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은 수많은 의사 결정의 연속이다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누를까 말까, 동료들과의 회식자리에서는 삼겹살과 감자탕 사이에서 선택의 고민(?)을 하고, 짬뽕과 짜장사이에서 갈등?이 많으니 짬짜면 메뉴가 있고, 연인과의 자리에서 어떻게 프로포즈를 해야 감동을 받을지… 그 과정에서 누구나 최고의 선택을 하고 싶어 한다.
선택의 결과 가끔은 너무 성급하게 결정했다가 후회하기도 하고, 혹은 어떤 결정을 내릴지 망설이다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들은 하루에도 몇번씩 선택의 기로에 있지만, 진정으로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 정답을 제시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특히, 소비자들은 지난번 자신의 구매 행위에 대해 후회해 본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은 구매한 제품보다 더 저렴한 가격을 맞닥뜨리거나, 가성비가 더 좋아 보이는 제품을 만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해 고민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모된다. 특히 지금처럼 정보의 양이 많을수록 선택은 더 더욱 어려워진다. 이에 디지털 시대엔, ‘선택의 역설(the paradox of choice)’ 현상이 발생한다고 미국의 심리학자 배리 슈워츠(Barry Schwartz)가 최초로 제시한 이론이 있다. 이 이론은 무언가를 선택함에 있어 너무 많은 선택권이 주어질 경우, 판단력이 흐려져 결정을 내리기 더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이때 결정이 어려워질수록 소수의 선택지만 있을 때보다 더 좋지 않은 선택을 하거나 결정 자체를 포기해버리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는 것이다.
배리 슈워츠는 이런 선택의 어려움으로 인한 자기 비하가 우울증으로까지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이러한 자기비하의 불안한 감정을 다스리기 위한 인지 부조화 이론도 있다. (https://www.kca.go.kr/webzine 재인용)
여러분이 이미 알고 있는 인지부조화(Theory of cognitive dissonances) 이론은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리언 페스팅어가 1957년에 발표한 이론이다.
사회과학에서 출발한 인지부조화이론은 상업적으로 발전하여 마케팅용어로 확대되어 활용되고 있다. 특히 구매 후 인지부조화는 특정제품 혹은 서비스에 대한 구매가 이루어진 후에 발생하는 불만족 상태를 일컫는 말이다. 좋은 예로 성능이 뛰어난 TV라고 생각해서 비싼 값을 지불하고 구입했는데 기대밖으로 좋지않다 면 인지부조화가 발생한다.
이런 인지부조화 때문에 사람들은 구매 전에 이런 부조화를 방지하기 위하여 노력한다. 또한 구매후에도 구매한 상품의 좋은 점을 강조하지만, 선택하지 않은 상품의 좋은 점을 일부러 간과하면서 인지부조화를 감소시키려고 노력하는 경향이 있다.(https://blog.naver.com/csy0077/223176062219 재인용)
결과적으로 본인이 구매한 제품이 타 제품보다 성능, 가격, 디자인 등 여러가지로 저급할 경우에 스스로의 심리적 불안정을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오랜 소비자들의 불안한 구매경험의 축적과 디지털 시대의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무엇이 옳은 선택을 하는 것인지도 모를 정도로 어려워지는, ‘선택의 역설(the paradox of choice)’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처럼 수많은 자신의 기호에 맞는 선택지가 많은 지금 나타난 선택의 역설을 뒤엎는 것이 바로 Ditto소비다. 김난도 교수는 Ditto Consumption, 즉 나의 가치관과 취향을 오롯이 반영하는 유명인의 선택을 따라하는 ‘디토 소비’가 뜬다고 말한다. (Ditto는 ‘나도’, ‘동감’을 의미한다)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옛말처럼~ 유명인이든 인플루언서든 친구든 추천 하면 나도같이 따라가는 Ditto소비인 것이다.
정보 과잉의 시대, 나의 가치관과 취향을 반영하는 사람, 콘텐츠, 유통 채널의 선택을 따라하는 ‘디토 소비’가 2024년에도 더욱 심화될 것이라 예견하고 있다. 구매의사결정에 따르는 복잡한 과정(의사결정장애)과 시간을 건너뛰어 최적의 선택을 추구하는 소비심리가 강해진다는 김교수의 분석이다.
이는 ‘드래곤 아이즈’의 ‘D-Don’t waste a single second’, 1분 1초가 아까운 세상에 시간이 돈보다 더 중요한 자원으로 변모한다는 ‘분초사회’ 트렌드를 반영한 것인데, (https://dito.fashion/DigitalInnovation/?idx=16750554&bmode=view 재인용) 즉, 밴드왜건효과처럼 시대의 흐름에 맞는 유행의 선도자를 따라간다는 말이다.
김교수의 주장을 가만히 되짚어보면 지금의 소비자들은 특정 제품을 구입할시에 최초 경험자의 후기를 읽어보거나 일일이 댓글들을 짚어보는 소비자가 구매할 확률이 높다.
특히, 코로나19의 경험으로 비대면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의 선택에 있어 이용 후기가 전 보다 더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다른 이용자들의 반응과 경험이 소비자 선택에 중요한 역할을 함에 따라 이용후기의 영향력이 증가하다 보니 이용후기를 조작하거나 소비자가 올린 이용 후기를 삭제하는 등의 소비자피해도 발생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한국 소비자연맹은 온라인쇼핑 이용후기에 대한 소비자 이용행태와 실태파악을 위해 최근 3개월 내 온라인쇼핑 경험이 있는 만 20세 이상의 남녀 500명 소비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소비자의 대부분에 해당하는 97.2%가 구매 전 이용후기를 확인한다고 답했다. 이용후기를 확인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중복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구매 후 불만족을 줄이기 위해’가 82.3%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다른 사람의 평가가 궁금해서’가 78.0%, ‘가능한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서’가 70.4%, ‘객관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서’가 64.8%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용후기를 신뢰한다는 비율은 70.2%로 조사되었다. (http://www.dailycnc.com 재인용)
이처럼 이용후기 누적수가 구매선택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82.4%로 높게 나타났으며, 이용후기가 없거나 부정적일 경우 대체로 구매하지 않는다는 소비자도 각각 72.4%, 96.7%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부정적 이용후기가 소비자의 구매결정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바로 이러한 결과들이 김난도 교수가 말하는 Ditto소비라고 말할 수 있다.
즉 나의 가치관과 취향을 오롯이 반영하는 유명인의 선택, 사전 구매자의 경험 후기를 따라하는 ‘디토 소비’가 최근에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디지털 미디어를 통한 인플루언서들의 다양한 추천 방송 활동들을 통해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인플루언서들은 단순히 자신의 매력을 발산해 팔로워를 모으는 것을 넘어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컨텐츠를 기획 및 제작하고 그러한 컨텐츠에 호응하는 팔로워와의 소통 등을 통해 참여를 이끌어간다.
이들 중에는 연예인출신도 있지만, 심리적으로 가까운 거리에서 보다 우리의 잠재 고객을 포함한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에게 노출되어 있고 동시에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구매 결정에 영향을 끼친다. 그들의 사용후기나 경험치들은 고스란히 김난도 교수의 예견대로 자신의 취향에 맞는다면 그 제품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유명 인플루언서들은 기업으로부터 PPL과 같은 협업을 통한 마케팅 활동으로 온라인이나 모바일 미디어에서 직/간접접적으로 구매 결정에 영향을 끼친다.
이것은 결국 선택의 역설을 뒤엎는 선택장애가 있는 소비자들에게는 나와 유사한 취향의 인플루언서 또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유명인들의 의사결정이나 해당 장소 영상을 보고 따라가기만 가면 최소한 B급이상의 평점은 나온다는 것이다. 즉 인지부조화나 선택의 역설에서 어느정도 벗어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추천만 해주면 5만원에서 최대 수십만원에 이르는 할인쿠폰으로 적절한 제품을 비싸지 않게 구매할 수 있는 이커머스 플랫폼이 등장했다. 이때의 추천은 유명인이나 인플루언서들이 아닌 일반인들도 본인이 사용해보거나 혹은 사용 중에 주변의 지인들이 추천 요청을 해달라고 하여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요즘 온라인쇼핑에서 급격히 성장한 ‘테무’의 경우도 사용하는 제품이 너무 마음에 들어 친구에게 추천해주기도 하고 자신이 가입하여 친구 추천을 통해 많게는 수십만원의 할인 쿠폰으로 또 다른 제품을 값싸게 구입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렇게 추천받은 친구들은 Ditto소비와 같이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테무’를 검색해 보면, “테무 –억만장자처럼 쇼핑하라”(Shop Like a Billionaire)라고 되어 있다. 그만큼 방대한 종류의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박리다매로 판매하고 있다. 이 플랫폼의 모든 관심사는 가격을 낮추는 것에 집중하면서 신기하고 재미있는 제품을 할인코드까지 지급하면서 이미 낮은 가격을 더 낮춰 소비를 부추기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독자 여러분들도 친구가 들고 다니는 가방이 이쁘거나 마음에 든다면 당연히 어디서 구매했냐고 묻거나 더 더욱 가격도 저렴하면 앱을 알려 달라고 할 것이다. 여기에 친구추천을 위한 할인 쿠폰까지 제공되니 품질이 나쁘지 않다면 구매는 당연할 것 아닌가!
마치 MGM 마케팅 전략이 섞여 있는 듯한 테무는 “테무 맞추(맞추천)해용.” “테무 신규 한 분 찾습니다.” “테무 기존, 신규 추천인 맞추 삽니다.” 같은 내용이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테무를 검색하면 수시로 새로운 글이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용자들은 서로 테무 가입자로 추천해주고포인트를 얻기 위해 ‘테무 맞추’를 구하는 것이다. (https://www.mk.co.kr/news/stock/10873654 재인용)
비단 테무뿐만 아니라 넷플릭스 영화추천 알고리즘은 제법 시간이 지났고, 최근에는 친구 추천에 의해 할인 포인트도 받으면서 친구따라 강남을 한두명이 아닌 여러명이 인플루언서나 유명인을 따라 다양한 소비영역으로 디토소비가 확장되는 가운데 ‘스테이폴리오’라는 숙소를 감성적으로 제안하는 플랫폼도 있다.
일반적으로 여행을 가기 위해 숙소를 고를 때 가격과 숙소의 시설 등 객관적 정보를 중심으로 탐색하게 되는데, 스테이폴리오는 숙소 이미지와 상세설명을 자신들만의 톤앤매너에 맞추어 제시한다. 또한 마치 그곳에 가 있는 것처럼 경험을 서정적으로 묘사하듯이 소개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제까지 특정인을 따라하는 소비는 대부분 대중매체에서 유명 연예인이 입은 옷이나 화장품을 보고 따라 사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스테이폴리오 예시처럼 최근에는 눈으로 확인이 어려운 경험소비에서도 누군가의 제안을 따라서 사는것이 활발해졌다. 이는 경험소비가 ‘탐색재’화(化)되고 있기 때문이다. (http://www.ktnews.com 재인용)
탐색재란 제품의 품질을 소비자가 구매 전에 평가할 수 있는 상품을 말한다. 패션제품이나 가전, 자동차, 가구 등은 구매 전에 눈으로 보고, 테스트해 봄으로써 그 품질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탐색재는 이러한 특성 때문에 소비자입장에서 비교적 평가하기 쉽다. 그래서 자동차의 경우는 직접 시승을 해보거나 또는 쇼룸에서 제품을 만져보고 타제품과 비교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스테이폴리오 같은 직접확인이 어려운 상품이나 서비스도 이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정도로 남따라 강남가는 ‘디토’소비가 의사결정, 선택장애를 해결해주는 좋은 마케팅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디토 소비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점이 있다면, 앞서의 여러 설명이나 사례들 중 초창기에 선택을 잘못한 소비자의 불안함 또한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친구따라 강남가는 디토 소비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기업이나 마케팅으로의 역할이 먼저였다는 걸 우린 알아야 한다.
경험소비, 이용자의 후기들을 참조할 수 있도록 기업이 만들어 놓은 온라인 검색이나 그러한 틀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걸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소비자연맹의 발표자료에는 다른 이용자들의 반응과 경험이 소비자 선택에 중요한 역할을 함에 따라 이용후기의 영향력이 증가되다 보니 이용후기를 조작 및 소비자가 올린 이용후기를 삭제하는 등의 소비자피해도 발생하고 있다는 걸 적시하고 있다. 바로 소비자의 정체성이다.
나의 취향과 적절한 품질과 가격 그리고 디자인 또한 사용자의 만족한 후기가 어찌보면 선택을 고민하지 않아도 될 만큼 만족한 결과를 얻을 수 있기에 좋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미 독자분들도 느끼고 있었겠지만, 의외로 다른 사람의 구매 경험과 사용후기를 보고 구입했더라도 소비자 개개인의 미세한 부분까지 맞출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 디토소비의 결론은 보편성에 입각한다는 것이다. 인플루언서가 입고 있는 의류가 멋져 보였으나 막상 구입하여 내가 입어 보았을 때 느껴지는 어색함, 맛집이라고 추천받아 먼 거리를 물어 물어 찾아갔으나 평균 이하일 때 오는 이른바 ‘현타’는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현타’가 오면 소비자들이나 마케터들은 나의 선택이 최선인지, 우리의 마케팅 전략이 최적인지를 늘 자문자답을 해야하는 딜레마에 빠질수 밖에 없다. 오늘도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문득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을 떠올려 보면서, 결국 모든 선택의 결과는 오롯이 자신의 몫이다.
Gil Park님의 브런치에 게재된 글을 모비인사이드가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