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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biinside Apr 19. 2022

회사에서 글 쓰는 게 어려운 분들을 위한 체크리스트 2



보고서 제대로 쓰기 : 서식 이해하기



보고서를 처음 쓰는 주니어 분들에게 물어보면 보고서 한 부분 부분들을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 설명하지 못합니다. 왜 이 부분의 글씨 크기는 저 부분보다 크게 했는지, 아래 도표는 왜 들어간 것인지 만들 때 생각하지 못했다면 분명 본질을 명확하게 알려주는 보고서를 만들기보다는 그저 누군가가 만든 보고서를 덧댄 보고서를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겠죠. 보고서 쓰기의 본질은 핵심 메시지에 있고 서식은 본질이 드러나도록 돕는 멋진 조연입니다. 그런 서식의 역할을 이해한다면 제가 아래 말씀드릴 사례는 굳이 볼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보고서 한 페이지를 처음 보았을 때 눈에 들어오는 게 무엇인지가 중요하다고 주니어 분들에게 이야기합니다. 알록달록한 글씨와 두꺼운 선이 잔뜩 들어간 표, 뭔가 많이 쓰여 있지만 너무 작아서 읽을 수 없는 글씨. 보고서를 처음 본 순간 생각나는 게 이런 것이라면 이 보고서는 역할을 하지 못한 것입니다. 시간이 제약된 업무 환경에서 보고서는 대충 봐도 중요한 내용이 무엇인지 주장이 드러나야 하니까요.    







1. 폰트 크기는 하이어라키를 만듭니다 


폰트 크기는 그 자체가 메시지입니다. 24pt로 만든 문장과 14pt로 작성한 문장이 한 페이지에 있다면 당연히 24pt로 만든 내용이 더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더 크게, 잘 보이게 만든 데는 이유가 있다고 느끼니까요. 반면 모두 16pt로 작성한 내용이라면 위에서 아래로, 좌에서 우로 사람들이 보통 생각하는 방향대로 메시지를 읽을 것입니다. 그래서 폰트 크기는 반드시 구조적으로 정해서 작성해야 합니다. 더 큰 의미의 주장이나 개념은 세부 서술이나 근거를 위한 문장보다는 폰트가 커야 하겠죠. 문장의 레벨을 정해두고 각 레벨에 맞는 일관적인 폰트 크기를 사용해야 합니다.  




 




2. 눈이 피로하지 않을 컬러 사용 


보고서를 화려하게 만들면 잘 만드는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보고서는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닙니다. 의사소통 도구일 뿐이죠. 그래서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드러나면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되도록 알록달록한 보고서 색상 사용보다는 말하고자 하는 핵심만 눈에 보이도록 색상이나 굵기를 글씨에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글씨뿐 아니라 한 페이지를 이루고 있는 도식이나 그림 모두 한눈에 볼 때 가장 중요한 내용이 눈에 먼저 보이는지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은 그래서 일정한 톤을 놓고 보고서를 씁니다. 그린 계통이면 무채색인 검정, 흰색 계열을 주로 글씨나 도식에 활용하다가 중요한 메시지나 브랜딩을 위한 부분에 그린 컬러를 다양한 농도로 표현해서 강조합니다. 




3. 표 테두리는 얇게 


앞의 맥락과 같습니다. 검은색 진한 컬러에 두꺼운 프레임으로 만든 표는 가독성을 떨어지게 만듭니다. 기본 서식 세팅값으로 표를 만든 게 잘못은 아니지만 다른 것에 비해 너무 도드라지면 잘못입니다. 표의 주인공은 테두리가 아닌 표를 이루는 값입니다. 표의 세부 항목을 이루는 값이 잘 드러나도록 서식은 최대한 간소하게 표현해봅시다. 옅은 무채색 계열에 두께를 더 가늘게 하는 변화로 내용을 더 잘 보이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4. 통일감 있는 구성 요소 


보고서는 내용이 중요하며 서식은 중요한 내용을 강조하기 위해 쓰이는 것은 맞지만 기본적인 부분이 어색하면 내용에 눈이 들어오기보다는 ‘왜 이 부분은 이렇게 했을까’ 눈에 들어오기도 합니다. 한 구성 요소의 서식을 정했다면 비슷한 성격의 구성 요소도 같은 서식을 적용해야 자연스럽게 지나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도표를 설명하는 제목을 박스 속에 텍스트를 넣는 방식으로 하나 만들었다면 다음 페이지나 해당 페이지에서 만드는 다른 도표의 제목 역시 박스 속에 텍스트를 넣어 나타내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급히 만들거나 별 생각이 없다면 다른 도표 위에는 그냥 박스 없이 텍스트를 넣는 경우도 생깁니다. 구성 요소마다 다른 서식을 사용한다면 보고서 전체가 깔끔하지 못하고 눈이 필요 없이 머무르는 일이 생깁니다.    








제가 최근에 마주한 보고서를 생각하면서 몇 가지 예시를 들었지만 보고서에 왕도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보고서를 만들었다고 사실 좋고 나쁜 것도 아닙니다. 주장이 명확하고 근거가 뚜렷하면 되는 것이죠. 읽은 것과 안 읽은 것의 차이가 없는 보고서를 안 만들면 되는 것이죠. 하지만 이왕이면 서식을 쓰는 데 이게 왜 쓰이는 것인지 알고 더 잘 사용하면 좋다는 의도에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보고서 작성 후 초안을 두고 서식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돌아보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 회사에서 글 쓰는 게 어려운 분들을 위한 체크리스트 (1) 보러가기   




PETER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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