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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하사색 Dec 11. 2022

너와 나의 생각이 같지 않을 때

먼저 사과를 함으로써 설령 "약자"가 된다 해도 어떠한가?

  친구가 세상에 전부인 때가 있었다. 

  중학교 때였을까? 극도로 예민하고 소심했던 나의 사춘기, 친구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신경이 쓰였다.  

  어느 날인가 함께 어울려 다니던 친구들 사이에서 작은 오해로 분열이 생겼다. 누군가는 상황을 정리해야 할 것 같아서 중간에서 의견을 조율하다가 결국 내가 사과하면서 상황이 정리됐다.

  그렇게 친구들 사이에 오해는 풀렸지만 나는 자존심이 상했다. 

  내가 먼저 사과를 했다는 사실이 속상하고 화가 나서 며칠 동안 친구들을 대하는 내 태도도 어색해졌다. 

  "먼저 사과하는 사람이 지는 것"이라는 말은 바로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사과를 한 그 순간부터 친구들 사이에서 내가 제일 약자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으니까.  





  그 후로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얼마나 많은 오해의 사건들이 있었을까? 

  지금의 나는 그 사람의 생각이 나와 다를 수 있다는 것과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려고 노력한다.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조율하는 시간과 노력들이 누군가에겐 가치 없게 느껴지더라도 그 자리에 서서 귀 기울이게 된다.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먼저 사과하는 사람이 지는 것"이라는 말을 굳게 믿는 듯 사과에 인색하다. 

  만남에서 오해가 생기고 불편해지면 앞으로 그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대면 만남보다 비대면 만남이 더 익숙해진 요즘, 잠시 잠깐 스치듯 지나가면 그만일 사람들에게까지 내어줄 관심도 시간도 아깝다. 




  그러나 먼저 사과를 함으로써 설령 "약자"가 된다 해도 어떠한가? 

  오해를 풀어가는 과정은 힘들지만 그 과정을 거치고 나면 더 돈독한 관계가 되기도 한다. 

  너와 나의 생각이 같지 않을 때,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 간단하다.

  하지만 서로 다른 생각들이 모여 다채로운 빛이 나고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모임이 되는 게 아닐까?

  생각의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 노력하는 당신의 관심과 정성은 결국 사람들을 모이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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