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웃음

사랑이 끝나가는 순간

by Mocacandy

남자는 눈물 흘리는 여자를 바라보았다.
이 사랑은 언제 끝나 있었을까

친구의 절박한 부름에 밑도 끝도 없는 의심을 했을 때?
오해를 풀고 싶어 하루 종일 역 앞에서 여자를 기다렸을 때?
친하지도 않은 친구에게 굳이 남자의 상황을 떠보았을 때?
한참을 기다리던 연락이 결국 누구의 잘못인지 따지기 위해서였을 때?
수없이 많은 순간이 눈앞에 떠올랐다가 스러져 갔다

남자는 언제 여자에게 사랑을 느꼈었나
희미해진 사랑의 편린을 붙잡으려
생각이 길어질수록, 남자의 입가에 쓴웃음이 번졌다.
뺨을 맞는 것으로 인연의 마침표를 찍는 순간조차
그의 쓴웃음은 풀리지 않았다

남자는 울며 달려가는 여자를 붙잡으려 애쓰진 않았다
그저 생각에 잠긴 채 서 있었다.

돌아가던 길, 주저앉아 울고 있는 여자의 어깨는
유난히도 작아 보였다
아직은 그 어깨를 두드려도 괜찮을까
생각을 마치기 전, 남자의 손이 먼저 나섰다

그래, 여자는 여린 사람이었다
여린 그녀는 그의 옆에 서기까지 얼마나 많은 밤을 지새웠을까
그 많은 밤을 지새우고 잠시나마 남자의 곁에 머무는 동안,
그녀는 행복했을까

조그마한 어깨가 그녀의 친구에게 넘겨지는 순간,
얇았던 인연의 마지막 끈도 함께 사라졌다.

하지만 적어도 떠나는 순간에는,
더 이상 남자의 입가에 쓴웃음은
남아 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