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아이돌 최초의 연간 100만 장의 앨범을 판매한 H.O.T
Sorry Sorry로 대만에서 121주 동안 1위를 한 슈퍼주니어
한국 가수 최초 빌보드 핫 100,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
데뷔 직후 각종 언론의 주목을 받은 뉴진스
케이팝 신드롬은 끊이질 않는데요. 이 케이팝 신드롬은 단순히 운과 실력으로만 나타나지 않습니다. 케이팝 신드롬을 만들 수 있게 도와준 마케팅이 존재하는데요. 세대에 따른 케이팝 마케팅 공식에 대해 알아봅시다.
케이팝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1세대 케이팝은 주로 신비주의 컨셉을 고수했습니다.
'스타는 곧 우상이다.'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신비주의 컨셉을 통해 팬과 대중의 궁금증을 유발하면서 아티스트의 이미지 소비를 일절 금지했는데요.
신비주의 컨셉의 대표적인 가수로 ‘S.E.S’가 있습니다. S.E.S는 당시 청순 요정의 컨셉으로 대중들에게 신비주의 한 모습을 각인시켰는데요. S.E.S 멤버의 한 예능 인터뷰에 따르면, 신비주의 컨셉을 지키기 위해 타 가수 대기실 출입 금지는 물론, 누가 있을 때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지 않을 정도로 그들의 신비주의 정체성을 고수해 왔다고 합니다.
S.E.S와 마찬가지로 다른 1세대 아이돌인 H.O.T 또한 신비주의 컨셉으로 화장실을 가지 못했고, 당시 상당한 금액의 B급 컨셉의 광고를 찍지 못했다고 하는데요.
이와 같은 마케팅 전략은 수많은 인기를 불러일으켰지만, 동시에 아이돌의 사생활 침해 관련하여 이슈가 생겼는데요. 불법 주거 침입, 아티스트 출퇴근 길 머리카락 강탈 등 사생활 문제가 심각해지자 해당 아티스트의 소속사에서는 멤버들의 DNA가 담긴 목걸이를 굿즈로 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1세대 케이팝은 인터넷 발전이 되지 않은 당시 상황에 맞춰 신비주의 컨셉을 중심으로 팬과 대중이 해당 아이돌을 알고자 하는 심리를 이용해 마케팅하였습니다.
1세대의 신비주의 컨셉을 겪고 난 후, 케이팝은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는데요. 1세대의 신비주의 컨셉과 다르게 2세대는 친숙한 컨셉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1세대 걸그룹은 닿을 수 없는 미소녀, 요정 컨셉을 잡고 마케팅을 한 반면, 2세대는 이것에 반하는 모습으로 친근하고 담백한 이미지의 소녀 컨셉으로 마케팅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소녀시대는 친근한 소녀의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렸고 이후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개인 활동을 하면서 대중들에게 각인되었습니다.
보이그룹 역시 변화가 일어났는데요. 사회 비판의 주제를 갖고 노래를 불렀었던 1세대 보이그룹과 달리 2세대 보이그룹은 사회 비판보다는 사랑 노래, 후크송의 노래로 대중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갔습니다.
2세대로 넘어오면서 케이팝에 급격한 변화가 생긴 이유는 미디어 환경이 발달하고 그에 맞춰 아이돌이 대중 앞에 노출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미디어의 발달로 TV 프로그램이 활성화가 되고 세바퀴, 스타골든벨, 출발 드림팀, 강심장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아이돌이 출연하여 예능돌, 체육돌 등 대중들에게 각인될 수 있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 TV 프로그램 출연뿐만 아니라 슈퍼주니어의 키스 더 라디오, 태연의 친한친구 등 라디오 디제이를 진행하는 것을 통해 다양한 미디어로 대중들에게 다가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지상파 자체 프로그램 외에도 케이블 방송에서 아이돌 관련 프로그램이 방영되었는데요. 소녀시대의 헬로베이비, 투애니원 티비, 투피엠의 와일드바니 등 아이돌의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그들의 일상 모습을 보면서 1세대의 신비주의의 모습을 탈피하며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마케팅했습니다.
3세대의 케이팝 마케팅은 1세대와 2세대의 마케팅 그리고 인터넷의 발달까지 세 가지 요소 합의 정점을 보여주는데요. 미디어의 발달로 다양화된 플랫폼에서 아이돌이 친숙하게 팬들과 소통하는 2세대의 모습과 1세대의 컨셉주의적인 아이돌 세계관이 합쳐져 케이팝 팬들과 대중에게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 마케팅을 진행했습니다.
3세대의 대표적인 마케팅의 예로 엑소의 초능력 세계관을 들 수 있는데요.
엑소의 세계관은 EXO라는 태양계 외행성을 뜻하는 엑소플래닛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을 미지의 세계에서 온 새로운 스타라는 의미로 전체적으로 기억도 초능력도 잃은 채 지구에 오게 된 외계인들이 힘을 되찾고 적을 물리치는 스토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런 세계관을 엑소의 앨범, 공연 등에서 녹여내는 것을 통해 팬들이 세계관을 해석하면서 스스로 참여할 수 있는 참여형 마케팅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런 큰 세계관이 아니더라도 엔시티 드림의 ‘마지막 첫사랑’ – ‘사랑이 좀 어려워’ – ‘사랑은 또 다시’ – ‘마지막 인사’로 4개의 곡이 연결되면서 소년의 첫사랑을 보여주는 ‘첫사랑 4부작’ 과 세븐틴의 ‘아낀다’ – ‘만세’ – ‘예쁘다’로 소년의 풋풋한 모습을 담은 ‘소년 3부작’ 등 곡과 곡, 앨범과 앨범 사이의 유기성을 보여주는 세계관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세계관을 컨셉으로 단순히 노래로만 소비했던 케이팝에 팬들이 직접 참여하면서 다양화된 방식으로 케이팝을 소비하기 시작했고, 이 마케팅의 결과는 1세대 이후 침체되어 있던 음반 시장에 12년 만의 밀리언셀러를 가져다주었습니다. 12년 만의 첫 밀리언셀러가 음반시장의 대중화를 만들었고, 단순히 CD 형태로만 소비되었던 앨범이 화보집 등의 다양한 컨셉의 앨범들을 제작하면서 팬들의 소비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마케팅으로 이어졌습니다.
인터넷의 발달과 미디어의 발달로 티비에 이어서 유튜브 및 자체 플랫폼에서 팬과 대중들과의 소통이 가능해졌는데요. 특히 유튜브 시장의 발달은 해외 팬들의 유입이 생기면서 케이팝이 해외로 점차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처럼 3세대의 케이팝 마케팅 공식은 1세대의 컨셉츄얼한 모습과 2세대의 대중과의 소통을 통한 친숙한 모습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마케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4세대 : MZ세대와 함께 케이팝 세계관 탈피
3세대의 케이팝은 ‘세계관으로 시작해서 세계관으로 끝난다.’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요. 많은 세계관에 지친 팬과 대중들은 세계관보다는 노래 속의 의미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노래의 의미가 아이돌 컨셉으로 이어졌는데요.
ELEVEN – ‘그 눈에 비친 나를 사랑하게 됐거든’
LOVE DIVE – ‘Narcissistic, my god I love it’
After LIKE – ‘방금 내가 말한 감정 감히 의심하지 마’
아이브는 노래 가사를 통해 자신들의 자기애를 보여주면서 ‘나다운’ 소녀의 모습을 컨셉으로 가져갔고,
르세라핌 같은 경우에는 팀명부터 IMFEARLESS를 애너그램 방식으로 만들어 데뷔곡인 ‘FEARLESS’, ‘ANTIFRAGILE’, ‘UNFORGIVEN’ 까지 세상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두려움 없이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자기 확신과 강한 의지를 담아 두려움 없는 당당한 소녀의 모습으로 컨셉을 이어 나갔습니다.
4세대 케이팝은 무거운 세계관을 주입하기보다 주 소비층인 MZ세대에 맞게 당당함과 솔직함을 중심으로 그룹 컨셉을 브랜딩한 것이죠.
MZ세대의 특징에 맞게 그룹을 브랜딩 했을 뿐만 아니라 MZ세대의 또 다른 특징인 모바일 세대를 바탕으로 미디어 기반의 마케팅을 전개했습니다. 티비보다 유튜브를 많이 보는 소비자층을 겨냥해 티비 예능 프로그램이 아닌 유튜브로 홍보하는 것이죠. 대표적으로 이영지가 진행하는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 장성규가 진행하는 ‘워크맨’, KBSKpop의 ‘아이돌 인간극장’, 엠넷의 ‘스튜디오춤’, 딩고의 ‘킬링보이스’ 등 장르에 상관없이 유튜브 콘텐츠로 홍보 마케팅을 진행하여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까지 잡는 마케팅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여 홍보를 진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유튜브 채널에서 콘텐츠를 제작하는 일명 ‘자체 콘텐츠’로도 케이팝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고잉 세븐틴’ , ‘NCT SHOW’ 같이 흔히 옛날 티비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는 예능 포맷을 유튜브로 송출하면서 대중들과 팬들에게 끊임없이 노출시키고 자신들만의 브랜드를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유튜브 콘텐츠와 더불어 짧은 영상을 선호하는 MZ세대에 맞춰 유튜브 쇼츠, 인스타 릴스, 틱톡 등 다양한 챌린지를 진행하여 노래 홍보 마케팅을 진행하고 그 밖에도 코로나19로 대면으로 못 만났던 상황에서 영상통화로 하는 비대면 팬싸인회, 자체적인 미디어 플랫폼으로 송출하는 비대면 콘서트 등이 K-POP 시장에 정착하게 되면서 미디어로의 케이팝 마케팅의 정점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밖에도 케이팝을 성공시키기 위한 마케팅 전략은 손에 꼽을 수도 없이 많은데요. 케이팝이라는 산업 자체가 사람과 사람 간에서 이루어지는 산업이기에 위의 마케팅 전략이 100% 성공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위의 마케팅에는 공통점들이 존재하는데요.
바로 정반합의 공식입니다. 정반합은 독일의 철학자 헤겔의 사상을 반영하는 도식인 변증법의 사고방식으로 하나의 판단인 정, 이것에 모순되는 또 다른 판단 반이 서로 투쟁하여 더 높은 종합적인 주장인 합에 통합되는 과정인데요. 뉴진스를 만든 민희진 디렉터도 방송 프로그램에서 대중들의 트렌드는 정반합의 삼단계로 이루어진다고 언급하면서 정반합 공식의 중요성을 보여주었습니다.
1세대, 2세대, 3세대 그리고 4세대까지 케이팝 마케팅은 정반합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정반합을 바탕으로 세대별 케이팝 마케팅에 대해 분석해 보았습니다. 현재의 케이팝 마케팅에 이어 앞으로의 미래의 케이팝 마케팅은 어떻게 진행이 될지 기대가 됩니다.
[참고자료]
90년대 문방구에서 팔았던 충격적인 물건 ‘DNA 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