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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 있으면서
남부지방을 여행할 기회가 있어 찾아간 니스.
도착하자 마자 마주한 멋진 색감의 바다와 트럼펫 연주가 어우러져 이미
이방인으로서의 경계심은 눈 녹듯 사라졌다.
니스의 거리를 구경하다가 우연히 들어가게된 향수 가게 '몰리나르'
파리에도 지점이 있다는데, 왜 몰랐을까...
역사만으로 따졌을 때, 갈리마드가 제일 오래된 퍼퓨머리이긴 하지만, 몰리나르는 5대에 걸쳐 가문 대대로 내려온 퍼퓨머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현존하는 문화 유산인 셈이다.
프랑스 향수 브랜드들의 특징 중 하나가, 향수 병, 일명 flacon 이라고 하는 향수 패키징에 신경을 많이 쓴다는 점이다. Baccarat, Lalique, Daum 등등 유서깊고 고급진 프랑스 크리스탈 유리제조 회사들에게 의뢰하여 탄생한 향수병들 중에 유명한 것이 몇 가지 있다. 메종 프란시스 커정의 '바카라 루쥬 540', 겔랑의 '샬리마' 등이 그 예이다.
몰리나르가 유명한 크리스탈 유리 제조사 중 하나인 Lalique에 의뢰하여 'Le Baiser Du Faune' 의 향수병이 만들어졌는데, 1939년 한 전시회에서 가장 아름다운 향수병으로 상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상품들이 전시 되어 있는 홀을 지나,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향수들이 전시된 조그마한 박물관을 또 지나면, 조그마한 아틀리에가 있는데, 원데이 클래스를 미리 예약하면 이곳에서 나만의
시그니쳐 향수를 만들 수 있다.
프라이빗 콜렉션부터 익스클루시브 라인까지 다양한 라인들과 각각의 라인들에는 여러 시리즈들이 준비되어 있어서 많은 향들을 만끽할 수 있었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LES ÉLÉMENTS EXCLUSIFS 라인. 질 좋은 원료에 충실한 것도 있지만, 시향 했을 때, 조잡하지 않고 심플하게 천연향료 그 자체를 잘 구현해 냈음을 느낄 수 있었다. Muguet, Fig가 여성들이 쓰기에는 제일 무난한 향수들일 것 같다. Fig는 살짝 스파이시 한 향미가 있었지만, 코코넛으로 fig향을 대체한 저렴한 향수들보다는 훨씬 고급스러움이 느껴졌다.