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모비인사이드 정예지 에디터
재팬부트캠프 2017의 둘쨋날 오후에는 일본 시장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VC인 Takahiro Shoji, 도쿄 코트라에서 한국 스타트업을 돕는 역할을 하는 Takebe Eika, 일본 진출을 성공적으로 마친 지란지교소프트의 오치영 대표를 만나 그들이 말하는 일본 시장, 일본 시장 진출법에 대해 들었습니다.
1) 초고령화 사회
일본은 이미 2010년에 인구의 23%가 65세를 넘기며 초고령 사회로 진입했습니다. 2017년 9월에는 65세 이상의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27.7%를 차지했습니다. 인구수로 보면 약 3,514만 명이 됩니다. 올해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가 708만 명인 것을 비교하면, 일본에는 시니어가 인구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노인 인구 비율이 세계 1위 이기도 하죠. 이런 이유로 인해 일본은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리는 편입니다.
모바일과 신기술에 열려있는 밀레니얼 세대(15세~34세, 1981~2000년 출생자)는 2,500만명 정도되며, 그 뒤를 잇는 Generation X 세대(5세~14세, 2001~2010년 출생자)는 1,000만명 규모를 이루고 있습니다. 5~10년 뒤면 인터넷을 활발하게 사용하는 유저가 더 적어지겠죠. 만약 일본에 진출하려는 스타트업의 제품/서비스가 특정 젋은 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거나, 여성으로 한정되어 있다면 일본은 어려운 시장이 될 겁니다.
2) 라인과 트위터가 대세 SNS
일본인들은 어떤 SNS를 선호할까요? 어떤 SNS로 소통해야할까요?
한국에서는 카카오톡이 메신저의 대세인 반면, 일본에서는 트위터와 라인이 시장의 리더입니다. 한국에서는 트위터의 위세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일본에서는 여전히 인기 메신저입니다.
트위터 사용자를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720만 명, 50대는 390만 명, 60대는 360만 명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젊은 층일수록 트위터를 활발히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라인은 국민 메신저 앱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일본의 라인은 한국에 없는 음식 배달 서비스인 'Line
Delivery'도 운영 중에 있습니다. 더 큰 차이를 들여다보면 미주 및 유럽에서 인기 있는 스냅챗은 일본에서는 데이터도 존재하지 않을 정도로 사용이 미비하며, 링크드인도 마찬가지로 잘 사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반면 인스타그램 사용자 규모는 1600만 명 정도로, 점점 사용하는 층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글로벌 콘텐츠 동향에 맞게, 일본에서도 10대들의 짧은 영상 콘텐츠 소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일본에 여러 스타트업이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죠. Kurashiru(푸드 콘텐츠), C Channel(패션 콘텐츠), DELISH KITCHEN(푸드 콘텐츠)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최소 총 500만 달러에서 3000만 달러까지 투자를 받았으며 조만간 트렌드가 될 유망한 스타트업입니다.
3) 인재 채용의 어려움
일본의 구인난은 한국 뉴스에 나올 정도로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일본의 대기업뿐만 아니라 에어비앤비와 같은 유명 스타트업들도 인재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인재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유명하지 않은 한국 스타트업이 일본에서 인재를 구한다는 것?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지금까지 일본은 시니어가 많고, 구인난이 심하다 등 어려운 애기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 활동이 둔화되었다는 것은 오해이며, 기회가 많은 곳입니다.
최근들어 투자도 정말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는데요. 예로, 고젝이나 그랩, 토코피디아 등 유명 스타트업 모두 일본인 투자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 스타트업 생태계 내 플레이어들도 많이 생겨나 스타트업 행사도 꽤 많이 열리고 있구요. 이런 상황 속에서 일본에 진출하고자 한다면 어떤 것을 염두해 두어야하는지도 알아보았습니다.
1) 체력을 구비해라
일본은 꼼꼼하고, 섬세하고, 퀄리티를 굉장히 중시하는 장인정신이 있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결과물을 내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죠. 그래서 일본에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창업을 새로하는 것"에 가깝다고 간주하면 되겠습니다. 지란지교소프트도 일본에서 캐논과 계약을 맺고 실제 납품을 하는 데 장장 1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일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그 길고 긴 시간을 견딜 수 있는 체력을 만들어 놔야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신뢰를 중시하고 안정적인 시장을 가지고 있어 일단 한번 결과를 내기 시작하고, 관계를 쌓기 시작하면 굉장히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시장입니다. 3배는 힘든 시장이지만, 그 과정을 지나면 5배의 성과를 받아볼 수 있는 곳입니다.
2) 탄탄한 파트너쉽이 키 !
비즈니스에서는 많은 부분이 인맥이나 관계로 해결되기도 합니다. 모든 해외 비즈니스가 그렇겠지만 일본 진출에 있어서는 '어떻게 돈을 벌까?'가 아닌 '어떻게 좋은 파트너를 만날까?'가 더욱 더 중요합니다. 대기업이냐 중소기업과 파트너쉽을 맺을 것이냐를 따지는 것보다는 '내 제품/서비스에 꽂힌 곳'을 파트너로 만드는 것이 일본 진출의 팁입니다. 그리고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가 중요하기에 5년간 3개월마다 일본에 출장오는 것보다, 6개월간 매주 일본을 방문하여 자주 얼굴을 비치는 것이 파트너쉽과 투자를 받기에 좋습니다.
(도쿄 코트라는 한국 스타트업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놓았습니다. 17개의 스타트업이 입주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되어 있으며 25만엔~35만엔 정도의 사용료가 있습니다.)
3) 일본은 다른 문화를 가진 '외국'
한국에서 '밥 한끼 먹죠'라는 말은 진짜 식사를 하자는 제안이 아니라 인사치레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밥 한끼 먹자'라는 말은 95% 식사를 하자는 의미입니다. 정말 식사를 하게 됩니다. 이런 예처럼 말의 이면에 담긴 진짜 속뜻을 알아야 엄한 곳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지 않겠죠. 일본어의 사전적 의미와 진짜 뜻을 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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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적 의미: 그렇군요. 잘 알겠습니다.
실제 비즈니스에서의 뜻: 그렇군요! 근데 그래서요?
사전적 의미: 재미있네요 !
실제 비즈니스에서의 뜻: 음 뭔지는 이해했어요. 다만 비즈니스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군요
사전적 의미: 할 수 있습니다
실제 비즈니스에서의 뜻: 진짜 합니다!!! (여기에 기한과 책임자가 명시되면 100% 확실한 청신호)
일본어에 서툴러 이처럼 속뜻을 알아채기 힘들다면 일본인의 눈을 보고 의미를 알아채가며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을 돕는 Takebe의 말에 따르면 일본에서 성공할 수 있는 법칙은 없다고 합니다. 성공하는 케이스를 보면 정말 말도 안되는 장면에 '홈런'이 나왔을 뿐이라고 하네요. 이렇게 100% 성공으로 이끄는 공식은 없겠지만 일본 진출에 실패하는 법칙은 있습니다. 일본을 한국과 비슷하다고 간주하고 '제대로 시장 조사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일본의 문화적 차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만약에 아프리카나 러시아같은 곳에 진출한다면, 한국과는 시장이 다르다는 것을 초기부터 염두에 두고 접근을 하겠죠.
한국의 많은 이들이 '일본은 한국과 비슷할 거야...'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일본도 한국을 비슷한 나라라고 생각하기에 기대에 미치지 않으면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이지만 분명 문화적 차이가 존재하기에 다름을 전제로 두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