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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bizen Feb 04. 2016

프로듀스101의 허찬미와 블로그에 대한 기억

프로듀스 101

연예 기획사 소속의 연습생 101명 중에 11명을 뽑아 스타 아이돌 그룹을 만들겠다는 '프로듀스 101'. 참가자들은 대부분 연습생 생활만 해온 젊은 친구들이다. 그 중에 유독 관심을 끄는 참가자 '허찬미. 혼성그룹 남녀공학, 걸그룹 파이브돌스 멤버로 활동했던 10년차 연습생 허찬미가 등장한 것이다. 참가자들에게 '반칙'이라고 불리는 진짜 연예인이다.

 A-F 레벨 테스트를 받는데 월등한 가창력과 안무 센스로 호평을 받는다. 그녀에게 한 트레이너가 "이렇게 잘 하는데 10년 4개월동안 왜 연습생인지 이해가 안되는데요. 문제가 뭐라고 생각해요?" 라고 질문을 던진다.



포탈에 머물 때, 블로그 서비스를 담당한 적이 있었다. 환경 자체는  답답하기 그지 없는 상황이었다. 국내 사이트 중 5번째로 높은 트래픽을 만들어 내는 서비스를 가지고 있지만 회사에게는 버려진 상태였다.

마케팅 예산은 아예 존재하지 않았고,  '모바일 커뮤니티'를 만든다는 이유로 오랜 기간 블로그를 담당했던 개발자들을 빼앗아 가는 바람에 할 수 있는게 없었다. 높은 인지도 때문에 여기저기에서 좋은 제휴가 들어왔지만 '다음 기회에..'라는 답변밖에 할 수 없었다.

어느 날, 업계 지인을 만났는데 요즘 뭐하냐고 묻길래 블로그를 하고 있다고 답을 했다. 그때부터 나는 맹비난을 당해야만 했다. 그렇게 좋은 서비스를 활용할지 모르는 멍청이라고 했다. "도대체 왜 투자를 하지 않느냐?"가 비난의 주된 내용이었다.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면서도 화가 났다. 

서비스 담당자치고 자기 서비스에 투자 안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투자를 안하는 것은 담당자가 아니라 회사라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사용자는 그렇게 말할 수 있어도 업계 사람은 그렇게 말하면 안되는 법이다."




트레이너가 던진 질문에 허찬미가 어떤 대답을 했는지는 방송에 나오지 않는다. 그 장면을 보면서 예전 기억이 떠 올랐다. 그리고, 화가 났다.

국민들은... 시청자들은... 그렇게 말할 수 있겠지. 하지만 업계 사람은 그렇게 물어보면 안되는 법이다.

'아이돌'이란 결국 상품 아닌가? 작곡자와 프로듀서, 안무가, 매니저등이 복잡하게 엮여있는 상품이다. 진실이야 알 수 없지만 실패했던 이유를 '가수' 혼자서 온전히 부담해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업계 사람은 그렇게 물어보면 안되는 법이다. 

적어도 그 '업'을 제대로 알고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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