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전혀 예기치 않았던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아이들이 다니던 공공기관 수업들은 중단되고 학원도 휴원을 하면서 픽업을 다니며 분주했던 내 일상에도 변화가 찾아 왔다. 아이들이 등교한 후 내 시간과 애정을 쏟았던 교회 모임과 활발하게 활동하던 독서모임도 일시적으로 멈추게 되고 나는 적잖은 혼란과 두려움을 안고 온라인 세상으로 첫 발을 디뎠다.
코로나로 멈춘 현실과는 다르게 그들은 분주했으며 지혜롭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지금까지 보이지 않는 가치에 시간과 정성을 쏟았던 내가 내세울 수 있는 건 별로 없어 보였다. 그동안 흘려보낸 시간들이 의미 없이 지나간 시간 같아서 후회도 됐고 보여지는 성과를 내고 싶어서 온라인 안에서 부지런히 노력하고 자기계발과 블로그 성장을 위해 갖가지 온라인 강의를 쫓아다녔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성장이 더딘 내 모습처럼 발전이 없는 블로그를 보면서 어느 날은 우울했다가 어느 날은 기분이 좋아지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비단 블로그뿐일까? 남들과 비교하고 저울질할 것은 너무나도 많다. 내 속도를 인정하고 내려놓은 지금은 마음이 홀가분해졌고 블로그에 내 생각과 내 이야기를 쓰고 있는 요즘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남편은 가끔씩 시골에 있는 교회로 내려간다. 코로나 전에도 미얀마에 있는 노후된 교회 건물을 수리하기 위해 떠났었고 코로나로 멈춘 2년 동안도 몇 명이 팀을 꾸려서 시골에 있는 노후된 교회들을 보수해 주기 위해 이른 새벽에 모여 떠났다. 그들의 봉사는 드러나지 않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여전히 보이지 않는 가치를 위해 소중한 시간을 내어 봉사한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매 순간 느끼게 된다. 그런 그들이 소중한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 봉사하는 게 부질없게 느껴지기도 하고 애써 힘든 일을 자처하는 것 같아 가지 말라며 잔소리도 하고 싶지만 말로 내뱉으면 차갑고 냉정한 사람인 걸 인정하는 것 같아 이른 새벽 따뜻한 아침밥을 먹이고 문 앞에서 배웅해 준다.
어쩌면 올해는 분주한 척하며 멀찍이 밀어뒀던 보이지 않는 소중한 가치를 위해 내 시간과 정성의 일부분을 내어줘야 할 것 같다. 남들에게 보여지지 않아 아무도 알아주지 않겠지만 그 시간들을 보내고 나면 좀 더 성숙해질 나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