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직원이 더 잘 된다? 이게 무슨 소리일까요. 유능할수록 더 인정받고 더 나은 기회를 받아 더 좋은 대우를 받게 되는 게 자연스러울 텐데요. 그런데 가만히 직장 생활을 회고해보면, 주변을 둘러보면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역량이 높지 않은 사람이 나보다 커리어적으로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종종 목격합니다.
이런 직장생활의 아이러니는 왜 일어나는 걸까요? 리멤버에 올라온 김진수 님의 글을 소개합니다. 원 글에 자세한 내용과 풍부한 의견(댓글)이 있으니, 꼭 읽어보시기를 권해요.
리멤버 커뮤니티 원본 글 보기 > 무능한 직원이 더 잘되는 이유?
글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한 회사에 직원 A, B가 있습니다. 실적은 B가 훨씬 우수합니다. 덕분에 B는 인정을 받고, 많은 기회를 얻습니다. 여러 권한과 책임을 안게 되죠. 반면 A는 인정받지 못하니 금방 이직을 생각하게 됩니다. 회사 밖으로 눈을 돌리는 거죠. 실력이 안 좋으니 이직도 쉽지 않습니다만, 여러 시도 끝에 A는 새로운 회사로 가게 됩니다. 그사이 B는 원래 있던 회사에서 더 많은 일을 하게 됩니다. ‘믿을맨’이 되니 여러 문제에 소방수 역할로 투입되기도 하고요.
A는 이직한 회사에서도 크게 인정을 받진 못합니다. 얼마 못 가 또다시 이직을 생각하게 되죠.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소위 말해 ‘요령’이 생깁니다. 취업 시장에서 자신이 선택받기 위해 어떻게 이력서를 구성하고 커리어 패스를 짜야할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죠. 이직 타이밍도 기가 막히게 압니다. “아, 이 회사에서는 더 올라가기 힘들겠는데” 싶을 때 어김없이 새로운 회사를 찾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짧은 주기로 커리어를 점프업 시켜나갑니다. 점점 이력서가 화려해집니다.
B는 원래 있던 회사에서 계속 승승장구합니다. 그런데 A만큼 ‘점프업’을 하진 못합니다. 계속 인정 받고 새로운 기회를 얻는 만큼 이직 생각은 딱히 하지 않는데, 연봉이든 경험해 본 분야든 그 시야나 다채로움이 A만 못합니다. 회사는 저마다의 인사 제도와 평가 체계가 있고, 대부분 올라가는 데 있어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는 누구보다 소중한 인재가 B라고 말하지만, B는 A를 보며 “이게 맞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회사에 갇힌 기분이 드는 거죠.
이런 사례를 일반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주변에 이런 케이스가 있다는 건 분명하죠. 혹시 스스로를 B와 비슷하다고 느끼진 않나요? 당연히 B처럼 일하는 게 잘못 됐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능력을 발휘하고 회사에서 인정 받는 건 모든 직장인이 본받아야 할 모습입니다.
하지만 직장인이라면 언제나 스스로가 구인/구직 시장에 나와있는 인재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어떤 사업의 주인이 아닌 피고용인이라면 자신의 상품 가치가 적절히 대우받고 있는지 알고 있어야 하죠. 한 회사에만 있다 보면 내 객관적 가치를 잊게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스카웃 플랫폼에 내 프로필을 올려놓고 어떤 제안이 들어오는지 보거나, 업계 내 연차, 경력의 연봉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스스로의 가치를 알고 그에 맞는 대우를 추구하는 것도 직장인이라면 꼭 필요한 능력이죠.
무조건 이직을 추구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그렇게 내 객관적 가치를 가늠할 수 있게 되면 몸 담고 있는 회사에도 합당한 요구를 할 수 있습니다. 만일 적정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데 회사에서 처우를 개선할 생각이 없다면, 그때는 다른 길을 찾아보는 게 맞겠죠. 이 미스매치가 오래될수록 커리어 패스는 꼬일 확률이 높으니까요.
이른바 대이직 시대입니다. 평생 직장은 더이상 없으며 전보다 많은 직장인들이 더 나은 직장을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입니다. 이럴수록 회사는 B와 같은 인재의 가치를 선제적으로 알아보고 그에게 걸맞는 대우와 기회를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 인재의 객관적 가치를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죠.
인사제도, 지금까진 이런 경향이 강했습니다. 한 회사에서 나름의 연차, 직급별 연봉 수준과 대우를 정하고 그 안에서 모든 임직원을 운용해오곤 했죠. 더이상 인재가 회사에 종속되는 형국이 아닌 요즘은, 회사도 객관적인 구인/구직 시장의 트렌드를 파악해야 합니다. 우리 회사만의 기준이 아닌 좀 더 넓은, 인재 시장에서 통용되는 가치에 따라 직원을 대우하는 태도야 말로 ‘인사가 만사다’라는 원칙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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