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한 아부도 싫지만 뒷담화는 더 싫다
나는 칭찬에 인색하다. 이런 내 성격을 굳이 좋게 표현하자면 아첨이나 아부를 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이를테면 예쁘지 않은데 애써서 이쁘다고 하지 않고 멋지지 않은데 억지로 멋있다고 하지 않는다.
주어진 시간까지 할 수 없을 것 같은데 분위기상 내가 해보겠다며 박차고 나서지 않는다.
참 인색하고 냉정해 보이는 나란 사람!
지금까지 수많은 모임에서 한 명씩은 칭찬을 아주 잘하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내 눈에는 칭찬의 정도가 지나쳐서 아부하는 것처럼 보였다.
내게 저런 재주가 있다면 유난히 까탈스럽던 대학교수님과의 관계는 물론, 노처녀 히스테리를 부리던 직장 상사와의 관계가 좀 더 수월했을 텐데...
자기에게 좋은 말을 해주는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빈말인지 알면서도 자기를 추켜 세워주는 사람을 먼저 챙겨주는 건 어쩌면 당연일일 것이다.
엄마가 되고 난 뒤에도 나의 그런 성격은 고스란히 배어 나온다.
아이가 실수한 것에 대해 특별히 놀라지도, 비난하지도 않지만 잘한 것에 대해 유난스럽게 칭찬하지도 않는다.
물론 내 아이를 격려해 주고 응원해 주며 더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엄마의 공통된 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내 아이가 어떤 일에 좋은 성과를 냈기 때문에 엄마인 내가 특별한 반응을 한다는 느낌을 받지 않도록 더 신경 쓰게 됐다.
특별한 성과를 내지 않아도 내게 넌 특별한 아이니까.
그런 걸 잘 표현했다면 지금까지 지내온 시간이 더 순탄했을지도 모르지만 그게 내 성격이니 어쩔 수 없고...
내가 칭찬에 인색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굳이 꺼낸 이유는 따로 있다. 빈말을 하지 않는 내가 누군가를 칭찬한다면 진짜라는 얘기다.
아부하는 것처럼 들릴까 봐 당사자에게 하지 못했던 칭찬을 가끔은 주위 사람에게 한다.
나는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한 아부도 싫지만 뒷담화는 더 싫은데 이것도 뒷담화일까?
내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빠르게 성공한 사람보다 기복 없이 꾸준히 쌓아가는 사람이다.
그런 과정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나 또한 도전이 된다.
2023년에도 맘에 없는 빈말은 하지 않겠지만 칭찬의 말은 최대한 담백하게 꺼내놓으려고 한다.
부디 내 말 속에서 다른 의미를 찾으려 애쓰지 마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