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것이 아니라 은혜

허락해 주신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

by 목하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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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려왔던 모든 것들이
내가 지나왔던 모든 시간이
내가 걸어왔던 모든 순간이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소


나는 태어날 때부터 많은 가족들에 둘러싸여 자라왔다. 어릴 때부터 조부모님과 한 집에 같이 살았고 자매도 다섯 명이라 언제나 북적북적했다. 언니들이 하나둘씩 결혼을 하고 가족을 이루면서 조카들도 생겼다.

남편도 형제가 세 명이고 우리가 결혼 후 하나 둘 결혼하면서 가족을 이루고 곧이어 조카들도 태어났고 시댁은 친정보다 왕래하는 친척들도 많다 보니 특별히 외롭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많은 가족들과 뒤엉켜 살아오다 보니 좋은 일만큼 슬픈 일도 많았고 행복한 일만큼 힘든 일도 많았다.

그러나 언제나 좋은 기억보다 슬프거나 힘든 일들이 더 깊이 기억에 남는다.




재작년 연말, 친언니의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작년 초에 언니가 수술하고 치료를 받으면서 친정식구들은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2021년을 보냈다.

코로나로 인해 방문 규칙이 까다로와진 대형병원에 문병을 갈 수도 없었고 언니가 퇴원한 후에도 수술과 치료로 면역력이 약해진 언니네 집을 찾아가는 것도 너무 무모했다.

수시로 친정 단체 카톡 방에서 상황을 듣고 가끔씩 택배로 물건을 보내는 선까지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살얼음을 걷는 듯 지내왔던 1년을 보내고 작년 연말, 엄마의 생신날 가족모임을 하면서 1년 만에 언니를 만났다. 직접 만나 보니 내가 걱정했던 것보다 언니가 밝은 모습이여서 다행이었고 언니의 건강상태가 많이 호전돼서 감사했다.

그날 가족 예배에서 '은혜(마커스 송경민, 지선) '라는 찬양을 부르며 가족들은 소리없이 눈물을 훔쳤다.

우리가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았던 하루가, 한 달이, 일 년이 결코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다는 사실을 너무 깊이 깨달았던 1년이었다.

차례를 지내지 않는 친정은 설 명절에도 가족 예배를 드리며 '은혜'라는 찬양을 불렀다.




지난 연말부터 은혜라는 찬양을 얼마나 불렀던지 그 뒤로 큰아이는 쉴 새 없이 이 찬양을 흥얼거렸다.

어제저녁 남편이 큰아이에게 그렇게 그 찬양을 흥얼거릴 거면 주일학교 예배시간에 특송으로 부르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더니 머뭇거리더니 그러겠노라고 했다.

오늘 주일학교 담당 전도사님과 얘기를 나누고 곧 있을 주일학교 겨울성경학교에서 전도사님과 함께 이 찬양을 특송으로 부르기로 했다.




초등학교 6학년인 아이에게 이 찬양이 어떤 은혜로 다가오는지 엄마인 나도 모르지만 아침에 해가 뜨고 저녁에 노을이 지고 봄의 꽃 향기와 가을의 열매를 맺으며 변하는 계절의 모든 순간을 감사하며 살아가는 따뜻한 청년으로 성장하기를 축복한다.

저에게 허락해 주신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입니다.


은 혜


-마커스 송경민, 지선-


내가 누려왔던 모든 것들이

내가 지나왔던 모든 시간이

내가 걸어왔던 모든 순간이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소


아침 해가 뜨고 저녁의 노을

봄의 꽃 향기와 가을의 열매

변하는 계절의 모든 순간이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소


내가 이 땅에 태어나 사는 것

어린 아이 시절과 지금까지

숨을 쉬며 살며 꿈을 꾸는 삶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소


내가 하나님의 자녀로 살며

오늘 찬양하고 예배하는 삶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축복이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소


모든 것이 은혜 은혜 은혜 한 없는 은혜

내 삶에 당연한 건 하나도 없었던 것을

모든 것이 은혜 은혜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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