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성장을 위해 직장으로부터 악용당하지 않으려면…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도우면서 직장생활을 한다. 얽히고설킨 관계에서 지향하는 목적과 달성해야 하는 목표로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그 연결을 수시로 확인하는 경쟁 또는 견제활동을 하며 함께 나아가야 한다. 그래서, ‘도와주세요’라는 말을 서로 잘하지 못한다. 그보다는 ‘부탁드립니다’라는 말이 입에 더욱 착 붙는 환경이다. 한 팀과 조직에 있어도, 다른 팀과 조직이어도 모두 마찬가지다. 그게 매너고, 예의라고 인식된다.
그러다 보니, 부탁을 하거나 들어주는 것을 ‘도움을 주고받는다’로 이해하지 않고, 하기도 어렵다. 상황이 여의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분명 내 시간과 비용, 에너지 등을 들여서 하는 일임에도, 내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을 위해, 우리 조직과 사업을 위해 하는 일임에도 말이다.
게다가 이런 류의 부탁하거나, 받는 일은 대부분 ‘중요하고, 어렵고, 가치가 있는 일’이 아닌 경우가 많다. 딱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완성되지 않는다기 보다는, 누군가 전담해서 그 부분을 해결 또는 처리해줄 때 약간의 효율화가 진행되는 수준이다. 그러다 보니, 으레 거대 명분을 들먹이며 ‘당연히 들어줘야 된다’라고 말하거나 생각하고 이행하는 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용하고, 이용당하는 것이 보통이다.
최악은 악용당하는 것이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보면 결국 서로가 서로의 단기, 중장기적 이익을 위하여 ‘이용하는 꼴’에 가깝다. 단, 그걸 노골적으로 ‘이용한다’고 말하지 않을 뿐이다. 물론, 갑과 을 등의 계약상 관계에 의해 열악한 구조 또는 환경 속에서 일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직장 내의 모습이 비슷하다. 어디든 갑과 을은 존재하고, 목소리 굵고, 크고, 힘 쎄 보이는, 지분 많은 사람이 갑이다.
결국, 내가 (회사 안 또는 회사를 나가서) 갑이 되거나 아니면, 이용(또는 악용) 당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지키는 힘을 기르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 전자인 경우에는 너무 쉽다. “1) 나간다, 2) 하고 싶은 것을 공식적 형태로 만든다, 3) 그로 인해 원하는 만큼 돈을 벌 수 있도록 노력한다”로 정리할 수 있다. 하지만, 말만 쉽다. 당연히 생각한 대로 될 리가 없다. 된다고 해도 대부분 소위 ‘오픈 빨’로 인한 일시적 효과에 불과하다.
그래서, 그 연습을 미리부터 조직 안에서 해야 한다. 바로 현 사회에서 ‘생존을 위한 리더십 계발‘이다. 리더십의 정의는 쉽게 정리하면, “나 또는 남을 이끌어 원하는 상태에 가까워지거나 그 상태를 유지 존속하기 위한 적절한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이용당하는 것만이 아니라, 나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1> 즉 적절한 수준과 내용을 ‘상호 간에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관계’를 조직 내부에 여럿 둘 수 있도록 하는 합리적인 과정을 꾸준히 진행하는 것이 그 첫 단추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조직 내에 ‘내 편’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수직 또는 수평적 관계라기보다는 상호 간의 철저한 비즈니스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적절한 균형 원리를 만들어가는 것을 뜻한다.
이를 통해 <2> 주변인들에게 대단히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사람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다. 그렇게 약하지도 강하지도 않지만, 나름의 원리 원칙을 통해 최소한 ‘함께 일할 때 보다 깔끔한 면모가 드러난다’라는 평을 들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 과정에서 <3> 나의 전문성이 주변인들에게 자연스럽게 인정받거나, 존중받을 수밖에 없도록 하는 ‘이론 및 실전의 경험‘과 그 경험을 여러 형태의 콘텐츠로 만들어낼 수 있는 스킬 셋이 다져지고, 이를 의도적으로 적정 수준 이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때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하고, 특히 궁극적으로 사업을 하게 될 이들에게는 평균 이상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영역이 <4>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중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이다. 왜냐하면, 결국 이해-공감-설득의 과정을 무한 반복하는 것으로 사업상 필수적인 일의 정리, 이행, 결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때 설득력을 갖춘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등이 갖추어지지 않는 이들은 고생 아닌 고생 또는 사업을 하고 있음에도 독립적 위치에서 주도적으로 사업을 이끌지 못한다.
현재 직장인이라면 철저히 기브 앤 테이크의 관점에서 동료, 대표, 소속된 조직과 적절한 수준과 내용으로 일 관련된 무언가를 주고받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이용당하거나, 악용당할 소지가 없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만약, 그런 상황이라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찾고, 이에 대해 대응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그보다는 거꾸로 나도 부탁 또는 이용해 보는 것이다. 다소 ‘부탁조’로 해도 관계없다. 그렇게 해서 그 사람이 내 부탁을 들어주면 그걸로 동등해진 것이다. 결국, 어떤 형태의 도움이든 현재 해야 하는 일을 모두 도맡아서 해야 하는 상황으로부터 스스로를 벗어나게 해주는 조치이다. 게다가 내가 어떤 위치에 있던 것과 관계없이 누군가에게 그 일을 시키는 것으로 약간의 리더로서의 경험도 쌓일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일거양득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직스쿨 김영학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