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PM의 성장기
리텐션, UA, 지표, 유저의결, 협업
저는 패션 by Kakao(이하 패바카)라는 서비스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개발자/디자이너/MD/마케터 분들과 소통하며 우당탕탕 서비스를 발전시키고 있죠. 초기 커머스의 전 영역을 담당한지도 이제 어언 1년이 되어 갑니다. 단순히 제품뿐만 아니라, 예산/프로모션/CRM 등 제품과 거래액/유저를 포괄적으로 바라보고 운영하며 배운 작은 것들을 써보려 합니다.
패바카를 만들면서 가장 놀라는 부분입니다. 시장에는 다양한 유저가 있고, 이들은 각자 다른 문제(니즈)를 가지고 있다는 말은 익히 많이 들어왔을 것입니다. 하지만 편견이 깨트려지는 경험을 하기 전까지는, 이 말은 그냥 단순히 일반적인 지식에 불과했습니다.
패바카는 4050 여성을 위한 ‘소호(보세)’ 커머스입니다. 저는 온라인 소호(보세) 시장이 1020에서만 통용될 줄 알았습니다. 남자인 저를 기준으로는 2030만 되어도 대부분의 남자들은 브랜드 의류를 많이 구매하기에, 4050이 보세 의류를 구매하는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저희 어머니도 주로 브랜드 의류 혹은 아울렛을 애용하셨죠. 그래서 저에게는 패바카가 성장할 수 있을까란 의문이 자연스레 생겼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편협한 생각은 패바카의 유저분들을 만나면서 깨트려졌는데요. 실제 4050 유저분들은 패바카에서 의류를 구매했고, 한번 구매하면 지속적으로 남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브랜드 의류를 할인해서 판매하는 아울렛 커머스(퀸잇, 하프클럽 등)가 있음에도, 저렴한 보세의류 커머스인 패바카를 찾는 유저분들은 지속적으로 늘어났죠.
위와 같은 유저의 결(니즈)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던 근거는 리텐션에 있습니다. 흔히들 ‘리텐션은 왕이다’라고 말합니다. 유저의 80%는 앱 설치후 3일 이내에 떠난다고 하죠. 그만큼 리텐션은 매우 중요한 지표입니다.
그렇기에 패바카의 리텐션을 볼 때, 놀라움과 희망이 보였던 거 같습니다. 패바카는 초기에 UA 마케팅을 아주 소극적으로 집행했는데요. 프로덕트 마켓핏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는 시기였습니다. 놀랍게도 기대 이상의 유저분들이 계속해서 찾아주셨고, 한번 구매를 하면 지속적으로 구매해주셨습니다.
그렇기에 저희(그룹리더님과 운영리더님)는 UA 마케팅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진행해보았는데요. 특정 예산 구간까지 갔을 때는 거래액의 개선관 함께, 유저리텐션/회원가입률 등이 방어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UA로 유입된 유저는 재구매층을 두텁게 만들었고, 건강한 성장의 기반이 되었죠.
하지만 특정 예산 구간을 넘어가자 거래액은 상승하지만, 유저리텐션 등이 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했는데요. 이는 UA로 유입된 유저의 타겟군이 넓혀짐과 제품이 아직 준비되지 않은 것이 원인이지 않을까 합니다.
위와 같은 생각들을 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들을 지속적으로 봐야 하는데요. 저는 해당 지표들을 퀵사이트/리대시 등등에서 따로따로 봐왔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리더님께서 지표들을 데일리로 공유하고 논의하자고 하셨고, 이를 위해 가내수공업으로 일일이 지표들을 엑셀시트에 옮겼습니다.
놀랍게도 기존에도 봐오던 지표들을 엑셀 시트에 합쳤을 뿐인데도, 이전보다 더 쉽게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설치수와 회원가입률의 관계 등 지표들의 상관관계를 더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던거죠. 이는 제가 제품의 상황을 진단하는데에 아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MD, 마케터분들과 논의하고 거래액 관리, 프로모션 등을 계획하면서 다시 배우는 건 제품은 기반이고, 거래액의 성장은 운영단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입니다. 제품은 스테디한 유저 접속/거래 트렌드를 만들어 갑니다.
하지만 제품은 서비스 밖에 있는 유저에게는 아무런 힘을 뻗칠 수 없습니다. 서비스 밖에 있는 유저에게는 푸쉬/플친메시지/이메일 등의 CRM 활동이 필요합니다. 잘 짜여진 CRM 시나리오는 이탈할 유저를 붙잡고, 거래를 만들어 냅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CRM 프로세스를 만드는게 참 어려운 작업이란걸 많이 배웁니다.
CRM에서 가장 중요한 건 유저가 흥미를 느낄만한 요소들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중 가장 큰 건 기획전/프로모션 등의 이벤트입니다. 유저들이 좋아하는 브랜드와 상품을 선별하여 혜택을 제공할 때, 유저들은 즉각적으로 반응합니다. 이를 위해 MD님들의 유저의 흥미를 끌만한 상품 선정 등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배웁니다.
위와 같이 (예산 관리 등등을 포함하여) 넓은 범위의 일을 하면, 단일한 작업에 대해서는 세밀하게 힘을 쏟지 못합니다. PRD에서는 주요한 로직과 방향만 적힐뿐 세밀한 부분들은 놓칠때도 많습니다. 모든 부분에서 그렇죠. 그렇기에 결국 모든 일들을 채우고, 만들어가 주시는 분들은 개발자/디자이너/MD/마케터와 같은 분들입니다.
일을 할 수록 각자의 전문성과 자발성, 책임감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Tree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