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진 하늘과 밝아오는 아침에 대하여
왜인지 갑자기 일출이 보고 싶어졌다.
어느 땐가 친구들과 보았던 일출의 아름다움이 떠올라서였을까
어쩌면 절반이나 지나버린 한 해를 차분히 정리하고 싶었는지도,
아니면 그저 아름다운 풍경이 필요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분명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일출을 보고 나면, 지금이 조금 더 선명하게 느껴질 것 같았다.
그래서 우선은 마음이 이끄는 대로
주말마다 무작정 일출을 보기 좋은 근교로 떠났다.
그러나 때때로 그런 날들이 있다.
타이밍이 조금씩 어긋나는 날들,
아무리 서둘러도 맞춰지지 않는 날들.
갑자기 생긴 일정 때문에 시간을 놓쳤거나,
예정보다 일찍 해가 떠버렸거나,
일기예보에도 없던 먹구름과 비가 몰려오곤 했다.
수많은 먹구름으로
온통 회색으로 칠해진 아침 하늘을 보며,
보이지 않는 일출을 막연히 기다리기만 하다가
결국 집으로 돌아가려던 순간,
어쩐지 모든 타이밍이 나와 어긋나는 것만 같았다.
씁쓸함과 함께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으려던 찰나,
카메라가 야경모드로 바뀌지 않는 것을 보고서야 문득 깨달았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주변은 이미 충분히 밝아져 있었다는 것을.
눈앞에서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해서,
해가 뜨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다만 잠시 무언가에 가려져 있거나, 아직 드러날 때가 아닐 뿐이었다.
하지만 가려진 순간에도 시간은 흐르고, 결국 아침은 온다.
아마 지금 당장 뚜렷하게 보이지 않더라도,
진심을 다해 현재를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 반드시 환한 정오를 마주하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