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어도어 사태는 민대표가 어도어의 경영권 찬탈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긴 정황을 확보했다며 하이브가 자체 감사에 돌입했다는 단독 기사로 대중들에게 알려졌습니다.
매체에서는 “경영권 찬탈”이라는 표현이 대중들에게는 매우 직관적이고 자극적이기에 해당 용어를 사용한 것으로 보이나, 엄밀히 따지자면 앞뒤가 맞지 않는 표현입니다.
주식회사 어도어의 대주주는 하이브이고, 대표이사는 민희진 대표입니다. 애초에 주식회사란, 소유와 경영 분리에 따라 운영되는 회사 형태입니다. 주주는 주주총회 의결권을 통해 회사에 대한 권리행사 및 감시를 할 뿐, 원래 회사의 경영권은 대표이사 및 이사회가 갖는 것입니다.
즉, 경영권은 진작에 민희진 대표가 가지고 있었으며 하이브가 주장하고자 했던 정확한 용어는 “지분 탈취 계획”이 맞을 것입니다.
민희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나는 가만히 있어도 최소 1,000억 원을 번다.”라고 했습니다. 민대표의 “1,000억”은 어도어 지분 13%에 대한 풋옵션* 행사 예상 수익으로 판단됩니다. 이 발언을 바탕으로 우리는 2024년도 어도어의 예상 영업이익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풋옵션이란? 거래 당사자들이 미리 정한 가격으로 장래의 특정 시점 또는 그 이전에 대상물을 팔 수 있는 권리. 즉, 민희진 대표는 어도어 지분을 하이브에게 미리 약속된 가격으로 매각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는 것.
언론 보도로 알려진 민대표와 어도어 부대표의 카톡 내용으로 미루어볼 때, 민대표가 생각한 풋옵션 행사 시점은 2025년 1월 2일이고, 민희진 대표의 풋옵션 행사가격은 당해 연도와 전년도 영업이익 평균의 13배를 적용한 값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아래의 식을 세워볼 수 있습니다.
(2023년 영업이익 + 2024년 영업이익)/2 x 13배 x 13% = 1,000억 원
DART에 공시된 어도어의 2023년도 영업이익은 약 335억 원 이기에, 민희진 대표의 어도어가 내부적으로 예상하는 2024년 예상 영업이익은 약 850억 원임을 알 수 있습니다.
공시된 2023년 어도어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뉴진스 멤버들이 얼마를 벌었는지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어도어의 감사보고서 주석 22번을 살펴보면, 어도어가 지급한 지급수수료 금액은 약 290억 원으로 공시되어 있습니다.
아울러 어도어의 지급수수료는 매출원가, 판매비와 관리비 항목 모두에 걸쳐 발생하고 있는데, 순수하게 아티스트에게 지급된 지급수수료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판매비와 관리비 항목으로 분류된 지급수수료 29억 원을 차감해 주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2023년 뉴진스 멤버들이 정산 받은 금액은 약 261억 원 정도로 추정됩니다. 뉴진스 멤버가 5명이니, 인당 52억 원 정도를 정산 받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영업이익 335억 원 수준일 때 뉴진스 멤버들이 261억 원을 정산 받았으니, 앞서 살펴본 어도어 경영진의 2024년 추정대로 850억 원의 영업이익이 발생할 경우 뉴진스 멤버들은 얼마를 정산 받게 될까요?
이는 세부 계약 내용을 살펴봐야 정확한 금액이 산출 가능하겠지만,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한 단순 계산에 의하면 멤버들은 약 662억 원, 인당 1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도어의 2023년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주식보상비용”이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이는 보통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임직원들에 대한 회계적 비용입니다. 이미 지분을 부여받은 민대표 및 임원들에게는 해당이 없을 것으로 보이고, 이들 외에 어도어의 직원들에게 부여한 스톡옵션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스톡옵션은 기업가치를 바탕으로 근로소득이 실현됩니다. 민대표의 어도어 “지분 탈취 계획”은 어도어를 빈 껍데기로 만들고 본인이 지분을 인수하는 것이 핵심 골자입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어도어의 기업가치는 폭락할 수밖에 없고, 열심히 일하던 직원들의 스톡옵션 또한 폭락할 것입니다.
뉴진스와 어도어의 성공에는 민대표의 뛰어난 능력도 있었지만, 매일 본인의 직무에서 최선을 다하는 직원들의 노력 또한 함께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직원들의 노력을 진정 위한다면 의도적으로 기업가치를 폭락시키는 계획은 지양되어야 할 것입니다.
– 원문: 회계사가 바라본 하이브와 민희진대표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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