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손인호 변리사입니다.
바나나맛 우유로 유명한 브랜드 빙그레와 서울우유가 '맛단지' 상표권 분쟁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바나나맛 우유’ 제품이 1974년 출시되어 47년간 꾸준한 인기를 얻는 비결에는 바로 ‘단지 형상‘이라는 독특한 용기가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얼핏 보기에 달라 보이는 두 제품에 대해 어떠한 이유로 상표 분쟁이 지속 중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상표(Trademark)’는 자신의 상품과 타인의 상품을 구별하기 위해 사용하는 표장을 말합니다.
유제품에 ‘바나나맛우유’라는 표장을 사용하는 경우와 ‘맛단지’라는 표장을 사용하는 경우 소비자들은 어느 브랜드인지, 누가 판매하는 제품인지 표장으로 쉽게 구별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상표는 한글이나 영문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자신의 독특한 로고를 상표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많은 기업이 물품의 독특한 형상으로 자신의 상품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경우 물품의 입체적인 형상에 대해 상표를 획득하여 자신의 상표를 보호받는 것도 하나의 전략입니다.
빙그레와 서울우유에서도 자신들의 제품들을 ‘입체상표’로 등록받아 보호받고 있습니다.
입체상표는 입체적 형상을 비교하여 양 상표가 비슷한지 판단하게 되므로, 서로 다른 형상을 가지는 두 입체상표는 이번 상표권 분쟁에서는 다투어지지 않았습니다.
빙그레와 서울우유가 다투고 있는 상표는 ‘맛단지’ 상표권입니다. 서울우유가 등록받은 한글상표 ‘맛단지’가 빙그레가 등록받은 ‘단지우유’와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빙그레 측은 자신의 등록상표 ‘단지우유’ 중에서 ‘단지’ 부분을 포함하고, ‘단지’ 형상을 한 입체상표의 사용 실적을 고려할 때 서울우유 측의 등록상표 ‘맛단지’에는 상표 무효사유가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하지만, 특허심판원은 ‘맛’과 ‘단지’의 결합으로 ‘맛을 넣어 두는 항아리(맛있는 것을 넣어 두는 항아리)’의 새로운 의미가 생겨나고, ‘맛단지’의 호칭도 ‘단지우유’와 차이가 있다는 이유로 양 상표가 비유사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특허심판원에서는 ‘단지’ 부분이 수요자의 관심을 끌만큼 중요한 부분으로 판단하지 않은 것입니다.
빙그레 측은 자신의 등록상표 ‘단지우유’ 중에서 ‘단지‘ 부분이 수요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고 재차 주장하였습니다.
그리고, 1974년부터 2015년 말까지 제품의 누적 판매량이 약 67억 개에 달한다는 점도 증거로 제시하였습니다.
특허법원은 ‘단지’ 모양의 용기가 빙그레의 바나나맛 우유를 출시한 이후에 40년간 판매되며 수요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점을 고려하였습니다.
특허법원에서는 ‘단지’ 부분을 상표의 중요 부분으로 판단하게 되면서 심판원의 결론을 뒤집게 되었습니다.
서울우유 측이 대법원에 상고 의사를 밝힌 만큼 분쟁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표법은 양 상표를 비교할 때 실제 소비자들이 어떻게 브랜드를 인식하는지, 제품의 판매량과 사용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고 있습니다.
빙그레의 트레이드마크인 ‘단지’, 소비자들의 인상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것입니다.
손인호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