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지내며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말발굽 소리에 나무들은 소리를 죽였다. 벌레들까지도 조용해졌다. 정체 모를 소리는 가까워졌다. 불쾌한 웃음소리가 숲 속에 퍼졌다.
"낄낄낄
낄낄낄"
나무 틈새를 내다보니 노을빛 사이로 물소 한 마리가 요란한 말발굽 소리를 내며 이쪽으로 뛰어왔다. 헐레벌떡 뛰어오는 물소 뒤에 하이에나 세 마리가 낄낄거리며 뒤쫓고 있었다. 나는 하이에나를 발견하고 곧장 나무들에게 부탁했다.
“나무야. 부탁이야! 저 물소를 구해줘!”
나무들은 물소가 지나쳐가는 때에 맞춰 가지를 내렸다. 하이에나는 낄낄대다가 갑자기 내려온 가지에 놀라 멈추었다.
“낄낄. 이게 무슨 일이야. 낄낄.”
가지 속에 숨은 물소가 바들바들 떨었다. 하이에나는 가지 앞을 어슬렁거렸다. 나무들은 하이에나 떼가 사라지기만을 조용히 기다렸다. 나무들이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자 하이에나는 한참을 배회하다가 웃음소리를 내며 숲을 떠났다.
“낄낄. 이게 뭐야.
낄낄낄. 다 잡은 먹이였는데!”
하이에나들이 떠난 뒤 나무 한 그루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가지를 거뒀다.
“으아악! 가시다! 물소 엉덩이에 가시가 자랐다!”
나무들은 그 소리에 너도나도 소리를 지르며 가지를 올렸다. 나무들이 정신없이 피하고 서로 부딪치느라 잔가지들이 부서지며 나뭇잎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그 괴담 속의 가시야! 피해! 어서 피해!”
자세히 내다보았지만 물소의 엉덩이 어디에서도 가시는 보이지 않았다. 나는 작은 나무 틈새를 열심히 내다보다가 물소의 엉덩이에 박힌 커다란 가시를 보았다. 그 가시를 본 순간 나 손이 홀린 듯 나무 밖으로 빠져나갔다. 내 손이 가시를 덥석 잡았다. 물소는 고통을 참지 못하며 몸부림쳤다. 물소가 뒷다리로 나무를 걷어차자 굉음과 함께 내 몸이 나무 밖으로 튕겨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