니다. 또한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연결점을 만들어 VR 선진국에 뒤쳐지지 않는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쿠미니츠 히로나오 대표는 모바일 시장처럼 VR 시장도 하드웨어부터 콘텐츠로 시장은 단계적으로 성장해 나간다며,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 하드웨어, 미들웨어, 콘텐츠 등의 순서로 시장의 플레이어가 주목 받았고 투자가 진행됐습니다. VR 시장도 마찬가지죠. 모든 산업은 하드웨어부터 단계적으로 진화합니다. 미국의 경우 VR 미들웨어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VR 콘텐츠 제작에 용이한 툴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죠. 지금 VR 스타트업을 시작한다면, VR 안에서 특징을 활용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툴이나 커뮤니티, 또는 콘텐츠 어플리케이션에 관심을 가지면 좋을 것 같네요."
쿠미니츠 대표의 발표에 이어서 '코지 나오야’ PD가 도쿄VR스타트업의 성공 사례와 2기로 선정된 회사를 설명했는데, VR 콘텐트를 제작하는 업체보다 기술기반의 스타트업이 눈에 띄었다.
- HOLOEYES: CT로 촬영한 환자의 몸을 가상공간에 표현하여 수술 리허설을 진행할 수 있는 의료용 VR 솔루션
- MILETOS: 햅틱 디바이스를 통해 가상현실에서도 촉각을 느낄 수 있게 도와주는 디바이스를 개발
- GATARI: 소셜 VR 공간에서 이용자가 말하는 단어를 오브젝트화 시키는 기술을 개발
- JOLLY GOOD : 방송국 대상 VR 영상과 관련된 솔루션 제공
마지막으로 이동원 서울VR스타트업 이사가 서울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했다. 서울VR스타트업은 도쿄VR스타트업 운영방식과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심사를 통해 선발된 스타트업은 최대 1억원의 지원금과 양재동에 위치한 센터에 입주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6개월 동안 진행되며, 두번의 데모데이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동원 이사는 좋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지만, 최소한의 개발력은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아이디어는 있지만, 비즈니스화에 어려움이 있는 분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VR과 관련된 좋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다양한 분야 종사자라도 지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프로젝트를 현실화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개발능력은 갖춰져 있어야 합니다."
국내 VR 시장은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첫 발을 힘차게 내딛기 위해서는 VR에서 무한히 확장할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와 이를 뒷받쳐주는 지원과 비즈니스화 능력이 필요하다.(아이디어가 좋아도, 생존할 수 있는 비즈니스 능력이 없다면 말짱 도루묵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VR전문 엑셀러레이터인 '서울VR스타트업'은 어떤 방식으로 국내 VR 스타트업을 육성해 나갈지, 그들의 행보를 지켜봐야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