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 추위와 마음의 거리
“넌 어떻게 그렇게 추위를 잘 참아?”
한 친구의 질문이 생각보다 오래 맴돌았다.
나는 예전부터 추위를 좋아했다.
내게 당연하던 사실이 그날부터는 질문이 되었다.
나는 언제부터 추위를 좋아하게 된 걸까
가장 먼저 떠오른 이유는
매년 강추위가 닥칠 때마다 떠오르는 사람.
어린 시절, 손이 꽁꽁 얼어붙던 그 겨울날.
그때 내 옆에서 걸었던 한 사람을 떠올린다.
지금도 그 기억을 떠올리면,
아메리카노를 마신 것처럼 씁쓸하지만
잠시만큼은 가슴이 따뜻해진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았다.
무언가 더 있었다.
그리고 하나 더 떠올랐다.
어린 시절, 옥상에서 바라보던 추운 겨울밤의 별.
위태로운 난간에 앉아, 무심코 올려다본 하늘.
어느 겨울날, 바라본 별은 유독 또렷하게 빛났다.
수없이 많은 생각들은 그보다 더 많은 별들에 묻혀 조용히 사라졌다.
하지만 그조차도, 완벽한 설명은 아니었다.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추위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히곤 했다.
끊임없이 주위를 밀어내던 사람도 ‘춥다’는 변명 하나로 타인과 가까워질 수 있었다.
서슴없이 온기를 나누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많았다.
추위는 때때로 누군가에게 다가갈 핑계를 주었고,
그 핑계를 통해 누군가는 처음으로
타인의 온기에 기대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동시에 궁금해졌다.
나는 누군가를 데워줄 수 있는 사람이었을까.
아니면, 그저 스쳐 지나간 차가운 공기 같은 사람이었을까.
겨울밤, 핑계 덕분에 차가운 손끝이 닿았던 그 순간처럼
나는 누군가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는 온기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