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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is time to let go...

이젠 보내야 할 때야

by soulgarden


중학교 2학년 15살 시절 나는 영화 < 탑건 >을 보았다. 그 때부터 영화 속 주인공 남자 배우인 톰 크루즈는 내가 좋아하는 첫 배우가 되었다. 영화 속 그의 모습과 미소를 보며 나는 아름다운 연애와 사랑을 상상했고, 영화 음악을 들으며 자유로움을 꿈꾸었고, 톰 크루즈가 나오는 다른 영화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탑건과 같은 명작은 없다고 생각한다. < 레인맨 > 제외한 다른 영화들은 흥행이 위주인 영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내가 좋아한 첫 배우는 내가 경험하는 세월만큼 자기 세월의 나이를 채워갔을 것이다. 그러던 즈음 2022년 33년 만에 나는 그를 다시 스크린에서 만났다. 이번에는 나의 가족-남편과 15살 된 딸아이-와 함께였다. 나만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혼자 보러 가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휴가로 주어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33년 만에 만난 그의 에너지와 미소는 여전했다. 극 중 상대 배우들의 ‘그런 표정 짓지마’ 라는 대사의 의미는, 다른 사람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나는 이렇게 하고 싶어. 난 이런 사람이야. 그러니 난 내가 선택한 대로 행동할거야’ 라는 단호한 자신의 의지를, 부드럽게 다문 입술의 입꼬리를 살짝 위로 올리며 웃는 미소로 대신한다. 영화 속에서의 매버릭인 그는 그런 미소를 통해 자신의 행동력을 보여준다. 말로 하지 않고 표정으로 그리고 차후 행동으로 자신을 그려낸다.


영화 속에서 그렇게 자신의 생각과 의지대로만 행동하다 보니 그의 행동은 늘 다른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대담하고 돌발적이다. 그 대담함과 돌발성은 절친의 죽음,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 홀로 있음에 대한 이유가 된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철저한 그의 주체적인 선택이었다.

하지만 세월의 나이는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법. 그는 그가 원하는 역할이 아닌 다른 역할(조종사에서 교관으로의 역할 전환)을 맡게 되면서, 자신의 돌발성으로 인해 죽은 절친의 아들을 교육시키게 된다. 그 아들을 보며 매버릭은 자신의 삶에서는 없었던 조심스러움과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가지게 된다. 그 아들 또한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되어 있는 교관과의 만남이 기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교관으로서의 역할이 진행이 되어가고 있는 중 그의 행동력과 대담성은 교관으로서의 역할에서 타고난 천성인 조종사로서의 역할로 다시 전환되게 하고, 다시 한번 자신의 본투비(타고난 천성으로의 귀환)로 돌아가게 된다.

그 과정 중에 그는 과거에는 라이벌 현재는 친구이자 자신을 믿어주는 조력자인 아이스맨과의 만남에서 자신의 조심스러움과 두려움을 고백하게 된다. 두려움에 직면한 그의 친구 아이스맨은 말한다.


“ It is time to let go (이제 보내야해) ”


아이스맨은 매버릭에게 과거를 떠나보내고 자신을 다시 한 번 믿어보라는 의미의 말을 한다. 이제는 그만 보내라고... 그리고 다시 만난 그의 연인 또한 ‘당신 자신을 믿으라’를 말을 한다. 그리고 나서 비로소 행동하기 시작한다.





인생을 살다 보면 항상 나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지금 나에게 온다. 그것이 나에게는 <탑건: 매버릭> 영화였다. 동시에 수퍼비전 모임에서도 똑같은 메시지가 전달되었다. 수퍼비전을 받고 있는 상담사에게 수퍼바이저가 질문을 했다. “ 상담을 받고 있는 이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었을까요? ” 그 때 상담자는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상담자에게 필요한 것이, 상담을 받고 있었던 그 내담자에게 필요했던 것은, 자신을 믿어주고 도와줄 조력자. 네 모습 그대로 괜찮으며, 본투비의 모습대로 살아도 되며, 그러한 방법으로 살수 있도록 내가 도울 수 있는 존재였던 것이다.


이러한 메시지는 매버릭의 OST인 레이디 가가의 < Hold my hand > 노래를 통해서도 표현된다.


So cry tonight (오늘은 울어도 괜찮아)

But don't you let go of my hand (내 손을 잡아)

I won't leave 'til I understand (나는 널 떠나지 않아)

Promise me, just hold my hand (약속할게. 내 손을 잡아)





영화에서 매버릭이 본투비로 돌아갈 수 있었던 이유,

상담 중 내담자와 상담자가 자신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질문이 현재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었다.



”원래의 네 모습대로 살아. 그래도 괜찮아.

그래도 돼. 그게 바로 너니까.

나는 그런 너를 알고 있고. 네가 잘 해낼수 있음을 누구도 믿어.

그 과정 중에 내가 함께 할거야. 그러니 네 자신을 다시 한 번 믿어봐 “



결국은 부족했던 나를 떠나보내며 내가 나에게 해주는 말을 영화에서, 현실속에서 나는 발견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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