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의 중요성
일을 잘하고 똑똑한 것은 중요하다. 특히 나이가 어리고, 연차나 직급이 아직 높지 않아 실무를 주로 하는 경우에는 특히 그렇다.
만약 경력이 5-10년을 넘어가면서 작은 팀이든, 큰 팀이든 일정 규모 이상의 팀원들을 리딩 하는 입장이 되면 어떨까? 여전히 일을 잘하고 똑똑한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해지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똑똑하고 이력서도 화려했던 한 리더는 1년도 되지 않아 회사를 떠나야만 했다.
일전에 한 스타트업에서 근무했을 때 일이다. 당시 회사에서는 적극적으로 추진해보려던 신사업이 하나 있었고, 이를 위해 그 팀을 이끌 수 있는 리더를 외부에서 채용했다.
그 리더는 말도 똑부러지게 하고 에고도 몹시 강한 사람이었다. 보아하니 학력도 좋고, 이전에 근무했던 직장도 훌륭했다. 이력서 상으로는 흠을 잡을 곳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그 리더는 어떻게 됐을까? 놀랍게도, 그 리더는 해당 사업을 맡은 지 1년도 채 안되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회사를 그만두어야만 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아쉽게도 이력서도 훌륭하고, 말도 똑부러지고, 똑똑하고 일도 잘하는 것 같았던 이 리더에게는 큰 약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을 몰랐다는 것이다. 더 정확히는 주변 사람의 마음을 떠나게 만드는 사람에 가까웠다.
그 리더는 팀원의 생각이 본인의 생각과 다르면 ‘왜 그렇게 생각하셨는지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요?’ ‘혹시 이런 방향은 어떠세요?’라고 하면 될 대화를 ‘전 그렇게 허락한 적 없는데요’ ‘말도 안 되는 것 같은데요’하고 묵살하거나 비난하기 일쑤였다.
유관 부서에서 다소 불필요해 보이는 협조 요청이 들어오면 ‘무슨 사정으로 이런 요청을 하신 걸까요?’ ‘지금은 여유가 없어서 그런데 혹시 언제까지 필요하실까요?’라고 소통하면 될 것을 ‘왜 이렇게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저희는 못하겠는데요’라며 까칠하게 답을 하니 아무도 그를 좋아할 수가 없었다.
결국 팀원들은 그 리더를 몹시 싫어했고 나중에는 리더를 무시하고 팀원들끼리 단독으로 행동하는 경우까지 생겨났다. 리더가 무슨 생각을 하든, 얼마나 똑똑하든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어차피 구성원들이 더 이상 그의 의견을 듣고 따를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일을 할 때는 일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지지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절대 혼자서는 모든 일을 다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관 부서나 내 팀원 분들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면, 내가 얼마나 똑똑하고 일을 잘하는 사람이든 절대로 큰 일을 이루어낼 수 없다.
본인이 똑똑하고 일을 잘한다고 해서,
주변 사람들을 존중하는 마음을 잃어버리진 말자.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 바로 ‘함께 일하는 사람의 감정을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직장 동료끼리 성격도 다르고 일하는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방향성도 다를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절대로 지켜야 하는 것이 있다면 절대로 상대방이 내게 등을 돌리게 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아무리 내가 선임, 상사라고 하더라도 팀원들이 나를 너무 싫어한다면 내가 지시하는 대로 팀원들이 나를 따라올 거라고 생각하기 힘들다. 지시를 따르더라도 형식적일 것이고, 진짜로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누가 봐도 상대방이 틀렸고, 일이 제대로 안 되는 것 같은데 언제 감정까지 다 챙깁니까?’라고 말이다.
나는 그러면 이렇게 대답을 하곤 한다. 다른 사람을 존중하면서도 원하는 바를 잘 관철하거나 유도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 없이 본인의 똑똑함만 믿는 사람은 본인이 반쪽 짜리 인재는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게다가, 내가 하는 말이 늘 100% 옳으리란 법도 없다. 혹시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정말로 큰 오산이다.
협업을 잘 해내지 못하는 사람을,
좋은 역량을 갖춘 인재라고 할 수 있을까?
인간이 그 신체 조건이 다른 동물보다 열악함에도 만물의 영장이 되고, 이렇게 발전한 문명을 이룰 수 있었던 건 인간이 바로 ‘협업의 동물‘이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와 협업을 통해 결과를 만들어낸다. 우리는 스스로가 역량 있고 똑똑한 줄 알고 살지만, 지구에 덩그러니 나 혼자 남는다고 생각하면 홀로 해낼 수 있는 일이 과연 얼마나 될까? 아마 하루 3끼 챙겨 먹는 것조차도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과 조화롭게 협업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어떻게 보면 진화의 여정 속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사람인 것이다.
본인이 똑똑하고 일을 잘한다고 해서 주변 사람들을 존중하는 마음을 잃어버리진 말자.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자아를 가지고 주도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좋은 리더는 주변 사람들이 스스로 좋은 선택을 하게 만든다.
좋은 리더는 주변 사람들을 존중하고, 본인의 똑똑함을 자랑하기보다는 주변 사람들이 스스로 좋은 선택을 하게 만든다. 사람들에게 좋은 질문을 던지고, 경청하고, 더 좋은 질문을 던지는 과정을 반복하여 내 아이디어보다도 더 좋은 답을 주도적으로 찾아가게 만든다.
다 말이 쉽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참고로 글을 쓰고 있는 필자도 마찬가지다 ^^; 그렇기 때문에 일도 잘하고 사람의 마음도 잘 얻어서 최상위 리더가 되는 사람은 극히 소수일 수밖에 없는 듯하다.
이와 관련하여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Quote로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사람은 자신에게 통제권이 있다고 느끼고 싶어 한다. 다시 말해 운전석에 앉고 싶어 한다. 우리가 사람들에게 뭔가를 시키려고 하면 그들은 힘을 빼앗긴 기분을 느낀다. 스스로 선택을 내렸다기보다 우리가 그들의 선택을 대신 내려주었다고 느낀다. 그래서 원래는 기꺼이 하려고 했던 일조차 싫다고 하거나 다른 짓을 한다.”
– 조나 버거
해당 콘텐츠는 Man on the Grid님과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