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켜야 할 자리를 벗어나지 않고 버텨낼 힘
나의 첫 사회생활은 유치원이 아니라 국민학교였다. 국민학교에 입학해서 만난 친구들과 싸우고 화해하고 결국 그 속에서 타협하는 방법을 배우는 그때부터 나의 사회생활이 시작된 게 아니었을까?
어릴 때부터 언니들 속에서 지내다 보니 국민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어떤 모임이든 서열이 존재하며 모든 일이 내 뜻대로 될 수 없다는 것과 내가 생각하는 것과 상대방이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어릴 때부터 다른 형식으로 서열관계를 만들어 가려고 하는 동갑보다는 나이로 서열이 정확히 정해지는 윗사람들과 지내는 걸 더 편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대학을 졸업하고 진정한 사회생활을 경험하면서 좋은 상사들도 만났지만 이해할 수 없는 상사들도 만났고 상식적이고 예의 바른 클라이언트도 만났지만 말도 안 되는 걸 요구하며 억지를 쓰는 클라이언트도 만났다.
취미생활을 위해 들어간 친목모임에도 모임마저 싫어지게 만드는 사람들도 있었다.
결국은 내가 최선을 다한다 해도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해 줄 수 없고 나 또한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소속되어 있는 모임이나 조직에서 존경하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1명이라도 있다면 내가 지켜야 할 자리를 벗어나지 않고 버텨낼 힘이 생긴다.
아무리 힘들고 싫증 나고 지겨운 상황이 이어지더라도 나를 믿어주는 몇몇 분의 응원에 힘을 낼 수 있었고 어려운 일도 함께 풀어내며 결국은 그 시기가 보람 있는 기억으로 남기도 한다.
사실 나는 내가 존경하는 상사와 함께 일하고 싶어서 힘든 부서에 지원한 경험도 있었다.
결국 모든 일의 시작과 끝에는 사람이 있다.
매번 새로운 모임을 시작할 때마다 떨리는 마음으로 바래본다.
내가 의지하고 존경할 수 있는,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을 만날 수 있기를…
나 또한 누군가에게 의지가 되는 한 사람이 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