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의 시선이 머무른 곳
UX와 UI는 PM 직무와 관련성이 없었던 학부 시절에도 심심치 않게 듣던 용어였다.
당시에는 시각 디자인 전공의 미대생들이나, 웹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의 전유물이라 생각했다. 잘 모르던 입장에서는 홈페이지나 웹 사이트의 비주얼적인 것을 담당하는 작업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사용자의 편의성과 비주얼적 요소를 둘 다 잡아야 하는 작업인 만큼 디자인적 전문성을 요구한다고 생각하였고, 웹 프로그래밍은 그저 만들어진 청사진을 코딩을 통해 실제 작업물로 만드는 작업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렇다면 PM에게 UX/UI란 어떤 의미일까? 직접적으로 이용자들에게 보여지는 단계로써, 기업과 상품/서비스의 이미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보기도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사용자들은 좀 더 예쁘고 편한 곳을 이용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더라도, UX/UI가 부실하다면 이용자들에게 외면받기 십상이다.
비슷한 맥락으로 국내의 L 모 대기업의 경우, (물론 UX/UI의 문제라기보다는 마케팅의 문제라고 생각되지만) 출시한 제품의 스펙을 적절히 홍보하지 못하였다. 스마트폰은 광고보다 더욱 얇았고, 가벼운 것을 강조하는 노트북은 실제 표기보다 더욱 가벼웠다. 결과적으로 이 기업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도태되었고, 타사 노트북에게 밀린다는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그만큼 소비자들은 직접적으로 보이는 것에 예민하다는 반증이다.
물론 PM이 직접 전체 디자인을 만들거나 개발을 도맡아서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하지만 제품의 기획부터 설계, 마케팅 및 CS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분야에 관여하는 PM은, 개발에 대한 지식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UX/UI에도 조예가 있어야 한다. 담당 부서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협업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리베로(Libero) 포지션이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UX와 UI의 차이점에 대해 먼저 알아보고자 한다.
UX란 디자인과 그래픽스, 인터페이스, 물리적 상호작용, 메뉴얼 등 개인이 시스템을 경험할 때와 관련한 모든 측면을 뜻한다. 단순한 하나의 의미를 지니는 것이 아닌,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반면, UI는 UX에 비해 좁은 의미를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PC나 스마트폰, 태블릿과 같은 디바이스의 화면상 발생하는 비주얼적인 요소를 말한다. 즉 폰트와 컬러, 페이지 레이아웃과 같은 시각적 디자인을 뜻한다.
UX/UI의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쿠팡을 예시로 들어보자.
쿠팡 몰에서 원하는 상품을 찾을 때, 이용자는 쿠팡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찾게 된다. 이때, 쿠팡 몰에 접속하여, 원하는 상품을 검색하고 수많은 검색 결과 중 적합한 항목을 찾아 실 결제에 이르는 하나의 프로세스를 갖는 행위 전체를 지칭하는 사용자 경험을 UX라 하는 것이다. UI는 단순히 이때 사용자가 이용하는 검색창과 검색 결과 페이지와 같은 직접적으로 보여지는 디자인을 칭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 UX와 UI는 하나의 세트로 구성되는가?
정답은 NO다. UX와 UI는 매우 밀접한 관계이지만, 그 둘의 관련성이 매우 적을 때도 있다. 검색 결과 페이지의 디자인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가독성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UX의 효용이 부족하다면 사용자는 이용에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쿠팡의 예시로 돌아가 보자. 가령 이용자가 ‘냉동식품’을 검색했는데 ‘냉동식품용 냉장고’나 ‘냉동식품을 사은품으로 제공하는 제품’이 가장 먼저 표시된다면 어떨까. 이용자는 큰 실망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리곤 필요한 상품을 찾기 위해 다른 검색어로 다시 검색하거나 정렬, 필터링 등의 기능을 적용하며 다시금 시간과 노력을 쏟을 것이다. 그럼에도 상품이 검색되지 않는 최악의 경우는 어떨까? 당연하게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효율적으로 찾지 못한 소비자는 더 이상 쿠팡 몰을 이용하지 않게 될 것이다. 추가적인 요소로는 검색 결과가 노출되는데 로딩 시간이 과하게 걸린다거나, 지나치게 많은 광고로 인해 이용에 불편을 겪게 되는 것 또한 이 역시도 사용자는 절대 만족할 수 없는 부분이다.
다시 말하면 아무리 심미적으로 훌륭한 UI라고 해서 UX가 좋은 경우만 있는 건 아니다. UI가 아무리 훌륭하다 하더라도 사용자의 전체적 경험, 즉 UX는 형편없을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감성, 느낌, 만족도 등 사용자의 총체적인 경험에 관한 것은 UX이며, 좋은 UX를 이용자에게 직접적으로 서비스하는 부분이 UI인 것이다. 좋은 UX를 위해서는 좋은 UI는 필수적인 요소이고, 반대로 잘 만든 UI 하나만으로는 좋은 UX를 구현할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하자.
Carpe PM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