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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dernez Jan 12. 2019

향의 미래: SPACE ROSE

어린 왕자의 장미에서도 향기가 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향수는 오로지 ‘예술적’ 또는 ‘감각’에 의지하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아주 다른 시나리오가 펼쳐지고 있다. 물론 향수를 조합하고 배합하는 일은 뛰어난 창의력과 예술적 감각이 필수이나, 그 뒤에 과학적 바탕이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스페이스 로즈; 우주에서 만든 장미향


이번 주제를 기획하면서, 유치하지만 상상력을 자극하는 생각이 하나 들었다. 생택쥐페리의 ‘어린 왕자’에 나오는 소혹성 B612에서 자라는 장미도 향이 있었을까?


출처: unjourmonfils.wordpress.com


세계적인 조향 회사인 IFF와 미국의 NASA가 합작하여 만든 장미향이 바로 오늘 소개할 ‘스페이스 로즈’ 향이다. 1998년 10월에 쏘아 올린 우주선 안에 'Overnight Scentsation'이라는 이름의 장미 2송이를 태우고 실험을 시작한 두 회사는, 무중력 상태에서 길러진 장미가 내뿜는 향기가 지구 상에서 길러진 장미와 어떻게 다른지를 중점으로 결과를 분석하였다.


ASTROCULTURE™ 시스템에서 키워지는 장미. 출처: NASA


결과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다.


간략히 말하자면, 지구에서 길러진 장미향보다 더욱더 플로럴 하며 보통 식물이나 꽃송이에서 채취되는 ‘그린 노트’ (풀내음 같은 향)이 스페이스 로즈에서는 확실히 덜 채취되었던 것이었다. 전문적인 조향사나 이밸류에이터들은 이 차이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 것이다.


이 스페이스 로즈 향은 그대로 시세이도 ‘젠’이라는 향수에 쓰였으며, 큰 센세이션은 아니었으나 향수 역사에 큰 자취를 남긴 셈이다.


1964년도에 발매된 시세이도 'Zen' (왼쪽), 2007년도에 리뉴얼된 'Zen' (오른쪽) | 출처: fragrantica.com


이렇듯 향수의 미래는 다방면에서 영향을 받게 되어 있다. 스페이스 로즈향을 만들 수 있었던 Astroculture 같은 기술들은 기존 향료들의 고갈 문제를 해결해줄 뿐만 아니라,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이 있기 때문에 향료회사들도 기술적 발전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Editor. LUC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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