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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빌리티그라운드 Jan 31. 2023

롤스로이스 '스펙터',
혁신과 새로운 세계

[클래식카 개러지]

새로운 롤스로이스 모델의 이름을 고르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매우 신중하고, 공을 들인 과정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브랜드의 독특한 유산이 그 중심에서 역할을 담당한다. 


"롤스로이스 최초의 전기차의 등장은 롤스로이스의 과감한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다. 그것은 또한 이 획기적인 자동차를 만드는 데 있어 모든 요소가 수많은 반복에 걸쳐 세세한 부분까지 고려되어 온 길고 힘든 과정의 정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획기적인 자동차의 한 가지 측면은 언제나 확실하다. 처음부터 우리는 이 전기차의 이름을 '스펙터(Spectre)'라고 결정했는데, 그 이유는 롤스로이스 역사상 최초의 시리즈 양산형 모델의 이름이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우리의 전통에서 영감을 받은 결정이었다. '스펙터'는 항상 획기적인 기술 혁신, 끊임없는 완벽함에 대한 추구, 그리고 신비감과 다른 세계관과 관련이 있었다. 지금 우리가 세상에 선보이는 전기차는 '스펙터'라는 이름을 완벽하게 자기 것으로 만드는 동시에 모든 자질을 스스로 구현하고 있다."라고 롤스로이스의 CEO 토스텐 뮐러 오트보쉬(Torsten Müller-Ötvös)는 말한다.

새로운 롤스로이스의 이름을 고르는 것은 매우 험난한 과정이 필요하다. 현제 모델 라인업 중 컬리넌(Cullinan,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큰 보석 품질을 가진 다이아몬드의 이름을 딴 것)을 제외한 모든 모델은 과거의 이름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팬텀(Phantom), 고스트(Ghost), 던(Dawn), 그리고 레이스(Wraith) 모두 118년 역사를 이어가는 이름이다. 

롤스로이스는 첫 번째 전기차의 이름을 정하면서 중요한 '유전적' 연결고리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동시에 혁신과 진보가 정의하는 새로운 영역으로 확실한 전환을 시작하고자 했다. 간단한 역사를 되살펴보면, 왜 이 전기차에 스펙터라는 이름이 정해졌는지 알게 될 것이다.


'이름'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중국 속담에, '지혜의 시작은 사물을 올바른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라고 하는 말이 있다. 이는 우주를 이해하는 방법으로 사물을 식별하고 분류하려는 우리의 선천적인 본능을 반영한다. 물론, 이것은 사람들과 관련해 완전히 구별된다. 그리고 우리 초기 선조들에게 물건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중요한 생존 기술이기도 했다. 하지만 왜 자동차와 같은 무생물체에게도 이름을 붙이는 것일까?

그 관행은 자동차 자체만큼이나 오래된 것이다. 제1차 세계대전 이전까지의 도로 교통은 여전히 말과 말이 끄는 마차가 대부분이었고 롤스로이스를 살 여유가 있는 사람들조차 말을 기르고 사용했을 것이다. 따라서 그들이 좋아하는 말에 이름을 부르는 것처럼 새 차에 이름을 붙이는 것은 전적으로 자연스럽고 논리적이었을 것이다.

롤스로이스의 커머셜 매니징 디렉터였던 클라우드 존슨(Claude Johnson)의 예리한 비즈니스 마인드에서 이러한 근본적인 인간적 특성에 기반한 마케팅 잠재력은 즉시 확인되었다.

1905년부터 1913년 사이 그는 개인적으로 고객과 협의해 회사가 생산하는 거의 50대의 자동차에 대한 개별적인 이름을 생각해냈다. 그리고 1907년 런던 모터쇼를 위해 만들어진 이름이 바로 '실버 고스트(Silver Ghost)였다.

실버 컬러의 페인트로 칠해진 밝은 분위기의 롤스로이스는 자동차 기자와 대중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으며, '실버 고스트'는 1925년 뉴 팬텀(Phantom)이 등장하기 전까지 제작된 40/50HP 섀시의 공식 모델명이 되었다.

존슨은 하늘과 지옥에서 사용할 것 같은 여러 가지 초자연적 세계의 이름들이 거의 소리 없이 달리는 롤스로이스의 모습이나 우아한 자태를 드러내는 모습을 표현한다는 것에 확실히 만족했을 것이며, 이 자동차들이 100년이 지난 후에도 같은 품질과 명성을 이어갈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기뻐할 것이다. 


‘실버 스펙터(THE SILVER SPECTRE)’ (CHASSIS 1601, 1910)


1910년 8월, 이 모델은 존신이 테스트용 또는 시승을 위한 자동차로 사용했던 섀시 1601을 사용해 만들었다. 존슨은 이 차의 이름을 '실버 스펙터'라고 명명했는데, 이는 롤스로이스 아카이브에서 스펙터라는 이름을 최초로 사용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섀시 1601은 1915년 당시 영국 육군성(현 국방성)에 매각되었고, 마지막으로 알려진 흔적은 1933년 셰필드에 있는 자동차 엔지니어 기업이었다. 이 차는 수명이 다할 때까지 최소한 세 번 개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은 이 기간 동안 있을 수 있는 것이었으며, 차가 주인이 바뀌었을 때 새로운 주인의 취향에 맞게 때로는 더 평범한 이유로 개조가 진행되었다. 초기 코치워크는 10마일(16km/h)의 속도를 내는데 최적화된 부품과 방법을 사용했지만, 이후 최고 50마일(80km/h)까지 달릴 수 있게 만드는 부품과 방법을 사용했다. 

섀시 1601의 마지막 순간이 어땠는지 다소 알기 어렵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어떤 롤스로이스도 20년 이상 '스펙터'라는 이름을 다시 붙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실험적 팬텀 III 스펙터(PHANTOM III 'SPECTRE', 1934-7)


롤스로이스 초기, 롤스로이스는 실험용 자동차에 특별한 이름을 붙이는 규칙을 만들어 이름 앞에 'EX'가 붙는 섀시 번호를 부여했다.

1919년 1EX를 시작으로 1957년 45EX까지 이어지는 이 '고출력' 개발 모델들은 프랑스의 가혹한 도로에서 하루 1,300km를 달리며 최대 24,000km까지 테스트 주행을 이어갔다. 

그리고 런던의 혼잡한 교통 체증 지역은 물론 영국의 시골 도로를 통과하는 수천 킬로미터의 테스트를 더 진행했다. EX라는 이름이 붙는 모델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으며, 가장 최근의 모델은 2016년 공개된 103EX 일렉트릭 비전이었다.

1930년, 헨리 로이스 경(Sir Henry Royce)은 완전히 새로운 섀시의 V12 엔진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1933년 그의 죽음은 그가 프로젝트의 완성을 보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새로운 모델인 30EX는 1934년 11월 마침내 도로 주행 테스트를 위해 모든 준비를 마쳤다.

모든 혁신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V12 엔진에 대한 비밀 유지는 상당히 중요했다. 따라서 30EX에는 '스펙터'라는 코드네임을 부여했으며, 이후 1936년 팬텀 III라는 이름으로 생산되기 전까지 '스펙터'라는 코드네임을 가진 9대의 EX 모델을 더 생산했다.

이때 개발된 섀시들 중 7대는 아마도 그들의 자동차가 이전에 비밀리에 테스트를 진행했던 것을 전혀 몰랐던 개인 고객들에게 판매하기 위해 이후 용도변경되었을 것이다. 1907년 실버 고스트가 "세계 최고의 자동차"라는 명성을 받은 이후 이것을 팬텀 III가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실험용 '스펙터'를 사용해 진행했던 수많은 테스트와 개선 작업 덕분이었다.


롤스로이스 스펙터(ROLLS-ROYCE SPECTRE, 2023-)


과거 EX 모델처럼, 현재 스펙터는 기술적으로나 철학적으로나 롤스로이스에게 대담하고 엄청나게 중요한 변화가 무엇인지를 대변하는 모델이다. 

최초의 전기 롤스로이스로서, 파워트레인 기술의 진화는 거의 8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모든 롤스로이스 모델에 사용되는 브랜드 최초의 V12 엔진이 도입된 것보다 더 큰 의미를 지닌다. 또, 스펙터라는 이름 자체는 고스트, 팬텀, 레이스가 의미하는 것처럼 일상적인 경험이 가능하지 않은 또 다른 세계에서 상상할 수 있고 꿈속에서 경험할 만한 수준의 고요함, 우아함, 미스터리와 같은 의미를 지닌다.


그리고 이전도 롤스로이스는 개별적인 모델이나 실험용 모델에 스펙터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어떤 양산형 모델에도 '스펙터'라는 이름은 주지 않았다. 이런 혁신과 연속성의 만남은 스펙터가 특이하고 역사적 중요성을 지닌 모델에 완벽하게 어울린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롤스로이스의 CEO 토스텐은, "과거의 스펙터와 현재의 스펙터에는 아주 재미있는 대칭성이 있다. 롤스로이스 역사에서 스펙터는 기술 혁신과 개발, 그리고 세계를 변화시키는 롤스로이스라는 이름 그 자체와 동의어다. 비록 거의 100년에 가까운 시간의 차이가 있지만, 1930년대의 스펙터와 2023년의 스펙터는 향후 수십 년간 롤스로이스와 고객의 경험을 만들어 갈 새로운 기술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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