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전 글인 트래킹과 타게팅의 종말, 이후 디지털 마케팅은? #01에서 이어지는 글이다.
앱 어트리뷰션을 도와주는 모바일 측정 파트너(Mobile Measurement Partner: 이하 “MMP”)들의 대응이 가장 빨랐다. 수익 모델과 직결되기 때문일 것이다. 앱스 플라이어(Apps Flyer), 애드저스트(ADJUST), 브랜치(Branch) 등 많은 MMP가 재빠르게 SKAN(SKAdnetwork)을 도입하고 애플이 새롭게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맞춰나가는 모습이다. 사실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따르지 않으면 iOS 생태계에서 모바일 광고 캠페인의 성과를 측정할 방법이 없다.
다만, MMP들은 SKAN을 보다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저마다 나름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앱스 플라이어의 SK360을 들 수 있다.
모바일 앱 광고 캠페인에서 SKAN이 미치는 영향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광고 매체별 캠페인 수 제한 – 애드 네트워크 – 앱 연결 1개당 캠페인 수가 100개로 제한.
포스트백 지연 – 최소 24시간 이상의 시간 지연.
사용자 기기 수준 데이터 제공 불가 – 리타게팅 및 유사 타겟 생성 불가.
투자 대비 수익률(ROI)과 고객 생애가치(LTV) 측정 제한
광고 사기(AD Fraud) 위험도 상승 – SDK 스푸핑 등 실제로 앱 설치가 이루어지지 않는 사기에 대처하기 어려워짐. 개별 광고 네트워크에 대한 신뢰도 저하 우려.
딥링크 사용 제약 – 특히, 디퍼드 딥링크(지연된 딥링크) 사용 불가. 최초 이용자 경험(UX)에 지장.
이용자 리워드 제공 불편
이러한 기능적인 제약 사항 외에도 몇 가지 구조적인 난제가 있다. SKAN으로부터 성과를 인정받은 매체만이 포스트백을 수신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서로 다른 여러 매체로부터 광고주가 SKAN 데이터를 취합해야 하는데, 여러 매체를 사용하는 경우 각 매체들의 기여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다행히, 애플은 광고주가 SKAN을 통해 포스트백을 직접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iOS 15부터 정식 지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면 애드 네트워크가 아니라 광고주 혹은 MMP가 데이터를 직접 수신할 수 있게 되므로, 광고 사기에 대한 위험성은 낮아질 것이다. 포스트백을 애드 네트워크가 보낸 것과 비교하여 검증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애드 네트워크와의 캠페인, 광고 세트, 광고 이름, 비용, 광고 노출, 광고 클릭 등 성과의 연동이 가능해진다. 현재 베타 버전은 이미 출시되어 있다. 앱스 플라이어를 비롯한 주요 MMP들은 이미 대응 중이다.
이전 글에서 언급한 대로, 2023년까지 크롬에서의 서드 파티 쿠키(3rd Party Cookie) 지원은 중단된다. 이미 2017년부터 모질라의 파이어폭스가, 2018년부터 애플의 사파리가, 그리고 그 뒤를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브라우저 등이 쿠키의 기능을 제한하였다. 그러나 전 세계 기준으로 60 ~ 70%가량의 점유율을 보이는 구글 크롬에서는 아직 지원이 되었다. 현재 크롬의 점유율은 국내 기준으로 데스크탑에서 68.7%, 모바일에서 38.8%로, 상당한 점유율을 갖고 있다.
쿠키(Cookie)란, 웹 브라우저를 통해 사용자가 방문한 웹사이트 내에 정보를 읽을 수 있도록 하는 데이터다. 웹 서버가 웹 브라우저에 저장했다가 서버로 보내주는 정보이며, 웹 페이지 방문 기록 등을 저장할 수 있다. 이 쿠키는 웹 방문자의 세션 관리, 추적, 개인화 등에 활용된다. 우리가 접하는 타게팅 광고는 이 쿠키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크롬의 서드파티 쿠키 지원 종료 시 웹 사용자의 타게팅 모수는 상당히 줄어들 것이다.
구글은 쿠키의 대안으로 플록(Federated Learning of Cohorts, 이하 “FloC”)이라고 하는 기술을 제시했다. FloC은 개인 정보를 완전히 익명화하고, 사용자를 집단으로 묶어 맞춤형 광고를 내보낼 수 있도록 한다고 한다. 하지만 기존의 쿠키를 통한 타게팅과 개인화 광고를 내보낼 수 있던 방식에 비해 효율성은 떨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2021년 7월 5일 보도에 의하면, iOS 14.5 앱 추적 투명성(App Tracking Transparency, 이하 “ATT”) 업데이트 이후 iOS 이용자 대상 모바일 광고비는 하락하고, 안드로이드 이용자 대상 광고비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드로이드 광고비는 iOS 대비 약 30% 정도 높아졌다. 브랜치에 따르면 ATT 도입 후 iOS 이용자의 약 77%가 앱의 데이터 추적을 거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iOS에서 타게팅 가능한 사용자의 모수가 약 33%로 줄어 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향후 iOS 이용자들의 데이터 추적 허용 여부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주요 광고 매체에서 데이터 추적 수락을 하지 않을 경우, 광고 매체들의 타게팅 정밀도는 상당히 하락할 것이다.
물론 여기에 더해 웹 브라우저에서의 서드파티 쿠키 지원이 종료되면 주요 광고 매체들의 타게팅 정밀도는 더욱 하락할 것이다. 앱 분석뿐만 아니라, 웹 분석의 정밀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케터들과 광고주는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까?
첫 번째, 검색 엔진 마케팅(Search Engine Marketing)의 중요도가 높아질 예정이다.
사용자의 검색 행동에 따라 검색 결과에 광고를 표시하는 검색 광고(Search Ad)는 ATT 동의 여부와 서드 파티 쿠키 지원 여부와 상관없이, 검색 사용자의 강력한 ‘의도’가 담긴, ‘검색 행위’의 결과에 노출되므로 현재까지와 같은 효과를 보여줄 것이다. 다만, 타 광고 매체들의 효율이 일제히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검색 광고에 몰리는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검색 광고의 입찰 경쟁은 심화되고, 광고 비용은 올라갈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목할 만한 것이 바로 검색 엔진 최적화(Search Engine Optimization, 이하 “SEO”)다. SEO는 유료 검색 지면이 아닌 자연 검색 결과에서의 순위를 높이도록 하는 일련의 최적화 기술과 작업이다. 향후 SEO는 트래픽을 합리적으로 확보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로 부상할 것이다.
두 번째, 콘텐츠 마케팅(Content Marketing)과 맥락 마케팅(Contextual Markeitng)의 중요도가 높아진다.
잠재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는 메시지 고안과 양질의 콘텐츠에 대한 중요도가 올라갈 것이다. 네이티브 애드의 활용도에 대한 더욱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해질 것이다. 또한 콘텐츠가 게재된 지면과 연관도가 높은 광고를 보여주는 맥락 마케팅 역시 기존보다 높은 수요를 보일 것이다.
세 번째, 퍼스트 파티 데이터(1st Party) 강화와 온사이트 마케팅(On-Site Markeitng)/인앱 마케팅(In-App Marketing)의 중요도가 높아진다.
일단 사용자를 한 번 유치하기가 어려워지고 사용자 한 명을 유입시키는 비용이 올라갈 것이므로, ‘고객 유치보다는 고객 유지’가 중요해질 것이다. 따라서, 방문한 이용자를 쉽게 내보낼 수 없게 되었다. 사이트에 방문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맞춤화된 배너나 팝업 등을 노출하는 온사이트 마케팅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각광받을 것이다. 그리고 이미 확보한 사용자의 데이터를 활용하고 재방문과 재구매를 유도하는 리텐션 마케팅의 중요도가 증대될 것이다. 또한 자사 데이터(Owned Data)의 확보가 중요해짐에 따라 퍼스트 파티 데이터도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우리 마케터들은 앞으로 보다 어려운 디지털 마케팅을 수행해야 한다. 기존에 마케팅 도구를 통해서 누리던 여러 편의성이 약화되면서, 마케팅은 잠시 혼란스럽고 어려워질 것이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본질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마케팅의 본질은 ‘가치 제안’이다. 성공하는 가치 제안과 메시지 고안, 잠재 고객의 인식 속에 어떻게 포지셔닝할 것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고객 중심 사고 방식’을 잊지 말자. 그러면 이 과도기와 혼란기 속에서도 우리의 마케팅 활동은 성취를 얻어낼 수 있다.
‘진정한 마케팅‘을 하자.
이재인(앰비션플랜)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