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거는 사명을 메타로 바꾸면서까지 메타버스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였고, 많은 이들은 그것을 메타버스 시대를 여는 또 다른 신호라고 보고 있습니다.
첫 번째 신호는 이제는 모두 아시다시피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이 발표한 바 있죠?
“METAVERSE IS COMING.”
하지만 페이스북, 아니 메타의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메타는 올해 첫 6개월 동안 리얼리티 랩 부문에서 58억 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은 메타버스에 지속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는 주커버거가 지속적으로 메타버스의 미래의 잠재 시장이 연간 수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메타버스는 메타의 미래 먹거리이지만 현재 사업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입니다. 페북과 인스타 이 두 플랫폼 모두 다 어려워진 광고환경과 틱톡 등과의 경쟁, 환율 등의 이유로 지난 분기 매출이 소폭 감소하고 있습니다. 메타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긴축경영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메타뿐만이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그렇게 해야 하는 상황이죠?
이렇게 메타는 긴축 경영에 돌입하면서 동시에 메타버스 구현을 위한 VR 기술개발과 새로운 광고 도입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도 메타버스 기술에 대한 진척과 계속된 업데이트를 보여주는 것도 회사의 비전을 제시하는 데 중요하지만 다양한 광고 시도로 수익을 회복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고 합니다. 회사의 먼 미래를 위해 기술과 돈을 쏟아붓고 있지만 현재 수익구조가 튼튼해야 결국 미래도 보장할 수 있지 않을까 저는 생각합니다.
이건 메타의 주식을 들고 있는 주주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최근의 메타버스 업계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가 깐부를 먹은걸 볼 수 있습니다. 메타는 10월 12일 메타버스 라이벌이었던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파트너십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저는 그 기사를 보고 일이 참 재미있게 돌아간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와 반대 진영은 애플과 구글입니다. 둘 다 우리가 잘 아는 플랫폼 기업이죠?
메타는 MS와 하나의 진영을 구축한 것을 , “메타의 임무는 인터넷 역사의 다음 페이지인 ‘메타버스’를 위해 개방적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마크 주커버거가 말하는 개방적 생태계의 반대되는 개념의 대표는 아무래도 애플의 앱스토어일 겁니다.
메타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이라는 SNS 기반으로 자라온 기업입니다. 반면에 애플은 앱스토어를 통해 마켓을 제공하고 거래의 중간에 수수료를 떼어가는 플랫폼 기업입니다. 메타와 애플의 사이가 좋지 않은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죠.
메타는 지금까지 애플의 생태계를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애플도 메타가 벌여놓은 ‘메타버스’의 판에 발을 들이지 않기 위해 까치발을 들고 걷는 중입니다. 한번 덫에 걸리면 자신들도 메타처럼 될지 모르니 말이죠.
애플은 메타버스라는 말을 의도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서 VR/AR을 통해 메타버스를 준비하는 중인 아주 재미있는 상황입니다.
메타버스란 용어를 사용하든 사용하지 않든 간에 메타와 애플은 메타버스를 사이에 두고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마크 주커버거는 애플의 앱스토어는 개방적 생태계와 대비되는 폐쇄적인 플랫폼이라고 지목하며, 과거 인터넷은 애플과 같은 폐쇄적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성장했다면서 메타버스 시대에는 다른 생태계를 요구하고 있으며 우리의 역할은 개방형 생태계가 승리하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애플은 앱스토어로 대표되는 플랫폼 기업이고, 메타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주력인 SNS 기업입니다. 구조상 이 둘이 관계가 좋을 수 없습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앱스토어의 그물 안에 있고, 메타는 그 그물을 찢고 큰 바다로 나가려고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이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최근 메타는 실적이 월가의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서 25%가량 폭락하기도 했습니다.
메타버스는 인터넷의 다음 장이라고 할 만큼 기대가 되지만 그것이 실제로 돈을 벌어다 주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강성모님이 블로그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