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욕(食慾), 색욕(色慾), 재물욕,
명예욕, 수면욕의
불교에서 말하는 다섯 가지 욕망.
나는 불교에서 말하는 오욕이 없는 편이다.
그중에 삶에서 제일 밀접한 욕망인
물욕(재물욕)이나 식욕이 별로 없다.
아니, 매사에 무덤덤하다고 해야 하나?
어릴 때는
내가 가질 수 없는 물건을
갖고 있는 친구들을 보며
부러워하고 갖고 싶어 했겠지만
철이 들고 내 수입이 생기고 나서는
내게 전혀 필요 없는 물건인 줄 알면서
남들이 갖고 있다고
사고 싶어 하거나 부러워하지 않았다.
내게 필요한 물건을 구입한 친구에게는
당연히 관심이 간다.
나는 대부분 내 필요에 의해
물건을 구입하는 편이여서
사고 나면 쓰레기가 되고 마는
이쁜 쓰레기를 사지 않는 편이다.
사고 싶은 마음이 들 때는
이 물건이 이쁜 쓰레기가 되지 않을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물건을 구입할 때도 유행하고 있는 브랜드보다
가격 대비 실용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스무 살 무렵 인형을 선물해 주는 남자친구가
이해가 안 될 정도였으니까.
(그러고 보니 참 낭만도 없다)
연예면을 장식하는 연예인들의 화려한 일상도
SNS로 올라오는 인플루언서들의 피드에도
크게 동요되지 않는다.
오늘 오후 아이 둘을 영화관에 들여보내고
남편은 갖고 싶은 생일선물을 사라며
내 손을 잡고 다양한 물건들과
많은 사람들로 넘쳐나는
롯데월드 타워를 헤매고 다녔다.
크게 물욕도 없는 편이지만
몇 달 동안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며
절약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화려하게 진열되어
눈길을 끄는 수많은 물건에도
전혀 관심이 가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사고 싶은 게 없어서 사는 재미가 없나?
사고 싶은 게 있어야
두근두근 설레면서 돈을 모을 텐데…
성실함과 꾸준함도 중요하지만
간절함과 설렘이 있어야
내가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 텐데…
불현듯 이렇게 욕심도 없이
계속 무덤덤한 마음을 갖고 있다면
내 꿈은 끝까지 꿈으로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올 해는 내 꿈이 현실이 될 수 있게
작은 욕심이라도 가져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