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자신이 기억할 수 있는 가장 오래전의 기억, 첫기억이 있다.
나의 첫기억은
집을 나간 엄마가 돌아와 방에 앉아있고,
그런 엄마를 방문 밖에서 가만히 지켜보는 나에게 엄마가 자신에게 오라고 손짓하고,
엄마에게 다가가 안기는 장면이다.
그 때의 나는 슬펐지만 애써 울음을 삼꼈던것 같다.
그 때부터 나는 슬픔을 표현하는 것을 애써 삼켜온것 같기도 하고,
엄마가 나를 떠날까봐 나의 감정을 숨겨온것 같기도 하다.
(여기에서 같기도 하다라는 것은
그럴 때도 아닐 때도 있다는 말이다.
어쩌면 나는 살기 위해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보며 정말이지 노력하며 산것같기도 하다.
그런 나에게 박수를 보내고 다음의 기억으로 넘어가본다)
초등시절
집안의 불화는 나에게 불안이었고 분노였다.
그 시절의 나는 싸움닭이었고, 내가 불안하고 분노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다.
누군가가 얘기를 해주었어도 몰랐을것 같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얘기를 해주어도 모르는가보다 ㅎㅎ)
초등시절 유난히 내게 따뜻했던 선생님을 기억한다.
중학교 시절
졸업할 때 학업우등상을 받기로 결심하고 공부를 했다. 결과적으로 달성이 되었다.
한 동안 좋아했던 영화와 영화음악에 빠져 방황을 했다. 하지만 목표가 있었기에 달성할 수 있었다.
나를 이뻐해주시던 선생님이 기억난다. 하지만 나는 그 선생님이 두려웠다.
고등학교 시절
목표가 있었지만 내 힘으로 이룰 수 없었다.
그 때는 몰랐지만 머리 속이 하얀 백지 상태였었다.
꿈도 희망도 없었고, 한 번씩 폭팔했었지만 큰 문제없이 지나왔다.
큰 일 없이 지내온 나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대학 시절
환경의 변화로 친구에게 연인에게 집착했었다. 우울과 불안, 허무의 연속이었다.
그래도 잘 지냈다. 어쩌면 나는 나를 믿었던것 같다
(지금도 힘들 때 나는 속으로 그래도 나는 할 수 있어 라고 말한다 ㅎㅎ)
진로에 대한 고민은 대학원 진학으로 해소되었다.
대학원 시절
내 전공이 재미있었고
졸업 후
약간의 방황이 있었지만
원래 내 길이였는지 전공분야로 취업을 하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었다.
취업 후
경제활동을 하면서 내 자리를 잡으면서도 불안감이 있었다.
하지만 무난히 잘 해온 나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잘했어~~
결혼 후
안정감을 갖고 싶었는데, 내 상대는 더욱 불안하고 신체가 아닌 심리적인 폭력을 가하는 사람이었다.
(심리적인 폭력은 드러나지 않으므로 더 많은 상해를 입힘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요즘의 용어로 가스라이팅이라고 보면 좋을것 같다)
그렇게 16년이 지났다.
조금은 피폐해졌지만 건강한 내 자신이 대견하다. 하지만 더 이상은 아프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든다.
그리고 엄마의 불안과 우울을 전가시켜서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
다시 한 번 정신이 차려진다.
과거 기억을 정리하는 것은 인생을 청소하는 것이 된다.
또 과거 기억을 정리하는 것은
앞으로
내가 과거에 더 이상 영향을 받지 않겠다는 성찰과 다짐이 되며
나에게 필요한것, 내가 해야할것들을 취하게 한다.
정리는 역시 내 마음에는 꼭 드는 녀석이다.
그래서 언제나 정리는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