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플랫폼들은 이용자에게 단순한 쇼핑몰이 아닙니다. 자신을 드러내고, 나와 비슷한 취향의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놀이공간이죠. 이렇게 이용자 간의 자발적인 커뮤니티가 생성되는 플랫폼을 ‘커뮤니티 커머스‘라고 부르는데요. 성장 속도와 실행력이 다른 커머스 플랫폼에 비해 무서울 정도로 빠릅니다. 그 동력은 바로 이용자에 있습니다. 이용자가 다른 이용자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플랫폼을 활성화하면, 플랫폼은 그 동력을 기반으로 판매를 증진하는 겁니다.
더에스엠씨콘텐츠연구소는 커뮤니티 커머스를 이용해본 MZ세대 1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밀레니얼 전기세대 15.7%, 밀레니얼 후기세대 62.7%, Z세대 21.6%) 보다 직관적으로 MZ세대의 커뮤니티 커머스 이용법을 수집하기 위해,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을 커뮤니티 커머스의 표본으로 설정했고요.
<오늘의집>은 2014년 인테리어 커뮤니티 서비스로 시작하여 2016년부터 커머스 기능을 접목, 원스톱 인테리어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한편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인테리어 규모가 ‘방’ 단위로 좁아지면서 홈퍼니싱 트렌드가 등장했죠. <오늘의집>의 성장이 단순히 사회적 트렌드로 이루어진 것은 절대 아니에요. MZ세대 이용자를 모을 수 있던 비결은 취향형 콘텐츠와 이를 기반으로 탄생한 커뮤니티 덕분입니다.
이제 MZ세대는 홈퍼니싱을 통해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충분히 어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의집>은 제품을 판매하며 단순 커피 머신, 패브릭 포스터로 설명하는 것이 아닌 ‘홈카페 인테리어’, ‘부부가 함께 사는 빈티지 하우스’등 취향형 콘텐츠를 선보였죠. 인테리어 크리에이터의 수많은 콘텐츠가 빌드업(Build-up) 되면서 취향 데이터가 쌓이고, 자신의 취향을 인테리어로 표현하고자 하는 이용자를 유입한 겁니다. 더불어 이용자가 주도하는 커뮤니티는 <오늘의집>을 성공하게 만든 핵심 요인인데요. 102명의 리얼 보이스를 통해 더 자세히 분석해보겠습니다.
2021년 6월 기준 <오늘의집>의 MAU(월간 이용자 수)가 568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또한 응답자 102명 중 96명이 <오늘의집>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중 59.4%는 주 1회 이상 방문한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게다가 응답자의 5%는 주 5회 이상 접속, 1회 방문 시 평균 40분 가량 체류합니다.
놀라운 점은 구매 빈도였는데요. 월 1회 이상 구매한다는 비율이 약 43%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콘텐츠와 커머스가 결합하며 원스톱 구매를 돕기 때문인데요. <오늘의집>의 콘텐츠 스크랩 기능이 커머스의 장바구니 역할을 하며, 당장 구매하지 않는 이용자라도 잠재 소비자로 언제든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합니다. <오늘의집> 내 모든 콘텐츠는 태그 기능을 통해 바로 구매 페이지로 연동되거든요. 많은 콘텐츠를 스크랩해둔 이용자는 곧, 많은 제품을 스크랩한 잠재 소비자이기에 높은 구매 빈도를 기록할 수 있는 겁니다.
우리는 <오늘의집> 내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러 기능을 제시한 후, 어떤 기능이 가장 구매에 영향을 끼쳤는지 물어봤습니다. 상위 세 항목을 미루어 보았을 때 두 가지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는데요.
첫째, 이용자의 관여도가 높아질수록 커뮤니티는 거대해집니다. 먼저 응답자의 58.4%나 선택한 [사진]을 분석해볼게요. 이곳은 이용자가 주축이 되어 소셜 미디어에 사진을 업로드하는 것처럼, 자신의 인테리어 사진을 올리는 공간입니다. 의자 위 놓인 방석부터 나만의 부엌 공간까지 규모가 다양하죠. 이곳에서 이용자들은 댓글과 ‘좋아요’로 자신의 취향을 표현하고, 소통을 이어갑니다. 한 응답자는 “제 인테리어 사진을 보고 댓글을 남기는 사람들과 자주 소통하는 편이고,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 <오늘의집>을 하루에 몇 번씩 들락날락해요”라며 커뮤니티에 몰입된 모습을 보여주었어요.
둘째, 플랫폼의 전문성은 신뢰도를 높입니다. <오늘의집>은 800만 개 이상의 인테리어 콘텐츠와 인테리어 전문 에디터와 직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용자들은 <오늘의집>만의 트렌디하고, 프로페셔널함을 알고 있죠. 설문 결과 2, 3위를 차지한 [집들이]와 [노하우]를 살펴볼까요? 두 서비스는 이용자 혹은 전문 크리에이터가 올리고자 하는 포스트를 검수받고, 발행 신청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플랫폼이 주도하는 정보성 커뮤니티입니다. 이용자는 전문적인 정보와 가구 트렌드를 얻기 위해 해당 커뮤니티를 이용하며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죠. 이처럼 두 커뮤니티는 플랫폼과 소비자 사이의 유대 관계를 형성하는 발판을 마련합니다.
자아 표출
MZ세대에게 콘텐츠란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입니다. 응답자의 50.6%는 ‘콘텐츠를 통해 나의 취향과 능력을 드러내고 싶어서’ 자발적으로 업로드한다고 밝혔는데요. <오늘의집>은 이러한 심리를 파악하여 개인 프로필(마이페이지)을 포트폴리오처럼 구성했습니다. 단순 나열하는 사진이 아니라 거실/침실/주방/서재 등 공간을 나누어, 프로필만 보아도 인테리어가 한눈에 보일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죠. 이용자로 하여금 프로필의 빈 공간을 나만의 라이프스타일로 채우고 싶어하는 욕구를 건드는 것이죠. 콘텐츠를 더 많이 생산해내도록 말이에요.
타인과의 소통
커뮤니티의 핵심은 ‘티키타카’입니다. 손바닥 하나로는 손뼉을 칠 수 없다고, 콘텐츠만 있다고 해서 커뮤니티가 형성되지 않으니까요. 응답자의 47.1%는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싶어서’ 콘텐츠를 업로드해요. 정보 공유는 주요한 커뮤니티의 역할이기 때문이죠. 더불어 41.4%는 ‘나의 콘텐츠를 본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해서’라고 답했는데요. 이와 관련하여 한 응답자는 자신이 유용한 포스트를 올릴 때, 도움을 받았다는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뿌듯하고 전문가로 인정받는 느낌이라 앞으로도 정보성 콘텐츠를 꾸준히 업로드 하겠다는 의향을 밝혔어요.
베네핏
커뮤니티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UGC(User Generated Contents)입니다. 신규 이용자의 유입 허들을 낮추고, 다수의 UGC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리워드가 중요하죠. 응답자의 31%는 ‘다양한 이벤트 및 혜택이 주어져서’ 업로드 한다고 밝혔죠. <오늘의집>에서도 첫 사진을 올리면 1000 포인트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입니다. 이러한 리워드는 제품 리뷰를 활성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리뷰가 많으면 대세 제품으로 각인될 수 있기 때문이죠.
우리는 커뮤니티 콘텐츠를 ▲Q&A ▲이용자 리뷰 ▲소셜 미디어형 콘텐츠로 구분하였는데요. 커뮤니티 커머스 대표 플랫폼들이 세 카테고리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살펴보고, 성공 전략을 도출할 시간입니다.
Q&A 콘텐츠 | 파우더룸 [뷰티Q&A]
뷰티 커뮤니티 <파우더룸>는 2003년 네이버 카페에서 탄생하여, 현재는 뷰티 전문 커뮤니티 커머스 플랫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곳에는 코덕(코스메틱 덕후)이라고 불리는 사람부터 뷰잘알(뷰티를 잘 아는 사람) 꿈나무들이 모여있죠. 그리고 가장 활발한 커뮤니티 중 하나는 이용자 간 뷰티 정보를 주고받는 [뷰티Q&A]입니다. 질문과 함께 질문자의 뷰티 프로필(피부톤, 퍼스널 컬러, 피부 고민 등)을 표시되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자신과 비슷한 타입을 지닌 질문자의 글에 성의껏 답변하며 커뮤니티를 활성화합니다.
리뷰 콘텐츠| 무신사 [제품 후기]
패션 커머스 플랫폼이자 패션 포털 커뮤니티인 <무신사>의 리뷰에는 특별한 인터랙션 기능이 숨어있습니다. 바로 댓글 기능과 ‘도움 돼요’ ‘스타일 좋아요’, ‘재밌어요’ 등 스탬프 기능인데요. 리뷰 자체에서 이용자 간 인터랙션이 이어지는 것이죠. 이는 <무신사>의 숨은 리텐션 전략인데요. 1) 제품 구매 후 리뷰를 올리고 2) 자신의 리뷰에 달린 반응을 확인하고 3) 받은 반응에 대해 답변해주며 최소 3번 앱을 접속하기 때문이죠. 해당 기능으로 인터랙션이 많은 리뷰가 증가하자 <무신사>는 재미있는 후기를 선정해 ‘후기 모음’까지 따로 포스팅했습니다.
소셜 미디어형 콘텐츠 | 스타일쉐어 [스타일]
소셜 미디어로 시작한 패션플랫폼 <스타일쉐어>에서 가장 큰 활성 요인은 댓글입니다. <스타일쉐어>는 메인화면부터 상품을 나열형으로 진열하지 않고, 이용자가 직접 올린 SNS형 콘텐츠에 커머스 기능을 적용합니다. 하지만 이용자가 올리는 커머스 콘텐츠는 비교적 신뢰도가 낮죠. 따라서 믿음직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장치가 필요해요.
이를 위해 <스타일쉐어>는 댓글을 신뢰 장치로 판단하고, 콘텐츠를 보는 사람들이 쉽게 댓글을 남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어요. ‘정보좀요’, ‘담아가요’라는 문구를 클릭 한번으로 남길 수 있도록 텍스트 상단 바에 자동 완성으로 표시해두었으며, 콘텐츠에 반응하고 싶은 원츠를 캐치하여 동일한 상단바에 각종 이모지를 배치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콘텐츠의 댓글 수를 늘리고, 크리에이터 뿐만 아니라 그가 착용한 제품에 대해서도 ‘믿을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었어요.
앞서 세 사례를 통해, ‘플랫폼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서 이용자가 주도하는 커뮤니티를 만들어라’는 가설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더에스엠씨콘텐츠연구소는 설문조사를 통해 이러한 가설을 입증했는데요. 우리는 커뮤니티를 주도하는 주체에 따라, 커뮤니티의 활성화 여부가 달라질 것으로 판단하여 비교군을 제시했습니다. 전자는 이용자들이 주도하는 콘텐츠, 후자는 플랫폼이 주도하는 콘텐츠로요. 조사 결과, 전반적으로 이용자가 주도하는 콘텐츠가 커뮤니티를 활성화할 것으로 결론 내릴 수 있었습니다. 특히 ‘재미를 느낀다’와 ‘콘텐츠에 반응하고 싶다’의 측면에서 이용자형 콘텐츠가 우세했죠. 정리하자면, 실제 이용자들이 커뮤니티를 주도할 때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고, 이는 플랫폼에 대한 높은 몰입도로 변주되어 로열티까지 확장할 수 있습니다.
커머스의 핵심 요소로 떠오른 ‘커뮤니티’. 커뮤니티 커머스는 이용자의 이탈을 방지하고, 로열 오디언스를 형성하며 커머스 시장의 새로운 대안이 됨.
더에스엠씨콘텐츠연구소는 실제 커뮤니티 커머스를 이용해 본 MZ세대 10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
이용자들은 자신을 표출하고, 타인과 소통하며 플랫폼을 이용하며 베네핏을 얻기 위해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며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있음.
플랫폼이 판을 구축하고, 이용자가 커뮤니티 운영을 주도한다면? 몰입도는 물론, 로열티도 함께 상승할 것!
김용태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