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분석이라는 분야는 어찌 보면 스킬 셋이고, 어찌 보면 마인드셋이고, 어찌 보면 하나의 직군이기에 시니어 데이터 분석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호한 경우가 굉장히 많다. 이는 데이터 분석가가 분석의 핵심은 회사에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지 수치를 뽑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망각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즉 데이터를 통한 분석으로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추진할 실력이 있어야만 비로소 회사에 가치를 전달할 수 있고, 이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시니어라고 생각한다.
어떤 직군이든 상관 없이 시니어가 된다는 것은 아래의 자질과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직군이 하는 일에 대한 전문성
팀의 장기적 비전과 로드맵
팀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만들고, 운영하고, 키워 나아갈지에 대한 생각
회사는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부서 및 팀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각 부서 혹은 팀의 리더는 단순히 자기 일을 잘하는 것을 넘어서 회사라는 시스템 내에서 팀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고, 그렇기에 어떤 부분에 집중적으로 자원을 투자하여 회사에 최대한의 가치를 기여할지 계획과 이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데이터 분석 팀 은 친숙하지 않게 들리는 팀이지만 동시에 근본적으로는 다른 팀과 별 다를 바가 없다. 즉, 데이터 분석 팀 리더 또한 팀의 현 위치, 미래에 대한 계획, 그리고 어디에 리소스를 투자해야 하는지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많은 데이터 분석가들이 이러한 역량을 갖추고 있지 않을 뿐더러, 이러한 역할을 하기 싫어한다. 마치 수학 문제 즐겁게 푸는 사람한테 그래서 수학과의 미래는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물어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이런 역량이 바로 시니어와 주니어를 나누는 경계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역량을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위와 같은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아래의 두 가지가 필요하다.
1. 거시적으로 보고 시스템적으로 사고하려는 노력
2. 자신의 분석 결과를 실질적 결과 및 실행으로 이어지게 하려는 투쟁 (노력이 아니라 투쟁이다)
회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그 속에서 각 부서가 어떤 역할을 가지고 있으며, 그 역할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어떤 패인 포인트를 가지고 있는지 이해해야만, 즉 회사라는 전체적인 시스템을 이해해야만 비로소 데이터 분석 팀이 어떤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이러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무작정 팀을 맞게 된다면 기존의 분석 업무만 진행하게 되고 팀원들은 그래서 내가 무엇을 위해 지금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혼란에 휩싸인다.
그렇기에 데이터 분석 팀장은 회사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지금 어떤 데이터 분석 프로젝트들에 자원을 투자해야 최대한의 성과를 올릴 수 있는지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즉, 로드맵과 그 로드맵의 달성을 측정할 수 있는 성과 측정 방법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팀장은 거시적 이해 및 로드맵에서 더 나아가 실행한 분석 결과를 실질적 성과 혹은 서비스적 결과물로 이끌기 위해 어떠한 장애물들을 거쳐야 하는지 경험해본 적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은 노력이라기보다는 투쟁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릴 때가 많다.
설득을 못해서 일수도 있지만, 무형의 아이디어를 눈에 보이는 결과물로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부서들의 협력을 얻어내고 또 반대에 싸워 나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험이 있고, 또 그 경험을 팀의 분석 결과물들에 적용할 수 있을 때에 비로소 팀원들이 만든 분석 결과를 실질적 서비스로 만들고, 그 결과를 통해 팀의 성과를 쌓아 나아갈 수 있다.
물론, 다시 말하지만 이는 수학 문제 즐겁게 푸는 사람한테 그 수학 지식을 서비스로 만들라는 요구와 마찬가지이다. 많은 데이터 분석가들이 이런 부분에서 실패하기 때문에 분석 결과가 단지 보고서로 남고 성과를 올리는 실행 결과물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어찌 보면 시니어 데이터 분석가란, 그리고 데이터 분석 팀장이란 데이터를 가장 잘 분석할 줄 아는 Product Manger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때도 많다.
결국 마지막의 마지막에 가면 우리가 어떤 직군에 있든지 상관없이 성과를 만들어야 하고, 이 성과는 현실에 대한 이해와 그 현실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노력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여름비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