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rúːti| 1. 과일 비슷한; 과일 맛[풍미]이 나는
최근 향수 가게들을 방문해보면 프루티 계열의 향수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니치 향수나 전문향수샵 뿐만 아니라, 드럭스토어나 대형마트의 향수 코너마저도 프루티 계열의 향수들이 거의 독점하고 있는 현상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복숭아 향, 베리향, 자몽향 등이 눈에 띈다. 사실 자몽이나 레몬, 라임 또는 유자 같은 향들은 프루티라기보다는 씨트러스 계열에 더 가깝지만, 전문적인 조향사나 이밸류에이터가 아닌 경우에 혼동하기 쉬운 부분이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고 보았을 때, 기본적으로 이런 계열의 향수들은 '달콤함', '달달함' 그리고 '익숙함'이 주된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이유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들에게 보다 쉽게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거기에서 한 단계 더 깊게 생각해보면, 한 가지 물음이 떠오른다.
복숭아 향이 나는 향수에 정말 복숭아에서 추출한 에센셜 오일이 들어가 있을까?
아쉽게도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과일향을 내는 물질들은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화학원료이다. 물론 과일이나 과일꽃에서 향료를 직접 추출하는 방법도 있으나, 비용이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에 아주 고가의 니치 향수가 아닌 대중 향수 브랜드들은 선호하지 않는 방법이다. 그렇지만 인공 원료라고 해서 꼭 인체에 유해하다는 뜻은 아니다. 이 물질들은 과일에서 추출한 원액을 실험실에서 화학적으로 분석하여 최대한 유사하게 만든 것이기 때문에 인체에 유해하다면 향수협회나 식약청의 규정하에 향수에 포함할 수 없게 되어있다. (그러니 안심하고 뿌려도 된다.)
프루티 계열에서 새로 떠오르고 있는 강자가 하나 있는데, 바로 '무화과(fig)'향이다. 유럽에는 이미 많은 향수 브랜드 라인들이 이 무화과 향을 포함하고 있는 데다가, 비슷한 계열의 향수들이 매년 다수로 출시되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그저 달달하지만은 않으면서 다채로운 매력이 있는 과일향이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향의 중심에 있는 달콤한 과즙을 깊은 풀내가 감싸고 있는 듯한 형태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프루티 향에 살짝 싫증을 느낀다면 시도해 볼 만한 하다. 한국에서는 대표적으로 딥티크(Diptyque)의 필로시코스(Philosykos)가 무화과 향수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은 대중적이라고 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현재로서는 확실히 이런 계열의 향수들은 복숭아 향이나 베리향에 비해 선택의 폭이 좁다.
덧붙이자면, 프루티 계열 향수 중에서도 대표적인 향수들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La Petite Robe Noire (GUERLAIN), Tresor La Nuite (LANCÔME), Bright Crystal Absolu (VERSACE), Angel Fruity Fair (MUGLER), Miss Dior Absolutely Blooming (CHRISTIAN DIOR)은 꼭 한번 시향 해볼 만하다.
(밑그림 참고.)
끝내기에 앞서, 프루티 계열의 향수들이 대중적으로 인기를 끄는 것은 맞으나, 바쁘게 바뀌는 트렌드에 아주 민감한 계열이라는 것을 참고해야 한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는 그 점이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향수 브랜드들의 마케팅 전략도 트렌드에 의존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앞에 언급되었던 무화과 계열의 향수처럼 선택의 폭이 아주 좁아지게 돼버리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살짝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렇지만 다양한 프루티 계열의 향수들을 시향 할 수 있는 방법이 해외밖에 없는 것은 아니다. 분명 한국에서도 편집샵이나 니치 향수 리테일샵들을 찬찬히 살피다 보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단언할 수는 없지만, 언젠가 참외 향이나 감향, 또는 매실향이 트렌드가 되지 않을까?
Editor. LUC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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