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는 브랜드를 만드는 캐릭터의 힘은 뭘까?
캐릭터는 무기가 될 수 있을까?
캐릭터를 무기로 싸우는 세상이
캐릭터를 무기로 싸우는 브랜드가 펼쳐지고 있다.
다음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지금 이 시대의 이야기.
캐릭터의 시대를 맞아, 점점 더 많은 캐릭터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콘텐츠로, 제품으로, 팝업으로 다방면에 쏟아지고 있는 캐릭터들. 이제 기업의 마케팅에서 캐릭터는 더 이상 B급 문화나 유치한 것이 아닌 사람들이 열광하는 주류 문화가 되어가고 있는데요, 특히 유통업계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왜 유통에서 캐릭터를 이렇게 밀고 있는 걸까요? 최근 핫한 캐릭터의 사례를 담아봅니다.
유통업계가 ‘자체 캐릭터 키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포켓몬·원피스·짱구와 같은 인기 캐릭터에 로열티를 지불하고 협업(콜라보)을 진행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지식재산권(IP)을 가진 캐릭터를 성공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그중 롯데홈쇼핑이 2018년 선보인 ‘벨리곰’이 가장 돋보인다.
벨리곰은 ‘일상 속에 웃음을 주는 곰’ 콘셉트를 바탕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깜짝 카메라’ 영상이 입소문 나면서 145만 SNS 팬덤을 보유한 인기 캐릭터가 됐다. 롯데월드타워 광장에 대형 벨리곰을 전시해 325만명이 방문하기도 했고, 롯데홈쇼핑 벨리곰 굿즈의 누적 매출액은 약 50억원에 달한다. 굿즈 종류도 1년 사이 100여개로 늘었다. 강력한 기세다. 이에 유통 경쟁사인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도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019년 흰색 강아지 ‘흰디’를 선보여 ‘흰디 하우스’를 오픈하는 등 다양한 행사, 캠페인 등에 활용하고 있다. 더현대서울에서는 대형 흰디와 함께 20여종의 굿즈를 파는 팝업스토어도 열고 있다. 신세계도 백곰을 닮은 솜뭉치 ‘푸빌라’를 선보였다. 푸빌라 NFT를 만들기 위해 누리집 ‘푸빌라 소사이어티’를 열어 1만여개를 분양하기도 했다. 또 신세계 이마트24는 정용진 부회장을 형상화한 캐릭터 ‘제이릴라’의 동네 동생 ‘원둥이’를 자체 캐릭터로 내세우고 있다.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까지 대형유통 3사 모두 캐릭터를 내세우고 있다. 바야흐로 캐릭터 대전의 시작이다.
이에 벨리곰은 다음 단계를 준비 중이다. 아모레퍼시픽, 골프존, 크리스피크림도넛, 롯데칠성 등 다른 브랜드와 상품 콜라보에 이어 애니메이션·웹툰 제작이 예정돼 있다. 6월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2023 라이선싱 엑스포’에 한국 대표 캐릭터로 참가해 해외 진출을 본격 모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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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가 자체 캐릭터에 집중하는 이유는 ‘돈이 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먼저 국내 캐릭터 시장의 규모가 커져 2022년엔 20조원 규모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 캐릭터 시장 급성장의 배경에는 주로 어린이 타깃이었던 캐릭터가 이제는 2030을 넘어 4050 세대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비자의 86%가 최근 1년간 실물 캐릭터 상품 구매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릭터 패션의류 잡화와 캐릭터 식음료 의약외품 구매 비율이 2019년 이후 계속 증가했다. 캐릭터 IP를 활용한 마케팅은 최근 유통업계에서 가장 선호되고 있다. GS25는 기존 짱구 캐릭터 IP를 사용한 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넘어, 패션 브랜드 발란사와 ‘크로스오버 마케팅’을 진행한다. 성수동 플래그십 스토어 도어투성수에 ‘짱구×발란사‘ 팝업스토어를 열고 3자 한정판 굿즈를 선보였다. 패션 브랜드 오아이오아이(OiOi)는 노티드 캐릭터와 콜라보한 라인업을 선보였다.
캐릭터와 패션, 유통, 디저트의 만남
기업이 캐릭터를 활용하는 방식에는 2가지가 있습니다. 기존 인기 있는 캐릭터를 활용하거나 더 나아가 자체 캐릭터를 개발하는 방식, 이 두 가지 모두 빈도와 비중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은 브랜드와 고객을 쉽게 이어주는 매개체가 되기도 하고, 캐릭터의 팬덤으로 브랜드로 연계할 수도 있습니다.
캐릭터 팬덤은 어떻게 생기고 확장할 수 있을까요? 앞서 소개한 벨리곰은 롯데홈쇼핑에서 시작해 롯데월드몰뿐 아니라 롯데아울렛까지 그룹 전체의 고객 경험 측면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벨리곰만의 유튜브와 틱톡, 인스타그램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며 캐릭터의 생명력도 불어넣어 주고 있죠. 이렇게 콘텐츠로 확산하고, 패션쇼나 전시 그리고 굿즈까지 다방면으로 확장하고 있는 벨리곰의 사례가 자체 개발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솔직히 저는 처음 벨리곰을 봤을 때 큰 임팩트는 없다고 느꼈습니다. 콘텐츠가 없이 생긴 캐릭터들에 대한 편견이 있기도 했고, 눈에 띄는 차별점도 보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속적인 콘텐츠로 팬덤을 모으고 이제는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협업과 행사, 굿즈 등으로 존재감을 계속 키워가는 것을 보며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롯데의 다양한 계열사 (크리스피 도넛 등)뿐 아니라 다른 기업 (파리바게뜨 등)까지 다양한 영역에 걸쳐 활용이 되고 있는데 대중성과 인기가 상당합니다. 거기에 이어 많은 캐릭터들이 놓치는 실책, 오리지널 콘텐츠도 놓치지 않고 준비 중에 있습니다. 콘텐츠가 캐릭터에 왜 필요한 걸까요?
어떻게 보면 벨리곰이 유통업계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성공한 케이스인 것 같은데 (아직 초창기 단계이긴 하지만), 앞서 일렉트로 마트의 캐릭터나 제이릴라로 적극적인 캐릭터 마케팅을 선보였던 신세계에서는 씁쓸한 상황일 것 같습니다. 캐릭터를 선보일 때는 단발성의 이슈를 넘어선 지속성과 확장성을 고려해야 하는데, 신세계의 캐릭터들은 그런 부분에서 계속 아쉬움이 남는 것 같습니다. 일렉트로 마트의 캐릭터는 작게라도 콘텐츠를 만들고 지속해서 캐릭터의 아이덴티티를 부여하고 팬덤을 만들어야 했는데, 바로 고퀄리티 오리지널 콘텐츠 영역(영화)으로 가려다가 초기의 화제성을 잃기도 했죠. 제이릴라와 원둥이는 포텐셜 측면에서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결국엔 그냥 캐릭터가 아니라 콘텐츠 안에서 놀 수 있는 콘텐츠형 캐릭터를 만들어야 합니다. 스토리와 세계관은 글이 아니라 콘텐츠로 전달해야 합니다. 과거의 콘텐츠가 오리지널 영상이었다면 이제는 웹툰, 팝업, 굿즈, 이모티콘, 짤 모든 것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가장 큰 것은 오리지널 영상이죠. 오리지널이 없이 힘의 지속을 가지지 못한 케이스로 앞서 카카오프렌즈나 라인프렌즈, 무직타이거가 반복되어 왔었죠. (최근 카카오가 춘식이로 단편 오리지널 영상을 만들고 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영상으로 시작해 꾸준히 영상으로 확대되고 있는 핑크퐁은 영향력이 전 세계적으로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핑크퐁, 펭수와 잔망루피, 벨리곰에 이어 다음 세상에 떠오를 콘텐츠형 캐릭터는 또 누가 있을까요?
저의 커리어에 걸쳐 보면 캐릭터와 늘 함께했습니다. tvN에서는 tvNgo앱의 GO냥이와, 디즈니에서는 프린세스부터 마블 픽사 미키와 친구들까지, 현재는 노티드의 캐릭터들과 매일 함께하고 있죠. 만화를 보고 자랐고 지금도 만화 속에 살고 있는데, 덕과 업이 이렇게 만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캐릭터 IP를 고민하고, 온오프라인으로 확장하며 경험을 쌓아온 마케터로서 캐릭터의 확장과 대중화는 신기하기도 반갑기도 한 현상인 것 같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인 핑크퐁은 삼성출판사에서 탄생했습니다. 또 다른 산업 분야로 유통업계에서 탄생한 벨리곰이 앞으로 어떻게 커나갈지, 제2의 벨리곰이 어디서 나올 수 있을지, 캐릭터 오리지널 콘텐츠를 누가 성공시킬지 지켜보는 것이 앞으로의 재밌는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다음번에는 캐릭터 마케팅을 할 때 꼭 알면 좋을 팁에 대해 담아 오겠습니다.
by. 마케터초인
마케터초인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