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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하사색 Jan 05. 2023

고유한 본질,  대체될 수 없는 정체성

시간이 지난다 해도 잊히지 않고 다시 찾게 되는 존재


  우리 집엔 티비는 있으나 지상파에 연결되어 있지 않다. 가족 모두 여유 있는 휴일이 되면 넷플릭스나 쿠팡 플레이에 접속해서 보고 싶은 드라마나 영화를 보곤 한다.

  영상을 좋아하지 않는 나는 남편과 아이들이 미디어를 시청할 때 식탁 한구석에 앉아 글을 쓴다.

  영화나 드라마가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글을 쓰다 말고 화면에 집중할 때도 있지만 내 시선을 집중시키는 콘텐츠는 그리 많지 않다.

  누가 선택을 했건 기대에 못 미치면 아쉬움이 크다.




그런 나를 집중하게 만드는 콘텐츠가 있는데 그건 음악 경연 프로그램이다.

  어느 날 보기 시작한 팬덤 싱어를 시작으로 싱어 게인, 슈퍼밴드는 가족 모두를 만족시키는 콘텐츠다.

  경연자들이 노래를 잘하는 건 물론이지만 수많은 실패를 겪고 여기까지 온 그들의 스토리에 동화된다.

  그들이 부르는 노래에는 삶이 자연스레 녹아 있다.

  평범한 우리네 인생과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을 하며 뜨거운 그들의 열정을 진심으로 응원하게 한다.

  심사위원들의 인간적이고 진솔한 심사평도 놓칠 수 없다.

  노래를 잘하지 않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가족이기에 경연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도 여운이 남아 한참을 찾아들었다.




  1년 새 훌쩍 커 버린 큰아이는 요즘 노래에 푹 빠져 있다.

  올해 중학생이 되는 아이가 공부 따위는 관심도 없어 내심 걱정이기는 한데 노래를 좋아하고 즐겨 부르는 큰아이의 모습이 나쁘지는 않다.

   요즘 다시 싱어게인에 출연했던 최애 경연자들의 영상을 찾아보고 있다.

  그중 [울랄라세션]이라는 그룹의 영상을 즐겨 보고 있다.

  울랄라세션은 2011년 슈퍼스타K 시즌 3에서 우승을 차지한 그룹으로 리더였던 임윤택이 사망한 후 다시 재개를 꿈꾸며 싱어게인에 도전했다.

  싱어게인에서 만나게 된 3명의 울랄라세션에서 임윤택의 빈자리가 느껴졌던 게 사실이다.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해 엄청난 연습과 준비를 한 그들의 무대를 보며 심사위원들은 다들 호평한다.

  어느 곡이 끝나고 심사위원 중 한 명인 김이나 작사가는 말한다.

  울랄라세션의 무대는 어떤 무대일지 예측이 되지만 그런 기시감(한 번도 경험한 일이 없는 상황이나 장면이 언제, 어디에선가 이미 경험한 것처럼 친숙하게 느껴지는 일)을 떠올리게 하는 건 울랄라세션밖에 없다고 평한다.

  이 모습이 울랄라세션의 고유한 본질, 누구와도 대체될 수 없는 정체성이기 때문에 지금 모습이 변하지 않기를 응원했다.



  

  내가 시간이 지난 울랄라세션의 무대를 찾아보는 것처럼 나만의 스토리, 나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본질, 누구와도 대체될 수 없는 정체성이 있다면 시간이 지난다 해도 잊히지 않고 누군가가 다시 찾는 존재가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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