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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biinside Jul 09. 2021

스타트업 이직! 나와 맞는 스타트업 찾기



이직의 목적과 원하는 것, 포기 가능한 것에 대한 기준 세우기



여기까지 차례로 읽으신 분들은 이미 많은 걸 해내신 거예요! 스타트업의 세계에 첫발을 딛고 어떤 회사가 있는지, 어떻게 찾아보는지 알게 되셨으니깐요. 저는 여기까지도 보름 넘게 걸렸던 것 같아요. 


이제부터는 괜찮은 회사 중에서도, 나와 맞는 회사를 골라 볼게요. 이번 장부터는 제가 스타트업 입사를 준비한 과정을 바탕으로 설명해 드리려고 해요.   





1. 이직의 목적 설정하기 


우선 저는 대기업을 퇴사한 후 ‘스타트업으로 옮겨야겠다’라는 명확한 지향점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최대 2년 안에 내 일을 시작하기 위해서‘였죠. 목표와 목적이 있었던 거죠. 이는 아주 중요한 나침반이 되었습니다. 물론 나침반은 방향만 알려줄 뿐 길을 찾는 데 충분한 건 아니에요. 


예를 들어 ‘북쪽으로 갈 거야’라는 큰 방향성만 있었지 어떤 길로 갈지, 무얼 타고 갈지에 대해 구체적인 생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선은 ‘왜 스타트업으로 이직하고 싶은지’부터 생각하고 그 목적을 한 문장으로 정리해보세요.   





2. 얻고 싶은 것과 포기할 수 있는 것 정하기 


다음으로는 나의 목적에 맞는 스타트업의 조건을 설정하는 겁니다. 가장 도움이 되었던 방법은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을 내리는 거였어요. 저 자신에게 두 가지 질문을 했습니다. 첫째, 스타트업 이직을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은가. 둘째, 이를 얻기 위해 무엇을 포기할 수 있는가. 


기준 설정이 필요한 이유는 채용 정보를 검색하면서 겪을 혼란스러움을 피하기 위해서예요. 제 경험상 기준을 정하지 않고 바로 스타트업 채용 정보를 찾을 경우, 많고 많은 스타트업 중에 어디를 가야 할지 막막했어요. 길을 잃기 쉽죠. 특히 스타트업 세계에 첫발을 디딘 분들은 이 단계에서 지쳐서 포기해버릴 수 있어요. 그래서 나만의 필터를 먼저 만드는 겁니다. 필터가 생기면 채용 정보를 검색하기 수월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1) 얻고 싶은 것 


스타트업 이직을 통해 이것만큼은 반드시 얻어야겠다 싶은 것을 정해 보세요. 저에게는 세 가지가 있었습니다. 첫째 직접 사업을 운영하는 경험. 둘째 사업을 위해 필요한 인맥. 셋째 이력이 될만한 포트폴리오.


저는 대기업에서 5년간 사업을 서포트를 하는 Back Office(경영관리실, 전략기획실)에 있습니다. 가장 아쉬웠던 점이 직접 상품을 기획하거나 판매 활동에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부진 사유에 정확히 알 수 없었고 개선할 수 있는 권한도 없다는 것이었어요. 결과적인 수치만 분석하고 보고서만 만들다가는 제 사업을 시작조차 못 해볼 것 같은 불안감이 들었습니다. 


첫째, 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직접 제품이나 서비스를 운영해보는 경험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제 막 사업을 기획하는 단계의 회사보다는, 이미 서비스를 오픈해서 제가 직접 운영과 개선해 볼 수 있는 회사와 직무로 가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둘째, 아무리 작은 사업을 하든지 간에 혼자서는 결코 잘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30년간 사업을 하셨던 아버지를 지켜보면서, 거래처나 직원들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느꼈거든요. 또한 저는 관심사가 제한적이고 인간관계도 넓지 못합니다. 이런 성향은 제 일만 잘하면 되는 분야에서는 빛을 발할 수 있지만, 사업을 하기에는 약점이 될 수 있어요. 


그래서 나중에 제 일을 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인맥을 갖추는 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인맥의 기준은, 한 우물만 깊게 판 사람보다는 관심사와 경험이 다양해 저에게 자극을 주거나 보고 배울 게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저와 반대되는 사람을 찾은 거죠. 그래서 회사에 지원하기 전에 링크드인에 회사 구성원들을 검색해 보았어요.


셋째, 이력이 될만한 포트폴리오입니다. 내 사업을 하려고 스타트업에 간다면서 이력을 생각한다니 아이러니하게 느껴지실 텐데요. 저는 현실적인 편이에요. 나중에 제 사업을 하든, 1인 프리랜서로 살든, 혹은 다시 이직하든 겉으로 보이는 이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리 스스로 훌륭한 경험을 했다고 위로해도 결과물이 없고 아무도 몰라주면 의미가 없겠죠. 


따라서 아무도 모르는 초창기 스타트업은 제가 열심히 노력해도 빠른 시일 내에 결과를 만들기 어렵다고 봤어요. 반대로 너무 큰 스타트업은 이미 많은 걸 이뤄내서 제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적을 테고, 또다시 회사의 부품으로 전락할 수 있겠죠. 예를 들어 ‘알–병아리–닭‘ 과정이 있다면, 그 중간인 병아리 단계의 있는 스타트업에 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 거죠. 그래야 회사와 함께 성장하고 성과를 낼 수 있겠죠.  




2) 포기할 수 있는 것 


얻는 게 있으면 포기하는 것도 생기기 마련이죠. 스타트업이라는 새로운 세상에 입장하는 티켓을 얻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포기해야 하는 것이 생깁니다. 포기할 것을 정할 때 그 수준도 함께 정하는 것이 중요해요. 예를 들어 안정성을 포기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당장 이번 달에 매출이 나오지 않거나 투자를 못 받아 회사가 망하면 안 되겠죠. 최소한의 마지노선을 설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1년 안에 망하지 않을 정도의 안정성’이라고 정하는 겁니다.


저는 포기할 수 있는 것도 세 가지로 정리했어요. 첫째 연봉입니다. 가장 민감한 부분이죠. 하지만 평생 직장인이 될 생각이 없었고, 이직을 통해 연봉을 올리는 것보다는 빠른 기간 안에 원하는 걸 배워서 내 사업을 하자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현재 연봉의 80% 이상이라는 마지노선은 정했어요.


둘째, 워라밸입니다. 저는 야근을 밥 먹듯이 하는 회사에 다녔기 때문에 야근이 싫기는 해도 못 하겠다는 두려움은 없었어요. 솔직히 아무리 스타트업이 일이 많다고 하더라도, 이전 회사보다 더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워라밸이 좋진 않더라도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으면 괜찮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물론 하한선은 이전 회사보다 더 나쁘면 안 된다는 것이었죠.


셋째, 관심사입니다. 많은 분이 의아해하실 수도 있는데, 저는 산업이나 분야는 중요하지 않았어요. 당시만 하더라도 구체적인 사업 아이디어가 없었거든요. 또한 관심사가 제한적이라 오히려 모르는 분야로 가면 시야를 넓힐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다만 관심사 역시 제한선을 정해두었는데요. 최소한 내가 쓸 수 있는 실생활과 관련된 서비스를 하는 곳이어야 한다는 거였어요. 안 그래도 생소한 업계인데 제가 경험할 수 없는 거를 다루면 난감하겠죠. 예를 들면 바이오 제약 산업은 성장성은 클 수 있지만, 당장 저를 비롯해 주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어서 제외했습니다.  







3. 채용 정보 검색하기 


이직의 목적과 얻고 싶은 것, 포기하고 싶은 것에 대한 나만의 필터를 만들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채용 정보를 검색해봐야겠죠? 만약 대중적인 구직 사이트(사람인, 잡코리아, 인크루트, 잡플래닛 등)를 생각하셨다면 절대 안 돼요! 그런 사이트들은 스타트업이 메인은 아니기 때문이에요. 저 역시 스타트업으로 가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스타트업 채용 정보는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몰라 난감했어요. 비슷한 어려움을 겪을 분들을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사이트만 추천해 드립니다.  




1) 원티드 ★★★★★ 


가장 추천하는 사이트입니다. 스타트업 재직자들이 가장 애용하는 곳이에요. 또한 스타트업의 인사 담당자들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채용 물량 자체가 많습니다. 다만 완전 초창기 수준의 스타트업은 잘 올라오지 않아요. 따라서 원티드에 올라온 회사라면 이미 어느 정도 투자를 받았고, 수익 실현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회사라고 보셔도 됩니다. 


채용 공고에 기재된 정보들(주요 업무, 자격 요건, 우대 사항, 복지 및 혜택)도 굉장히 상세해요. 채용 공고를 클릭해 들어가면 회사 관련 기사도 볼 수 있어요. 더 좋은 것은 원티드를 통해 입사할 경우 3개월 재직 시 50만 원의 보상금이 지급된다는 사실!


원티드를 통해 지원하려면 이력서를 업로드해야 하는데요. 원티드 자체적으로 이력서 양식을 자체 제공하는데, 보통의 이력서와 다르게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어 해당 이력서를 자신의 메인 이력서로 활용하는 사람도 많아요. 아직 자신만의 이력서가 없는 분들에게 원티드의 이력서 양식을 참고하실 것을 추천해 드려요. 


원티드에 이력서를 올려놓으면 직접 지원하지 않더라도 스타트업 채용 담당자가 먼저 연락이 오기도 해요. 제 경험상 한 달에 한두 건 이상은 꾸준히 받았습니다. 참고로 원티드 역시 성공한 국내 스타트업 중 하나랍니다.             


★Tip★이력서 업데이트를 자주 할수록 채용 담당자에게 노출되어 연락을 받을 확률이 높아요. 마치 인스타그램에서 신규 게시물일수록 조회 수가 높은 것과 같은 원리예요.









2) 링크드인 ★★★★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려는 지인들에게 반드시 권하는 것이 링크드인인데요. 많은 분이 링크드인에는 외국 기업만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생각보다 스타트업도 많아요. 링크드인은 스타트업이 직접 채용 공고를 올리기보다는 프로필을 올려놓으면 스타트업의 관계자(대표, C-level, 팀장, 팀원 등)나 헤드헌터가 메시지를 보내는 경우가 많아요. 


경력이 괜찮은 것 같은데 혹시 우리 회사에 생각이 있는지 물어보는 메시지죠. 정식 인터뷰 제안일 수도 있고, 가볍게 서로를 파악하고 이직 의사를 묻는 티타임 형태일 수도 있어요. 아니면 장기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해서 이직 가능성을 열어두고자 하는 목적으로도 메시지를 보내기도 합니다.               

      

★Tip★ 만약 링크드인 프로필 작성이 처음인 분들은 유사한 직무의 사람을 검색해 참고해서 작성하는 것을 추천해 드려요. 전문적으로 보여야 하니까요. 또는 ‘링크드인 프로필 작성’을 검색해 보시면 관련한 강의나 글이 정말 많아요. 





3) 로켓펀치 ★★★ 


원티드가 비교적 이름 있는 스타트업이 올라온다면, 로켓펀치는 초창기 스타트업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유명 스타트업이 없는 것은 아니에요. 최근에는 스타트업에도 고급 인력들이 많이 몰리고 있어 입사 경쟁이 심해지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경쟁이 덜하고 사람들에게 덜 알려져 있는 스타트업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그럴 경우 로켓펀치를 적극 활용하면 됩니다. 


로켓펀치에 올라온 채용 공고를 보고 이력서를 첨부해 지원하면 됩니다. 또한 링크드인에 프로필을 올리는 것처럼, 로켓펀치에도 프로필을 적어두면 스타트업 관계자로부터 연락이 오기도 합니다. 또한 원하는 채용 조건(직무 등)을 저장해두면 주기적으로 조건에 맞는 채용 정보를 이메일로 전송해줘요. 참고로 로켓펀치는 별도의 앱이 없어 인터넷 웹을 통해서만 접속할 수 있어요.  





4) 데모데이 ★★ 


스타트업의 성장과 해외 진출, EXIT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창업에서 EXIT까지의 모든 단계를 지원하는 스타트업 지원 플랫폼입니다. 채용 카테고리에 들어가면 채용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요. 로켓펀치와 마찬가지로 초기 스타트업이 많아요.  





5) 리멤버커리어 ★★ 


명함 관리 어플인 리멤버를 만든 회사에서 출시한 서비스예요. 원티드, 링크드인, 로켓펀치에 비해 오래되지 않아 인지도는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리멤버커리어의 적극적인 마케팅과 영업 활동으로 인해 비교적 인지도 있는 스타트업들의 경력직 채용 공고가 올라와 있어요.  





6) 지인 소개 또는 커뮤니티 활동 ★★★★★ 


초창기 스타트업일수록 직접 지원하는 형태보다 지인의 추천이나 소개로 입사하는 경우가 많아요. 인지도가 낮아 사람들이 지원을 잘 안 할뿐더러, 회사도 채용에 쓸 돈이 부족하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대표나 직원들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인재를 영입하는 경우가 잦아요. 


물론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의 주변에 스타트업에 다니는 지인이 있을 확률은 극히 낮을 겁니다. 보통 비슷한 직업의 사람들끼리 모여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스타트업 이직 생각이 있다면, 알고 있는 인맥을 총동원하면 스타트업과 연이 닿을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찾고 찾다 보니 저보다 먼저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친구가 있었고, 그 친구를 통해 스타트업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했습니다.


지인이 없다고 해도 걱정하지 마세요. 스타트업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커뮤니티가 있습니다. 최근 IT 트렌드나 제품/서비스, 마케팅, 그로스, 엔지니어링, 데이터 등에 대해 함께 공부하고 공유하는 모임이죠. 앞선 장에서 소개해드린 커뮤니티들을 참고하셔서 관심이 가는 커뮤니티에 참여해보세요. 저 역시 대기업 퇴사 후, 스타트업 관련 책을 읽는 모임과 커리어 성장을 위한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면서 구인 정보를 많이 얻었어요. 




 

4. 내 기준에 맞는 스타트업 고르기 


채용 정보까지 검색했으면 이제 내 기준에 맞는 스타트업을 고르는 단계입니다. 앞서 ‘얻고 싶은 것’과 ‘포기할 수 있는 것’을 정해놓은 거 기억나시나요? 제가 추천해 드리는 방법은 얻고 싶은 것과 포기할 수 있는 것을 꼭짓점으로 하는 도형을 만들어 항목별로 1-5점까지 점수를 매기는 거예요. 


저는 각각 3가지씩 선택했으니 육각형이 되겠죠. 왼편에는 얻고 싶은 것을, 오른편에 포기할 수 있는 것을 적어주세요. 그리고 마음이 가는 채용 공고를 이 6가지 기준으로 점수를 매겨보세요. 도형을 만들어 평가했을 때 좋은 점은 시각적으로 확 느낌이 온다는 거예요. 회사의 장단점을 텍스트로 정리하는 것보다 훨씬 직관적이죠. 또 회사별 비교가 수월해집니다. 


아래의 이미지처럼 그려보는 거예요. 두 개의 회사(파랑, 빨강)를 저의 기준에 맞게 그려보았습니다. 그 결과 저에게는 파랑보다는 빨강 회사가 잘 맞겠다는 판단을 할 수 있었어요.   








일자리를 찾는 데 급급해 하지 말고 인생 전반에 걸쳐 무엇을 추구할지 머리가 터질 정도로 깊이 생각해서 오를 산을 결정해보라

– 소프트뱅크 회장 손정의


요약 정리  


‘왜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려고 하는가’에 대한 목적부터 설정하자

목적을 정했다면 스타트업에서 얻고 싶은 것과 포기할 수 있는 것을 정하자

나만의 기준(항목)을 만든 후, 스타트업이 메인인 채용 사이트에서 검색하자

마음에 드는 채용 공고를 발견했다면 미리 정한 기준에 따라 평가하자

항목별 점수를 매겨 비교해보면, 가야 할 곳이 명확해진다






유지영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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