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자체가 하나의 프로덕트인 시대
사실 조금 부끄럽다. 마치 슈퍼스타 선수들만 모아 놓으면 완벽한 축구팀이 될 것이라고 착각하듯, 좋은 덕목을 만들어 놓으면 ‘알아서 잘 될 줄’ 알았다. 안일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나 진짜 문화는 벽에 보란 듯 걸어놓은 사명 선언문과는 전혀 다르다. 책의 원제목이 What you do is who you are인 이유다. 물론 훌륭한 제품과 전략 없이는 아무리 문화가 단단해도 성공할 수 없지만, 모두를 묶어주는 명확한 문화가 없다면 그 조직은 단기적인 ‘장사’로 끝나게 될 것이다. 최강의 조직이 되는 정답은 없다지만, 행동은 절대적인 요소다.
[책 내용과 개인 생각, 그리고 비즈니스 지식 커뮤니티 ‘부런치‘에서 나온 최소한의 견해를 더했습니다]
당신이 누구인가는 벽에 보란 듯 걸어 놓은 가치 목록으로 설명할 수 없다. 행동이 곧 당신 자신이다. 결국 말이 아닌 행동이 전부다. 무엇보다 내가 없어도 구성원들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행동하기를 바라는 장치가 되려면 매우 고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특히 여러 상황에서 내리는 어려운 결정들이야말로 문화를 규정하는 결정적인 요소다. 문화에 자신을 반영해 진실하고 윤리적으로 설계해야 하는 이유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라도 모든 조직에 정답인 것은 아니다. 자신에게 스스로 충실할 수 있는 문화를 설계하라. 우리 팀이 처한 현실과 다른 ‘멋진 것’을 들고 와서 조합한들 온전히 우리 것이 되기도 어렵고 괴리만 생긴다. 겉으로는 그럴싸해 보이는 ‘문화’들이 실패한 원인을 명확하게 깨달았다. 자신을 반영하지 못했으니 공감하지도, 지키지도 못하는 거다. 물론 나 자신을 투영한 문화는 단점까지도 같아질 수 있어 변화해야 하기도 한다는 점!
디테일에는 실제 상황의 구체적 액션을 서술해야 한다. 조직 문화는 내가 없어도 구성원들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행동하기를 바라는 장치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생활하면서 겪는 문제 중에 기업 목표나 사명선언문에 의지해 답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이런 질문에 대한 직원들의 대답이 바로 ‘당신 회사의 문화’다. 누군가가 선을 넘는 방식으로 행동한다면 어느 정도는 당신의 문화가 그런 행동이 용납되도록 만들었다는 사실.
수년간 조직문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단순명료해서 기억하기 쉬워야 하고, 구성원들이 그 규칙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조직의 규칙이 곧 문화가 된다. 그 규칙이 뇌리에 남아 절대 잊을 수 없어야 내재화되기에 파격적이고 극적이기도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왜?’라는 질문을 반드시 끌어내야 한다. 이에 대한 이유를 구성원들은 거의 매일 그 규칙을 맞닥뜨리면서 되새기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때론 일벌백계도 해야 한다.
리더의 절대적 언행일치가 시작이자 끝이다. 조직 문화는 단순한 믿음이 아니라 행동들이 합해진 결과물이다. 따라서 타협할 수 없는 문화적 원칙을 만들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게끔 하려면 리더들의 솔선수범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문화는 리더가 관여하지 않을 때 회사가 뭔가를 결정하는 방식인데, 나조차도 지키지 않는 덕목을 누가 우선순위로 여기겠나. 오직 명백하고 순수한, 있는 그대로의 진실만을 알릴 때 신뢰가 구축된다.
‘신생아’ 시절의 첫 시작은 너무나 중요하다. 날 것의 우리 문화를 만들 수 있는 골든 타임이니까. 같은 맥락으로 문화 오리엔테이션은 원하는 문화는 물론이고 그 문화를 어떻게 구축할지에 대한 로드맵을 명확히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어떤 행동이 보상을 받을까? 엄중한 징계를 받을 행동은 무엇일까? 문화에 대한 첫인상은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입 채용 과정은 조직이라면 제대로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모 심사역님의 명쾌한 설명을 빌린다. 시총 TOP 회사들을 보면 대부분이 IT기업이다. 최고의 자원이 사람들인데, 거칠게 말해 생산 수단인 그들이 고장 나지 않게 하기 위한 장치다. 즉, 문화는 구성원을 계속해서 붙잡아 두고 새로운 멤버들이 더 들어오게 하기 위한 생존의 지속 방편이다. 조직 자체가 프로덕트가 되는 시대로 가고 있다. 그렇기에 문화와 비즈니스 전략 둘 중 무엇이라도 성공시키고 싶다면, 둘은 반드시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한다.
구성원들은 문화를 통해 자신을 더 잘 알게 되고, 조직의 목적에 대해 이해하게 되며, 그 비전에 맞는 동기부여를 얻고 소속감까지도 느끼며 무엇보다 ‘행동’하게 될 것이다. 문화에 회사의 설립 취지와 리더가 추구하는 원칙에 기반한 덕목, 명백한 윤리와 일하는 방법과 같은 규칙까지 다양한 분야의 주제를 담으려는 이유다. 핵심 문화와 하위문화로 구분되기도 하고, 세부적인 인재상을 설정하기도 해야겠지만 가장 큰 틀은 분명하다.
누구나 알다시피 완벽한 문화는 없다. 그저 지금보다 더 나아지는 데 목표를 두어야 한다. 문화는 한 번 설계했다고 끝이 아니고 끊임없이 알려야 하며 또한 계속해서 진화시켜야 한다. 조직 성과에서 가장 중요한 측면들은 하나같이 문화가 좌우하며 위대한 성공 뒤에는 위대한 문화가 있다.
물론 원칙을 매 순간 지킬 수는 없다. 잠시 생존에 밀려 포기하는 ‘전시’도 올 것이고, 비즈니스 논리 앞에서 매번 위험에 놓일 것이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을 비롯해 연속해서 마주하는 여정 속에서 내리는 결정을 통해 문화가 우리의 거울이 되어줄 것이다. 당신이 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 이것이 바로 위대한 문화를 창조한다는 뜻이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리더가 된다는 뜻이다.
평하자면 이 책은 제갈량이 조운에게 챙겨준 비책 꾸러미 같다.
사업을 할 때 두고두고 볼 수 있는 책이 딱 열 권이라면 그중 하나로 당장 고르겠다. 추천도 5/5!
류태준님의 브런치에 게재된 글을 모비인사이드가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