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biinside Feb 08. 2024

스탠리는 어떻게 젠지를 홀렸나

지금 미국 전역을 강타하고 있는 텀블러가 있습니다. 부동의 카페프랜차이즈 1위 스타벅스와 100년이 넘은 텀블러 업체가 콜라보한 텀블러를 갖기위해 타깃(미국 대형마트)에서 오픈 런이 일어나는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매장 오픈한지 4분도 안되어 텀블러 매대는 모두 동이 나고 말았습니다. 이는 2월 14일 밸런타인 데이를 맞아 기념으로 만든 핑크 색상의 텀블러 한정판을 구하기 위한 미국의 Gen Z들의 갈망때문이었는데요. 텀블러 하나에 45달러(약 6만원 이상)에 달하는 가격때문에 꽤나 부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품절나고 있죠.

 이 열풍은 오픈런에 그치지 않고 스타벅스는 해당 텀블러를 추가 입고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이베이에서는 70만원 이상에 팔리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젠지들을 텀블러에 꽂히게 만들었을까요?


 스탠리 브랜드는 원래도 등산, 캠핑다니는 사람들에게 인기있는 브랜드였습니다. 워낙 제품력이 좋았으니 100여년 넘게 살아있고, 2차세계대전에서도 보급품으로 활용되었겠죠. 그만큼 제품력만큼은 보증되었으나, 이들의 라인업중 ‘퀜처’는 아웃도어 브랜드로 성장한 스탠리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단종선언을 합니다.



투박한 디자인으로 컵까지 갖추고 있어서 산 속 캠핑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모델과 달리 퀜처모델은 아웃도어보다는 실내에 적합한 모델이었죠. 그런데 이런 단종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유명 인플루언서 자매들이 이를 안타까워하며 적극적으로 주변 인플루언서들에게 출산 선물로 퀜처 텀블러를 보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애초에 퀜처모델은 기혼여성들에게 인기있었는데요. 훌륭한 보온보냉력을 바탕으로 바쁜 일상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내용물의 온도덕분에 워킹맘들에게는 요긴하게 쓰이는 텀블러로 정평이 나있었다고 하죠. 이런 이유로 주변 인플루언서들도 실제 퀜처 텀블러를 사용해보면서 찐후기와 더불어 자발적 홍보를 해주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유명 인플루언서 자매들과 테스트로 스탠리와 함께 5천개를 5일만에 파는 프로모션진행하면서 이를 계기로 단종 계획을 취소하고 본격 여성타게팅 브랜딩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스탠리는 크록스의 수석부사장을 영입하죠. 이미 한물갔다는 평가를 받던 크록스를 다시 젠지 유행템으로 만들어낸 마케팅 장인이었습니다. 그도 역시 영입된 당시 스탠리가 소비되는 형태가 지난 110년의 역사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죠. 인플루언서들사이에서 요구하는 스탠리의 방향성을 빠르게 캐치하고 대전환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무채색위주의 튼튼함을 강조했던 기존 색상에서 파스텔톤의 화사한 컬러로 고객 타겟군을 완전히 바꿔버린 것입니다. 아웃도어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단종을 예고했던 퀜처가 스탠리의 미래방향성인 여성 소비자를 타게팅하기 시작합니다. 



20대를 비롯해 10대까지 자기들의 데일리 착장에 맞춘 스탠리 텀블러를 하나 둘씩 장만하기 시작합니다. 여성으로 제품 타겟이 바뀌자, 텀블러가 더이상 텀블러의 기능에 국한하지 않고 패션의 일부로 인식된 것입니다. 


곧 이런 흐름으로 틱톡에서 스탠리 텀블러가 더 많이 검색되고, 스탠리 텀블러를 든 채 활동하는 여성들의 틱톡영상이 만들어집니다. 젠지들은 이를 따라하기 시작하면서 텀블러가 온전히 텀블러로 남지 않고, 다양한 스탠리 악세사리들을 만드는 서드파티들과 조화를 이루며 스탠리 텀블러 세계관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위에서 밝힌 것처럼 퀜처 텀블러가 흥행하기 시작하며 영입된 테렌스 레일리가 다니던 크록스가 부활한 시기 흥행했던것이 바로 지비츠입니다. 의료용 실내화로 익히 알려졌던 크록스가 대중의 사랑 속에서 더 많이 소비될 수 있었던 것도 지비츠와 같이 커스터마이징하는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겠죠. 


스탠리 열풍에서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100년 전통을 가진 브랜드에서 다음 먹거리는 완전히 정반대에서 개척될 수 있다는 점, 그 과정에서 유명 인플루언서가 소비 트렌드를 뒤집을 수 있으며, 이 채널은 이제 틱톡이라는 거대 숏폼채널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크록스의 지비츠 사례와 같이 모태기업이 서드파티들과 만난다면 본연의 매력을 뛰어넘는 더 많은 고객들을 자신들의 사업영역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글쓰는 워커비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다들 어디로 가시나요~? 여행 Season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