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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향형을 동경하는 외향형

MBTI 이야기 2

언제부터 인가 외향형이라고 직접 말할 때마다, 내향형이 아니었냐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내향형으로 비치는 생활은 외향형으로 살아가는 것만큼 흥미롭다. 현재 나는 이야기를 주도하기보다는 기다리는데 익숙하고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자리에서는 말을 아끼는 편이다. 이것은 코치로서 살아가는 내게 매우 필요한 생활 방식이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경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향형은 글로 소통하는 것보다 직접 대면해서 말로 소통하는 것을 선호한다. 내가 그렇다. 가능하다면 통화를 하거나 만나서 대화하는 것이 빠르고 편리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필요하다면 어렵지 않게 말을 건네어 필요한 정보를 얻기도 한다.


게다가 나는 많은 사람들과 한 번에 소통하고 어떤 주제에 대해 활발하게 토론한 후에 에너지를 소진해 지치기보다는 오히려 더욱 에너지를 얻는 편이다. 하루에 강의나 교육을 하고 코칭도 진행하면서 여러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의 에너지를 떨어뜨리지 않는다. 주변과의 사회적 환경 속에서 상호작용하는 것에서 힘을 얻는 외향형의 전형적인 모습이 아닌가. 


인생의 후반전을 앞에 두고 돌이켜볼 때, 생각보다 오래전부터 나는 내향형의 강점과 장점을 내 삶 속에 초대한 것 같다. 고요한 시간을 갖는 것을 좋아하고 소수의 사람과 깊은 대화를 나누는 것에 매력을 느낀다. 자신과의 깊은 내적 연결에 주력하는 내향형은 자기 인식이 높고 독립적으로 사고하는데 강점을 가질 수 있다. 이 점은 내가 코칭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기 이해를 높이는데 매우 도움이 된다. 


새로운 경험에 대한 욕구가 강하고 적극적으로 행동으로 옮기는 외향형에 비해 주변 환경의 영향을 덜 받고 비교적 심사숙고한 후에 행동하는 내향형은 진중하고 조용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다 보니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에 민감하고 감정적으로 섬세하게 반응한다. 역시 코칭 고객과 대화를 나누는 데 있어 필요한 귀한 점이 아닐 수 없다. 


인생의 전반전에서 자신의 기질을 잘 사용한 사람은 후반전으로 갈수록 나와 반대되는 성향의 좋은 점을 받아들이면서 그것을 통해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개선하게 된다. 외향형으로 살면서 누렸던 혜택도 많았겠지만, 내향형이 보유한 좋은 점들이 나의 내면에서 나름대로의 균형점을 찾으면서 얻는 유익이 오늘도 나를 새롭게 만들어 가고 있다. 


이런 나를 내향형을 동경하는 외향형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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