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년에 2~30권의 책을 읽는 평범한 독서가입니다. 사실 말이 평범이지 1년에 20권 읽는 사람을 통계로 따지면 상위 10% 이내가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독서 인구 비중은 낮은 편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나라의 독서 시장은 꽤 작은 편이어서, 이 기업의 재무제표를 열기 전에는 항상 마음이 긴장됩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서비스고, 사 놓은 책도 많은데.. 없어지면 안타깝잖아요?
라고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거의 처음인 것 같은데.. 13기 만에 영업이익을 달성합니다. 별도재무제표기준 매출액은 1,556억 원에 영업이익은 26억 원입니다. 참고로 당기순손실이 162억 원인데, 그건 투자 받은 전환상환우선주(RCPS)가치 평가에 따른 손실 197억 원 때문이고, 이는 현금이 지출되지 않는 회계상 비용이기 때문에 그냥 무시하시면 됩니다.
첫 번째는 위에서 말씀드린 작은 시장의 한계이고,
두 번째는 전자책 특성상 책값이 싸기 때문에 출판사에 저작료를 주고 나면 남는 것이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낮은 수익성)
책통법이라고 불리는 이상한 법은 도서를 정가의 10% 이상 할인하지 말라는 것인데, 그동안 리디북스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우회하여 더 높은 할인을 제공해왔습니다. 도서를 10년, 50년씩 대여해주거나, 각종 쿠폰과 포인트를 제공해주는 방식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이 문제가 되며, 2020년 1월부터 모든 이벤트를 정가의 10% 이내로 하는 것으로 정책을 변경했습니다.
거의 원가율이라고 보셔도 될 것입니다. 이 비율이 2019년 83.8%에서 2020년 78.7%로 바뀝니다.
이 비율이 흑자전환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죠.
리디로서는 도서정가제 때문에 매출 상승률이 좀 둔화해 억울한 면이 있으면서도.. 그래도 단숨에 흑자로 전환하게 되어 고마운 마음도 있을 겁니다.
최근 3년간 매출액이 794억 → 1,147억→ 1,538억 원인데요.
약간 제 기대를 뛰어넘는 성장률이어서 신기했습니다.
작은 시장의 한계를 (책도 빌려주고, 고급 아티클도 읽을 수 있는)구독 경제로 돌파해 보자는 생각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막 1년 회원권을 엄청 저렴하게 팔고 그랬습니다.
리디셀렉트 매출액을 25번 주석에서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요. 2020년에 대략 116억 원, 2019년에 43억 원입니다.
리디셀렉트를 운영하기 위해 확보해야 하는 도서들을 생각해보면.. 엄청 만족스러운 숫자는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티클란에 들어가는 콘텐츠 투자를 많이 안 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지금은 거의 아웃스탠딩의 서브채널 정도로 운영되는 느낌?
요즘 K웹툰이 대세잖아요? 그래서 웹툰에 자원을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아마 가시적인 성과는 2021년을 봐야 알 것 같긴 한데.. 전략이 재미있습니다.
제가 나름 웹툰에 돈 좀 쓰는 헤비유저인데, 리디북스 웹툰 인기 순위를 쭉 보니깐.. 보고 싶은 웹툰이 한 개도 없습니다. 웹툰이 별로라는 게 아니라 타깃이 전혀 다릅니다.
대충 훑어봐도 여성향의 만화가 대부분이고, 가격도 비싸요~ 한편에 300원인 웹툰이 많습니다! (원래 회당 200원이 국룰인데 최근에 조금씩 바뀌는 추세)
즉, ‘구매력 있는’ ‘여성’을 타깃으로 합니다. 이분들은 가격 민감도가 크지 않기(비싸도 맘에 들면 구매) 때문에 이 정도면 웹툰 후발주자로서 들어갈 수 있는 니치한 마켓이지만, 나름의 볼륨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전략으로 보입니다.
이 열쇠가 잘 맞아 들어가고 있는지 현재 단계에서 정확하게 판별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회사의 선수금(부채) 규모가 간접적인 힌트가 될 수 있습니다.
고객이 결제를 위해 맡겨 놓은 금액인 선수금 잔액이 늘어나면 미래의 매출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데요.
그 금액이 19년 말 73억 원, 20년 말 101억 원입니다.
아직은 변화 폭이 크지는 않지만 상승 추세에 있다는 점은 좋은 신호이며, 2021년에 이 숫자가 얼마나 늘어났는지 보면 리디의 미래 전략 성패를 간접적으로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해당 글은 파인드어스 이재용 교육본부장과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