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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TV, 드론, 웨어러블 기기.. 모든 것이 연결된다.
2015년 5월 27일~30일까지, 4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WIS(World IT Show)가 열렸다. 전세계 IT 시장 Trend를 대변하기는 조금 부족한 감이 있지만 가까운 곳에서 열리는 전시회이니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참관을 해보았다. 다녀와서 느낀 개인적인 생각을 짧게 정리해보고자 한다.
전시회장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하늘을 날고 있는 드론들이다. 어디를 가도 드론이 보이고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곳도 드론과 관련된 부스이다. 그만큼 드론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을 반영하는 듯 하다.
드론과 관련된 다양한 악세사리 상품들도 눈에 띄었다. 대표적인 상품은 '액션 카메라'이다. 위 사진에 보이는 제품은 'the VUE1'이라는 와이파이카메라로 소비자가 198,000원인데 특별 할인을 해서 160,000원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미니 드론들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이다. 배터리가 10분도 넘어가지 못하고 액션캠을 장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제품이다. 새로운 제품을 전시한다기 보다는 장난감을 '판매'하는 목적이 강했다. DJI를 비롯한 중국 드론을 수입해와서 국내에 유통하는 업체들이 참가를 하다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한국항공대학교 ICT 항공군수융합연구센터가 전시한 멀티에어 농약살포용 멀티콥터가 유일하게 의미있는 전시를 하고 있었지만 대상제품군이 아무래도 관람객들의 관심사와 가깝지 않기 때문에 인기가 높지는 않았다.
드론만큼이나 많은 기업들이 참가하고 관람객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3D 프린터'였다. 가격도 많이 낮아지고 기술이 발전하여 대중화에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WIS에 참석한 기업들은 역시나 원천 기술을 가진 제조업이라기 보다는 유통업들이 많았다.
그렇다보니 3D 프린터 판매업체나 재료업체들이 대부분이다. 개인적으로는 3D 프린터 자체보다는 3D 스캔이나 FILAMENT 쪽이 더 흥미로웠다. 정말 다양한 형태의 FILAMENT 재료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 WOODFILL은 한번 사용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이다. 결과물의 완성도도 높고 고급스러운 느낌과 더불어 훨씬 내구성이 단단해 보였다. 다만, 10만원에 가까운 비용이 영세한 스타트업들에게는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많지는 않았지만 3D 프린터의 관리 솔루션도 눈에 띄였다. '디플(DDDPle)'이 대표적인 기업이었다. 적층식 3D프린팅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점에서 착안하여 스마트폰 앱으로 3D프린터를 제어하고 상황을 실시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전시하고 있었다.
예상외로 비콘 관련 전시물은 많지 않았다. 위치 기반 마케팅이 중요해지면서 높아지는 IT 산업의 관심도를 고려한다면 실망스러울 정도였다. 그나마 저전력 블루투스 비콘 제품 '레코 비콘(RECO Beacon)'을 출시해서 주목받고 있는 퍼플즈(Perples) 정도만 눈에 띄었다.
퍼플즈가 돋보이는 것은 예쁘게 만든 '레코 비콘'보다는 올 6월 중 출시 예정인 관리형 비콘(Beacon) '레코 매니저(RECO Manager)'때문이다. 언제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는 웹 기반 '레코 클라우드 콘솔(RECO Cloud Console)'을 사용해 비콘을 효율적으로 원격 중앙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 다만, 하드웨어가 중요한 것은 아닐텐데 실제 동작하는 프로그램을 보여주지 않은 것은 아쉬운 점이다.
많지는 않았지만 비콘을 응용한 기기들의 진화도 돋보였다. 위의 사진은 전용앱과 연결하여 사용하는 분실 알림 장치인 'iCookie'이다. 중요한 기기에 비콘을 부탁해 놓고 스마트폰과 일정 간격이 멀어지면 부저로 알려주는 제품이다. 귀중품은 물론이고 미아방지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
SKT가 전시한 '스마트 비콘 조명'도 흥미로웠다. 조명 기기 내에 비콘을 내장시키면서 전원 문제를 해결하고 추가적으로 앱을 통해 조명의 강도나 색 등을 제어할 수 있게 한다. 독립적인 비콘 기기보다 여러모로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생각이다.
WIS는 VR에 대해 '미래 비전관'이라는 별도의 섹션을 만들어 강화하는 느낌을 받았다. 페이스북은 물론이고 MS, 구글 등이 VR에 대한 전략을 강화하면서 관심이 급증한 영향을 받은 듯 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콘텐츠가 부족하고 관련 기기들이 소수의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볼거리 측면에서는 부족했다.
즉, 삼성의 기어 VR, 오큘러스와 중국의 저가 HMD 등이 전부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보여주는 전시제품은 대동소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험을 하기 위한 관람객들로 인해 대기줄이 길었다. HMD 형태의 VR을 한번도 경험해보지 않았다면 즐거운 시간이 될 수도 있겠다.
사전적인 의미의 VR 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지만 '미래 비전관'에 있는 폴리넷(수직형 홀로그램 스크린)은 호기심을 만들어 내는 제품이었다. 3D로 렌더링한 가상의 제품을 홀로그램 형태로 보여주고 있었다. 아직은 선명도가 높지 않아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지는 못했지만 기술만 발전한다면 디스플레이 광고 매체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하드웨어가 중심이 되어 전시되는 WIS의 특성상 콘텐츠나 서비스 관련 기업의 제품은 많이 볼 수 없었다. 몇몇 스타트업들이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부스를 만들거나 대기업들의 하드웨어와 결합한 서비스를 볼 수 있는게 전부였다. 그렇게 보이는 서비스 기업들의 제품들은 상당부분이 '핀테크'와 연관이 있었다.
자신의 소비 패턴을 기반으로 해서 가장 알맞는 신용카드를 추천해주는 'banksalad' 가 인상 깊었다. 이미 비글로벌과 같은 몇몇 행사에서 전시를 하면서 언론에 노출되기도 했다. 사용자들로 하여금 너무 많은 선택을 하게 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고 카드 선택 이후에 다시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지속사용성에 문제가 있어 B2C로는 적합하지 않지만 B2B로는 활로가 보일 듯도 하다.
비트코인거래소로 잘 알려진 '코인 플러그(Coin Plug)'도 참석을 했다. 실제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에 대한 비전보다는 가입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프로모션 목적이 강한게 조금 아쉬웠다.
KT 부스에 있는 홍채 인식을 기반으로 한 결제 솔루션도 특이했다. 정확도는 매우 높은 편이라는데 실제 결제를 할때 눈을 갖다 대어야 하는 모양새가 아름답지는 않다. 실제 B2C 기반의 환경에서 사용도는 높아지지는 않지만 B2E 시장에서는 가능할 듯도 하다.
SKT 부스에 있는 스마트 전자카드도 눈길이 간다. 한국형 Coin과 같은 느낌이다. 이미 몇차례 언론에 노출이 된 제품으로 OTP 기능도 포함이 되어 있다. 아직 카드사와 제휴는 되어 있지 않고 상용화를 준비하는 단계라고 한다. 마그네틱 방식은 아직까지 지원하지 않고 있으면 IC Chip 기반(보안 문제때문인 듯 하다)만 제공한다.
이 외에도 SKT 부스에서는 다양한 결제 솔루션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블루투스 기반의 결제 솔루션이나 웹기반 결제 시스템도 추가로 있었다. 모두가 자체 개발보다는 제휴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삼성전자의 부스에서는 얼마전에 인수한 루프페이 기반의 솔루션을 S6에 내장시킨 '삼성 페이'를 시연하고 있었다. 원체 간단한 원리라서 딱히 볼만한 거리가 없는게 아쉬움이다. 삼성 페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실 세계의 POS가 저렇게 결제자와의 거리가 가까워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커다란 부스를 운영했지만 여전히 TV 중심의 제품을 나열해 놓고 있다. 스마트하고 연결된(Connected)된 기기라기 보다는 고화질이나 Curved에 중점을 둔 모습이다. 그나마 볼거리는 다양한 사이니지를 전시해 놓은 LG쪽이 조금 풍부하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런 전시회의 주인공이었던 웨어러블은 적어도 WIS에서만큼은 엑스트라로 떨어졌다. 대기업에서 커다란 부스 공간을 채우기 위해 철지난 스마트워치 몇개만 갖다 놓았을 뿐 새로운 제품은 없었다.
WIS는 세계적인 전시회는 아니다. 대형 전시회들이 많아지면서 기업들의 관심에서도 많이 멀어진게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WIS가 전체 트렌드를 대변한다고 할 수는 없다. 일부 기업들은 어쩔 수 없이 떠밀려 나온 느낌마저 강하게 들었다. 하지만, 서울 안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분위기 파악 정도를 하기 위해서라면 한번 정도 다녀올만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